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중동·아프리카 순방 마치고 귀국길…‘실용외교’로 글로벌 사우스 뚫었다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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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1-25 16:12  |  발행일 2025-11-25
7박 10일 4개국 강행군 일정 마무리
방산·원전·AI·인프라 등 전방위 세일즈 외교 성과
李 취임 첫해 정상외교 무대 성공적 안착
기내 간담회서 “국익중심 실용외교로 한미동맹기반 중국과도 협력”
아랍에미리트(UAE) 국빈방문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9일(현지시간) 다음 공식 방문지인 이집트로 가기 위해 아부다비 왕실공항에서 공군 1호기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 국빈방문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9일(현지시간) 다음 공식 방문지인 이집트로 가기 위해 아부다비 왕실공항에서 공군 1호기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7박 10일간의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 일정을 모두 마치고 25일(현지시각) 귀국길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해의 마지막 순방인 이번 일정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G20 정상회의), 튀르키예를 차례로 방문하며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지평을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로 확장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 등의 여파로 위축됐던 정상외교를 6개월 만에 완전히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동시에, 방산·원전·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 실질적인 경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방산·원전·AI…신흥국 맞춤형 '세일즈 외교' 적중


이번 순방의 최대 성과로는 '방위산업'을 앞세운 '경제·안보 협력의 다변화'가 꼽힌다. 최근 전세계에서 주목받는 한국의 방위산업을 매개로 보호무역주의 강화 흐름에서 신흥 우방국들을 새로운 경제 파트너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첫 방문국인 UAE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방산과 AI 분야에서 굵직한 합의를 끌어냈다. 양국은 무기체계 공동 개발 및 생산을 통해 150억달러 이상의 잠재적 경제 효과를 창출하기로 했으며, 특히 200억 달러(약 30조원) 규모의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정 지으며 AI 분야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순방의 마지막 행선지인 튀르키예에서는 '원전 세일즈'가 빛을 발했다. 이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회담 직후 한국전력과 튀르키예 원자력공사 간의 '원자력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이끌어냈다. 이를 통해 양국은 공동 실무단(워킹그룹)을 구성하기로 합의하며, 튀르키예 시노프 원전 수주전에서 한국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이집트에서는 방산 뿐만 아니라 인프라와 문화 협력도 추가됐다. 압델 파타 알시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카이로 국제공항 확장과 가자지구 재건 사업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직접 요청했다. 양국은 또 '한-이집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체결을 추진해 경제 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


◆다자외교 리더십 확인…중동·아프리카 향한 미래 비전 제시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양자 외교뿐만 아니라 다자 외교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남아공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중견 5개국 협의체인 '믹타(MIKTA)' 회동을 주재하며 다자주의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지지를 끌어냈다. 또,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제안했던 'AI 이니셔티브'를 G20 회원국에 소개하며 디지털 격차 해소와 포용적 성장을 역설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집트 카이로대학 연설을 통해 한국과 중동의 미래 협력 비전을 담은 '샤인(SHINE) 이니셔티브'를 발표해 주목받았다. 이는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문화와 인적 교류를 아우르는 포괄적 비전으로, 제3세계로 외교 지평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3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막심 오레쉬킨 러시아 대통령실 부비서실장, 이재명 대통령,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3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막심 오레쉬킨 러시아 대통령실 부비서실장, 이재명 대통령,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연합뉴스

이 밖에도 G20을 계기로 프랑스·독일과 첫 양자 회담을 갖고 협력 관계를 격상하기로 했으며, 2028년 G20 의장국 수임이라는 성과도 달성했다. 특히 G20의 경우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개최하겠다는 뜻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인도와는 조선 분야 협력체 구축을 제안받는 등 경제 협력의 지평을 지속해서 넓혔다는 평가다.


◆李대통령 "국익중심 실용외교가 근본…내년 도약 준비"


이 대통령이 직접 앞으로 외교 비전을 제시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24일 튀르키예행 공군 1호기 내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후 6개월간의 외교 행보를 소회하며 "대한민국의 외교 원칙은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되, 중국과의 관계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라며 "그 근본은 철저한 국익중심 실용외교"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음 방문지인 튀르키예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순방 기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음 방문지인 튀르키예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순방 기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도 이념보다는 국익을 최우선에 두는 실리 외교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대통령실도 순방이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외교 공백 우려를 불식시키고, 집권 2년 차인 내년부터 글로벌 중추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계기가 됐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25일 튀르키예 한국전 참전 기념탑 헌화와 동포 간담회를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26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현지시간) 다음 국빈 방문지인 튀르키예로 가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OR탐보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현지시간) 다음 국빈 방문지인 튀르키예로 가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OR탐보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정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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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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