
박언휘 종합내과 원장(앞줄 가운데 흰 가운)이 최근 대구노인복지시설협회에 독감 백신을 기부한 뒤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박언휘 종합내과 제공>
대구경북의 겨울은 올해도 한결 따뜻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언휘 종합내과 원장이 최근 지역 노인시설에 수입 독감 백신 2천912개(1억3천100만원 상당)를 기부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13년째 이어온 '의료인의 사회 백신 운동'이다.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원장은 2012년부터 해마다 대구경북 복지시설에 백신을 기부해 왔다. 올해까지 누적 금액은 17억원. 그의 손길은 의료 사각지대 어르신들에게 '면역'을 넘어 '존중'이라는 또 다른 예방 효과를 가져왔다. 지역사회에서는 "보건의료인이 감염병의 최전선에서 보여주는 연대의 실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의료인의 지속적 나눔이 곧 공동체의 면역력을 높이는 '사회 백신'이라는 뜻이다.
박 원장은 "노인이나 만성 폐질환자, 천식 환자에게 독감은 단순한 감기가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독감은 폐렴, 코로나,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을 유발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요양시설에서의 집단 감염을 막고자 매년 시설과 복지협회의 요청에 응해 왔다"며 "백신 접종은 선택이 아니라 생명 보호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사회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들어섰다. 노인의 3대 사망 원인인 폐렴·암·심근경색(또는 뇌혈관질환) 중 폐렴은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박 원장은 "예방의료는 복지의 첫걸음"이라며 "요양보호사나 간병인 역시 전파 고리에서 자유롭지 않기에 함께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원장은 의료의 본질을 '치료'가 아닌 '돌봄'에서 찾는다. 그는 "의사는 진료실 안에서뿐 아니라, 지역사회 속에서도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며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꾸준히 의료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