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워토피아를 향하여

  • 임훈
  • |
  • 입력 2025-11-20 19:00  |  발행일 2025-11-20
워토피아를 향하여

워토피아를 향하여

이태교 지음/솔과학/388쪽/2만원


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이태교의 재임 시절을 기록한 경영 비망록이다. 1989년 국영기업 사장단 25명 중 유일한 민간기업 출신 전문경영인으로서 한국수자원공사의 제5대 사장에 취임한 저자의 발자취를 진솔하게 담아내 눈길을 끈다. 단순한 개인의 기록을 넘어, 공기업 경영 혁신의 생생한 사례를 후배들에게 남기려는 저자의 의지가 돋보인다.


저자는 책을 통해 취임 직후 한국수자원공사의 상황을 '위기'로 진단했다고 회고한다. 당시 한국수자원공사는 25개 국영기업체 경영평가에서 23위에 머물렀다. 이런 이유로 저자는 조직의 환골탈태를 위한 과감한 혁신을 결심하고, '앞서 가는 수자원공사운동'을 시작했다. 이 운동은 1990년대 들어 'MIND 90 운동'으로 명칭이 바뀌며 전 직원의 의식 개혁과 일류 기업 도약을 목표로 본격화됐다.


이러한 전사적 경영 혁신은 단기간에 놀라운 결과를 낳았다. 취임 3년 만에 한국수자원공사는 국영기업체 경영평가에서 당당히 최우수 기업의 자리에 올라섰다. 또한 3년 연속 노사협조 모범기관으로 선정돼 부총리 표창을 받았으며, 저자 개인은 국가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하는 영광을 안았다.


단순한 평가 개선을 넘어, 저자는 한국수자원공사의 미래를 위한 인프라 확충에도 집중했다. 초라했던 본사 사옥을 증개축해 현재의 위상을 정립했으며,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현대적인 연수원과 수리모형시험장을 건설해 연구 역량의 기반을 다졌다. 특히 한국전력과의 업무 협상에서 겪는 직급상의 불리함을 해소하기 위해 건설교통부 장관과의 면담을 통해 한국수자원공사를 비롯한 산하 공기업 직원들의 직급을 상향 조정하는 파격적 성과를 이끌어냈다. 이 책은 공기업 경영자가 남긴 진솔한 기록물로서, 조직 혁신을 꿈꾸는 이들과 수자원 정책의 역사를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귀중한 지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자 이미지

임훈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