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1주년…바뀐 ‘여야 위치’ 만큼이나 엇갈린 정부여당과 국민의힘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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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1-30 17:28  |  발행일 2025-11-30
민주당 시민과 내란극복 강조하며 행사 이어가
李대통령 특별담화 통해 국민통합 메시지 예정
국민의힘은 사과 요구로 지도부 숙고
2024년 12월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계엄령 선포에 반대하는 시민 및 이를 저지하는 경찰 병력들이 모여 혼잡스러운 상황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

2024년 12월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계엄령 선포에 반대하는 시민 및 이를 저지하는 경찰 병력들이 모여 혼잡스러운 상황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이 이번주 '12·3 비상계엄' 1주년을 맞는다. 한국 민주주의의 갑작스런 위기였던 비상계엄은 당시 1시간여만에 군이 국회로 들어오려는 상황 속 국회의원 및 보좌진, 시민들까지 즉각적 대응으로 4시간여만에 해제된 바 있다. 이후 탄핵과 조기 대선으로 여야가 뒤바뀐 상황에서 여야 정치권은 상반된 모습으로 계엄 1주년을 맞게됐다는 평가다.


◆민주·대통령실 계엄 1년 의미 다져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년을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운 기간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내란을 정리했던 기간"이라며 "특히 지난 6개월은 헌법재판소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과 대통령 선거를 통해 무너진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운 세월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은 계엄 1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예고했다. 조 총장에 따르면 12월3일 민주당은 국회 본청 앞에서 현장(야외)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오후 2시에는 내란을 저지한 민주당과 시민의 역할·성과·의미 등에 대한 이른바 K-민주주의 좌담회를 진행한다. 민주당은 당일 오후 7시 시민단체 중심의 국회 앞 계엄 1주년 집회에 참여하는 등 계엄 극복과 관련한 행사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사무총장은 "12월3일 시작해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14일까지를 (행사) 주간으로 삼아 의미를 기억하고 각오를 다지는 과정으로 삼겠다. 당원의 날 행사를 12월 14일 기획한 것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계엄 1주년 행보에 나선다. 이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맞는 3일 특별담화를 발표한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30일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은 빛의 혁명 1년을 맞아 차분하지만 의미있는 일정을 가질 예정"이라며 담화 소식을 알렸다. 특별담화 내용에 대해서 이 수석은 "촛불에 맞선 함성으로 극도의 혼란을 평화로 바꾼 우리 대민 국민들의 노고를 기억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별담화에 이어 같은 날 외신 기자회견도 열린다. 행사명은 '새롭게 선 민주주의, 그 1년'이다. 이 수석은 "국제사회에 K민주주의의 회복을 천명하고 국민통합의 메시지도 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이 대통령은 계엄 1주년 점심에 우원식 국회의장, 조희대 대법원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김민석 국무총리,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 등 5부 요인을 초청해 오찬을 연다. 이 수석은 "빛의 혁명 1주년의 의미와 과제를 나누는 시간이 될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과'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국민의힘


최근 연일 장외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국민의힘은 계엄 1년을 앞두고 '사과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초선부터 중진까지 연일 지도부를 향해 비상계엄 대국민 사과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당내 소장파로 불리는 김재섭 의원은 지도부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뜻이 맞는 의원들 20여명과 개별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내겠다고 밝혔다. 배현진 의원은 30일 "왕이 되고 싶어 감히 어좌에 올라앉았던 천박한 김건희와 그 김건희를 보호하느라 국민도 정권도 안중에 없었던 한 남편의 처참한 계엄 역사와 우리는 결별해야 한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절연해야 한다고 강하게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대구경북(TK)은 물론 당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영남지역 초선 의원은 영남일보 기자와 만나 계엄 사과 문제에 대해 "뭐라도 해야하는 것이 맞다"면서 "연말 정국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사과는 몇 번이라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역의 한 의원은 "계엄에 대해선 이미 여러차례 잘못된 일이라고 하지 않았나"라며 "계엄은 잘못했지만 지금은 여당의 내란 프레임에 당할 수 있어 (지도부가)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에 대해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28일 대구에서 열린 집회에서 비상계엄에 대해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들께 혼란과 고통을 드렸다. 저는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를 '사과'라고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당 지도부는 '지금의 사과는 실익이 없다'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서울과 경기, 부산 등 격전지의 출마 예정자들이다. 이들은 "(사과) 100번 하면 어떤가(오세훈 서울시장)"라거나 "사과를 무서워하면 보수의 가치는 무엇인가(박형준 부산시장)"라고 언급하는 등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12월2일 추경호(대구 달성군) 의원의 구속 여부 결정나 윤 전 대통령의 1심 선고(내년 2월 예상)에 맞춰 사과를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사과는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타이밍도 무척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이를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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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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