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섭 화백의 APEC 갤러리<17> 세상의 끝에서 마주한 대자연의 서사 ‘칠레’

  • 권용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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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27 18:02  |  발행일 2025-10-27
17

남미 대륙의 길쭉한 땅, 칠레는 태평양과 안데스산맥 사이에 펼쳐진 장대한 자연의 회화다. 북쪽의 아타카마 사막은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으로, 황량하지만 그 위의 별빛은 찬란하다. 중부의 수도 산티아고는 근대화와 식민지 유산이 공존하는 문화의 용광로이며, 안데스 설산 아래 펼쳐진 포도밭에서는 세계적인 와인이 태어난다. 남쪽으로 내려가면 빙하와 야생이 뒤섞여 장엄한 풍광을 이룬다.


칠레는 지리적으로 멀게 느껴지지만, 문학과 예술, 그리고 자연의 언어로 우리와 깊이 교감하는 나라다. '세상의 끝'이라는 말이 실감날 만큼, 이곳은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길고 좁은 이 땅은 단순한 지형이 아니라, 그만큼 깊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품은 거대한 서사다.


끝없이 불어오는 파타고니아의 바람 속, 푸에르토 나탈레스는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대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남극의 관문이다. 나는 그곳의 빙하와 거대한 돌기둥 같은 산들을 수묵으로 담아내며, 자연의 숨결을 화폭 위에 다시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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