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 AI센터 유치–글로벌 CEO 서밋–APEC 퓨처 스퀘어 구축
경북, '세계가 주목하는 혁신거점'으로 체질 전환 착수
경북도가 국제공동 실감 미디어 AI 실증 허브로 'APEC 퓨처 스퀘어'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경북도 제공>
경북도가 경주타워에 투명 LED 파사드를 활용해 경주 APEC 랜드마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경북도 제공>
아시아·태평양 AI센터 중심 AI협력·실행 계획<경북도 제공>
지난 13일 양금희 경제부지사가 'APEC AI 이니셔티브 연계 AI협력 실행계획을 발표하고 있다.<경북도 제공>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경북도가 '글로벌 혁신경제 허브' 도약을 선언했다. 단순히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는 성과에서 멈추지 않고, APEC을 통해 확보한 국제 네트워크와 의제 주도 경험을 향후 경제·산업 체질 전환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APEC 기간 경북을 찾은 국내외 경제인은 약 1천700명, 기자단을 포함한 방문객은 3만 명 규모로 집계됐다. 경북도는 이 기간 118건의 투자상담을 통해 약 3조8천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 성과를 확보했으며, 고용 창출 효과 6천600명, 경제 파급효과 7조4천억 원 이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는 "행사 자체의 경제효과가 컸지만, 진짜 승부는 APEC 이후 지역의 성장 전략을 현실화하는 데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 AI·경제·산업 아우르는 '3대 성장축'… 엔진–플랫폼–랜드마크 전략
경북도가 제시한 포스트 APEC 경제·산업 전략의 핵심은 △아시아·태평양 AI센터 유치 △Post-APEC 경북 글로벌 CEO 서밋 창설 △경주 APEC 퓨처 스퀘어 구축 등, 이른바 '3대 성장축'이다. 경북도는 이 세 분야가 APEC을 통해 확보한 글로벌 브랜드와 네트워크를 지역 성장 자산으로 전환하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도는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경주선언'과 'APEC AI 이니셔티브',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 등에 주목한다. 저출생·고령화, 인공지능(AI), 인구·교육 격차, 에너지·환경, 재난안전과 같은 의제가 앞으로 지역정책의 핵심 과제로 직접 연결되는 흐름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경북도는 APEC에서 확인된 논의 방향인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 △혁신 기반 번영 △국가 간 역량 격차 해소 등을 지역 전략의 기조로 삼아, 국제 의제와 산업현장을 잇는 '포스트 APEC 경북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 아·태 AI센터 유치… "AI 공동체의 허브로 경북을"
경북도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분야는 이번 APEC AI 이니셔티브에 포함된 '아시아·태평양 AI센터' 유치다. AI센터 설립은 한국이 주도하는 국제협력 과제로 명시됐으며, 경북도는 제조·연구 기반을 토대로 최적지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경북은 포스텍과 한국로봇융합연구원,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애플 제조 R&D 지원센터 등 세계 수준의 연구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으며, 자동차 부품·철강·이차전지·에너지 등 산업 기반도 탄탄하다. 도는 "AI 기술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실증을 통해 완성된다"며, 제조 강점을 기반으로 '연구–실증–산업 적용'이 선순환하는 AI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AI센터는 향후 △AI 정책·윤리·표준 협력 △국가 간 AI 역량 격차 완화 △인재 교류 프로그램 △산업 AI 실증과 데이터 연계 △에너지·재난 대응 등 분야에서 국제 협력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구상되고 있다. 경북도는 이를 통해 인구·돌봄, 재해·안전, 교육 격차 등 공동 과제를 데이터 기반으로 해결하는 '글로벌 AI 공동체 허브'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 글로벌 CEO 서밋 창설, 경주 APEC 퓨처 스퀘어
두 번째 성장축은 'Post-APEC 경북 글로벌 CEO 서밋' 창설이다. APEC CEO Summit을 통해 확인된 글로벌 기업인 네트워크를 일회성 성과로 끝내지 않고, 경북·경주에 상설 국제 비즈니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전략이다.
서밋은 기업 CEO회의와 기술 중심 테크포럼을 결합한 형태로 기획되며, 산업 전망과 전환 전략, 기업 간 협력, 글로벌 연구·실증 프로젝트 발굴 등이 주요 의제로 검토되고 있다. 경북도와 중앙정부, 대한상의, 글로벌 기업, 아태지역 국가·상공회의소 등이 참여하는 구조를 통해 '세계경제 커뮤니티의 거점 도시'로 경북을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도는 이 서밋을 통해 △해외투자 유치 △지역 기업의 해외 진출 △스타트업 글로벌 동반 진출 △첨단산업 공동 프로젝트 발굴 등 실질적 경제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세 번째 축은 'APEC 퓨처 스퀘어' 구축이다. 2026~2028년까지 총 400억 원 규모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경주엑스포대공원 일원을 거점으로 국제 공동 실감미디어·AI 융합 콘텐츠 허브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퓨처 스퀘어는 △실감형·AI 기반 콘텐츠 제작 플랫폼 △상설 테스트베드 △국제 공동 창작 협력 거점 △경주타워 디지털 랜드마크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투명 LED 파사드를 활용한 실감형 미디어 상영 공간 조성도 검토되고 있으며, 관광객과 시민이 상시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와 국제 공동 창작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경북도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가상융합산업을 경주의 역사문화 자산과 접목해, '세계인이 찾는 실감콘텐츠 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 AI 고속도로–5대 도시권–새마을 AI… 전 도(道)로 확장되는 AI 전략
경북도는 포스트 APEC 전략을 '도 전역의 AI 체질 전환'으로 확장하는 구상도 제시했다.
먼저 5대 도시권을 신공항·항만·물류·교통망과 연계해 AI 기반으로 묶는 'AI 고속도로' 전략이 추진된다. 포항·구미·안동·예천 등에 단계적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산업·행정·생활 전반의 데이터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이다.
문화관광 분야에서는 신라왕경·5韓 콘텐츠, AR·VR 기반 역사교육, AI 관광 서비스를 접목하는 전략이, 인구·돌봄 분야에서는 고령화 대응을 위한 돌봄 AI와 통합 돌봄 모델이 제시됐다. 산불·홍수 등 재난 상황에서 AI 기반 예측·대피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재난안전 AI, 에너지 전환과 스마트그리드·수소 경제와 연계하는 에너지 AI 도입도 단계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또한 경북도는 새마을운동의 정신을 디지털·AI로 재해석한 '새마을 AI' 교육·역량 모델을 구축해, 도민 누구나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APEC은 끝났지만, 경북의 포스트 APEC 전략은 이제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아시아·태평양 AI센터 유치 도전, 글로벌 CEO 서밋 창설, 퓨처 스퀘어 구축, AI 고속도로와 지역 혁신 생태계 확장 등 경북도가 그리는 미래의 방향은 분명하다.
경북도는 "APEC을 계기로 확보한 국제 브랜드와 네트워크를 지속 가능한 성장 자산으로 전환해, 세계와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혁신경제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러한 구상을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가는 실행력이다.
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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