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업체 노동자 4명이 작업하던 저수조 내부 진입 공간. 깊이 약 2m의 밀폐 구조로 환기 여부가 조사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경주시 안강읍 두류공단 내 사고가 발생한 H아연 가공 업체 저수조 설비 외부 전경. 정부 부처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안강 두류공단 질식사고가 발생한 H아연 가공 업체 현장에서 노동부·경찰·소방 등 관계 기관이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독자 제공
경주 안강 두류공단 질식사고와 관련해 노동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안전보건공단 등 관계 부처가 26일 합동 감식과 진상 규명에 들어갔다. 이 사고로 작업자 2명이 숨지고 2명이 중태에 빠졌다.
사고는 25일 오전 11시 31분께 안강읍 두류 공업지역 내 H아연 가공 업체 지하 수조에서 발생했다. 사고가 난 저수조는 콘크리트로 만든 깊이 약 2m의 시설이다. 사고 당시 내부에는 액체가 없었다.
이날 밀폐된 공간에서 배관 작업이 진행되던 중 유독가스로 추정되는 물질에 노출돼 작업자 4명이 쓰러졌다. 이들은 외주업체(환경설비업체) 소속 작업자로 지난 17일 정화조 내부에서 방수페인트 작업을 했고 이날 배관 작업 중 유해가스 흡입으로 쓰러진 것으로 보고 있다.
작업을 지휘하던 반장 A씨는 저수조 아래에서 동료 네 명이 쓰러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즉시 119에 신고했다. 작업자 4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60대와 50대 남성 2명이 숨졌다. 나머지 2명은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한 명은 호흡기 의존 상태이며 다른 한 명은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저녁 7시께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현장을 방문했다. 김 장관은 "사고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라"고 지시했다.
지하 수조 내부에서는 일산화탄소가 검출됐다. 경찰은 일산화탄소 노출이 사망의 직접 원인으로 단정되지는 않지만 유력한 가능성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또 수조 내에서 진행된 페인트 도장 작업과 사고 연관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노동부는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과 포항지청장을 현장에 투입하고 수조 내부 작업 전반에 대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 포항지청에는 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해 사고 수습 지원에 들어갔다. 또 해당 사업장을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살피고 있다. 필요할 경우 압수수색을 포함한 강제 수사도 검토할 방침이다.
장성재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