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육강식의 제국주의 복귀 조짐…이재명정부 ‘국익중심실용외교’ 시험대

  • 구경모(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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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12 18:12  |  발행일 2026-01-12
13~14일 방일 정상회담…日언론선 결과에 회의적 분석
한중 관계 복원과 한미일 관계 조화 ‘공존’ 가능할지 주목
작년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만난 한·일 정상이 담소 중 손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작년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만난 한·일 정상이 담소 중 손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제국주의의 복귀인가. 약육강식의 시대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냉전 종식 이후 수십 년간 유지돼 온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최근 베네수엘라를 침공한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현지에서 전격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그린란드)·이란·멕시코로 전선을 확대할 조짐마저 보인다. 중국과 일본은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2개월 이상 갈등을 빚고 있다. 양측은 상호 수출통제와 관광 제재로 일촉즉발의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자유무역 중심의 기존 질서가 약화되고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7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 데 이어 13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찾는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미·중 갈등과 중·일 갈등이 동시에 격화되는 상황에서 한중·한일 정상회담을 연이어 갖는 것을 두고 정치권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중국을 국빈 방문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 등 권력서열 1~4위를 모두 만났다. 지난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은 2026년을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의 원년으로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되돌릴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도 변함없이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CCTV와의 인터뷰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것은 세계 여러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취하는 입장이다. 문제는 시점이다. 중국과 일본이 대만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중국 방문 직전에 굳이 이를 재확인한 것이 단순한 외교적 수사인지, 아니면 미국·일본과의 관계보다 중국에 방점을 두겠다는 메시지인지를 두고 해석이 나뉜다.


일부 외교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이 한·미·일 3각안보 공조에 미세한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중국이 대만해협을 두고 미국·일본과 갈등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강조하는 '하나의 중국'이란 표현을 굳이 우리가 쓸 필요가 있나"라며 "한·중 수교 당시 한국이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의 유일 합법정부'라는 중국 측 주장을 승인한 만큼, 당시 합의를 존중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며 중국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친중 행보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으로 일본의 안보 의구심을 자극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의문이 나온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이번 일본 방문을 통해 외교 균형을 맞추려 할 것으로 보인다. 1박2일이라는 짧은 일정이지만 단독회담과 확대회담, 만찬 등 총 다섯 차례의 대화가 예정돼 있어 밀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다만 실질적인 성과가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중국은 역사문제 공조를 제안하며 한·미·일 동맹의 틈을 벌리려 하고 있다"며 "한·일 관계를 중시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달리 중립적 입장을 취해 온 이 대통령을 상대로, 일본은 이번 회담에서 관계 유지 의지를 분명히 해 중국의 의도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또 "북·중·러 밀착과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 사이에서 미국을 동아시아 방위 틀에 붙잡아 두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도 "다카이치 총리의 과거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한국 측에 '강경 보수' 이미지를 심었고,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같은 진보 대통령으로 야당 대표 시절 후쿠시마 제1원전 처리수 문제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고 전했다. 결국 두 정상이 원만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있다는 점을 언급한 셈이다. 이재명정부가 살벌해져 가는 국제질서 속에서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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