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다음은 대구FC”…국민의힘 김승수 의원, 외압 막고 프런트 책임소재 묻는다

  • 정재훈
  • |
  • 입력 2025-12-13 11:26  |  발행일 2025-12-13
강등 직후 구단·대구시·엔젤클럽과 긴급 간담회
“단장 선임에 ‘외압’ 없어야…프런트 책임 소재 분명히 할 것”
“12월 골든타임, 감독 중심으로 선수단 지키는 것이 급선무”
지난 6일 대구 북구 김승수 의원 사무실에서 김승수 의원(오른쪽에서 두번째)이 대구FC 관계자 및 대구시 관계자들과 대구FC 정상화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승수 의원실 제공

지난 6일 대구 북구 김승수 의원 사무실에서 김승수 의원(오른쪽에서 두번째)이 대구FC 관계자 및 대구시 관계자들과 대구FC 정상화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승수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김승수(대구 북구을) 의원이 10년 만에 2부리그 강등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 든 대구FC 문제 대응에 나섰다.


앞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불공정성 등 대한축구협회의 난맥상을 지적해 온 김 의원의 시선이 이번에는 지역 연고 구단으로 향한 것이다.


특히 대구FC 서포터즈 등이 구단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집회에 나선 상황에서 구단 운영 쇄신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의 불공정 행정을 강도 높게 비판해 온 김 의원이 최근 2부 리그 강등 후 사실상 멈춰섰던 대구FC의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그동안 국회 문화체육관관위원회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사유화 논란과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하자를 끈질기게 질의하며 '축구계 저격수'로 떠오른 바 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축구협회의 불공정이 한국 축구 전체의 위기를 불렀듯, 대구FC의 강등 역시 프런트의 독단과 무능이 누적된 결과라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영남일보와 통화에서도 김 의원은 "강등 확정 후 수많은 팬과 시민들로부터 '국회 문체위원이니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대구시 행정부시장 재임 시절인 2016~2017년, 대구FC의 1부 승격을 현장에서 지켜봤던 만큼 이번 강등에 대한 안타까움이 남다르다고도 전했다.


김 의원은 "10년 만에 다시 팀이 추락하는 모습을 보며 시민들이 느낀 상실감이 매우 클 것"이라며 "단순한 위로를 넘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해 직접 움직이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이 상임위에서 질의하고 있는 모습. 김승수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이 상임위에서 질의하고 있는 모습. 김승수 의원실 제공

실제로 김 의원은 지난 6일 대구시 관계자, 대구FC 관계자, 조종수 서한 회장(구단 임시 대표이사), 시민 후원 모임인 '엔젤클럽' 관계자 등과 함께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구단 운영의 투명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현재 공석인 단장 선임 과정에 대해서도 엄중한 경고를 날렸다. 그는 "가장 우려되는 것은 선임 과정에서의 외압이나 특정 인맥 '카르텔'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며 "대구시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인선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철저히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의원은 "12월은 선수단 재구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대구시와 구단에 적극적인 노력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단장과 대표이사가 공석인 상황이지만, 유임된 감독을 중심으로 1부 리그 복귀를 위한 우수 선수 영입과 기존 자원 유출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고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의원은 프런트의 책임도 여러 차례 거론했다. 그는 구단 문제에 대해 "전·현직 구단 관계자와 체육계 인사 등 여러 경로로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문제가 '프런트'였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구단에서 지도부 불화나 갈등에 대해서는 책임 규명을 명확히 해서 적절한 조치를 해야 구단이 정상체제로 갈 수 있다"면서 "위에서부터 단장 선임 등 구단이 정비가 되면 (프런트 문제도)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의원은 정치권의 적극적인 대응이 자칫 또 다른 '외압'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오히려 개입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기에 (별도 간담회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대구시 체육국장 등 실무 라인에 '소신과 책임감을 갖고 임해달라'고 강력히 주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대구시가 흔들림 없는 지원 의지를 보여줘야 선수단과 팬들이 안심할 수 있다"며 "대구시와 구단이 내놓을 혁신안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10일 대구 중구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 주차장에서 대구FC 서포터즈 그라지예가 강등 사태 책임 규명과 구단 운영 쇄신을 요구하는 2차 군중집회를 열어 구단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혁신위 회의록 공개와 책임자 문책, 독립경영 보장 등을 촉구하며 구단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10일 대구 중구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 주차장에서 대구FC 서포터즈 '그라지예'가 강등 사태 책임 규명과 구단 운영 쇄신을 요구하는 2차 군중집회를 열어 구단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혁신위 회의록 공개와 책임자 문책, 독립경영 보장 등을 촉구하며 구단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한편 시민구단인 대구FC는 대구시민의 혈세로 운영됨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특정 인물 중심의 폐쇄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고착화되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대구FC 지지자 연대 '그라지예'는 앞서 대구시청 앞 근조화환 집회와 군중 집회 등을 통해 회의록 공개와 강등 책임자 문책을 요구한 바 있다. 지지자들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인사들이 자리를 보전하거나 납득하기 힘든 행정으로 팀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며 강력한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기자 이미지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