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의약진흥원, WHO와 전통의학 글로벌 연구 기준 세웠다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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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04 16:41  |  발행일 2026-01-04
WHO 차원의 전통·보완·통합의학 연구 우선순위 첫 체계화
120명 국제 연구자 참여…당뇨·노쇠·약물 안전성 핵심 과제
국가별 보건 환경 반영한 연구 방향 제시
한국한의약진흥원 전경

한국한의약진흥원 전경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전통의학 연구의 글로벌 방향을 처음으로 체계화하며 국제 보건 정책 논의의 한 축으로 떠올랐다.


한국한의약진흥원은 WHO 제네바 본부에 파견된 안상영 책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한 논문이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글로벌 헬스'에 게재됐다고 1일 밝혔다. 이 학술지는 세계 보건 정책과 보건의료 체계, 국제 보건 이슈를 다루는 권위 있는 저널로 평가받는다.


이번 연구는 전통·보완·통합의학(TCI) 분야에서 WHO 차원의 글로벌 연구 우선과제를 처음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과 WHO 간 양해각서(MOU)를 토대로 추진됐고, 고령화와 만성질환 확산이라는 전 세계적 보건 환경 변화 속에서 전통의학의 역할과 국제사회가 집중해야 할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전통의학은 여러 국가에서 의료 체계의 일부로 활용돼 왔지만, 연구 주제와 투자 방향이 국가별로 달라 국제적 합의에 기반한 우선순위 설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WHO 전통·보완·통합의학 부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기획했다.


연구에는 전 세계 120명의 연구자가 참여했다. 국제적으로 검증된 차일드 헬스 앤 뉴트리션 리서치 이니셔티브(CHNRI) 방법론을 적용했다. 안전성, 효과성, 건강 형평성 기여도, 실제 적용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 연구 편향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전통의학을 활용한 혈당 조절과 당뇨병 관리 △노인층에서의 한약과 양약 간 상호작용 및 안전성 평가 △전통의학 기반 운동요법을 통한 노쇠 예방과 콜레스테롤·중성지방 관리 △침·명상·생활습관 개선을 포함한 대사증후군 관리 연구 등이 최우선 과제로 제시됐다.


국가 소득 수준에 따른 인식 차이도 확인됐다. 고소득 국가는 노인층의 약물 안전성과 약물 간 상호작용 연구를 중시한 반면, 중·저소득 국가는 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에서 전통의학의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더 중요하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활용한 분석 결과와 전문가 합의 결과를 비교한 결과, 전문가 중심의 논의가 실제 정책과 연구 현장에 적용 가능한 과제를 도출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점도 함께 제시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WHO와 각국 정부가 전통의학 관련 연구 투자 방향과 정책, 임상 연구 계획을 수립하는 데 핵심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WHO 전통의학 협력센터인 한국한의약진흥원이 국제 연구 과제 설정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 국내 전통의학 연구의 국제적 위상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송수진 원장 직무대행은 "이번 연구는 전통·보완·통합의학이 세계 보건 정책에서 과학적 근거를 갖추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연구 성과가 국제 협력 확대와 국민 건강 증진, 보건 격차 해소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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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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