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복의 벽 넘었다…계명대 동산병원, 국내 최초 ‘복강경 담도폐쇄증 수술’ 성공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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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23 10:21  |  발행일 2026-01-23
신생아 31일째 수술…황달 수치 정상 회복하며 조기 퇴원
연 20명 내외 희귀 난치 질환, 최고 난도 소아 복강경 수술로 평가
정은영 교수 집도…지역에서도 세계 수준 소아외과 치료 가능성 입증
국내 최초 복강경 담도폐쇄증 수술을 받은 환아가 퇴원을 앞두고 보호자 및 의료진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가운데는 수술을 집도한 계명대 동산병원 소아외과 정은영 교수.<계명대 동산의료원 제공>

국내 최초 복강경 담도폐쇄증 수술을 받은 환아가 퇴원을 앞두고 보호자 및 의료진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가운데는 수술을 집도한 계명대 동산병원 소아외과 정은영 교수.<계명대 동산의료원 제공>

계명대 동산병원이 국내 최초로 복강경 담도폐쇄증 수술(복강경 카사이 수술)에 성공하며, 고난도 소아외과 치료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기존 개복 수술이 표준이었던 영역에서 최소침습 수술의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로, 국내 소아외과 의료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계명대 동산병원(병원장 류영욱)은 2026년 새해 첫 수술로 생후 31일 된 담도폐쇄증 환아에게 복강경 수술을 시행했다. 환아는 생후 20일 무렵 황달 수치가 정상의 10배 이상으로 급격히 상승해 담도폐쇄증으로 진단됐다. 수술 후 회복 경과는 매우 양호했다. 생후 48일째 황달 수치가 거의 정상 수준으로 회복돼 퇴원했다.


담도폐쇄증은 선천적으로 담도가 막혀 담즙 배출이 되지 않는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신생아 황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조기 진단과 신속한 수술이 생존을 좌우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개복을 통한 카사이 수술이 사실상 유일한 표준 치료였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수술 후 10년이 지나도 약 절반만이 자신의 간으로 생존 가능하고, 상당수는 결국 간이식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강경 담도폐쇄증 수술은 해부학적 구조가 극도로 복잡하고, 수술 시야 확보와 정교한 술기가 요구돼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만 제한적으로 시행돼 왔다. 연간 환자 발생 수가 20명 내외로 매우 적어 수술 경험을 축적하기도 쉽지 않아, 소아 복강경 수술 중에서도 최고 난도로 꼽힌다.


이번 수술을 집도한 정은영 계명대 동산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복강경 수술로 큰 상처 없이 회복하는 아기의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며 "담도폐쇄증 수술은 언제나 신중함과 겸손함이 필요한 수술인데, 좋은 결과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례는 해외 일부 국가에서만 시행되던 수술을 국내에서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로, 수도권이 아니더라도 지역에서 충분히 수준 높은 소아외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성과는 동산병원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소아 복강경 및 로봇 수술 경험이 토대가 됐다. 특히 1990년대 담도폐쇄증의 대표적 초음파 진단 지표인 '삼각징후'를 세계 최초로 보고해 현재까지 국제적 진단 기준으로 활용되는 등 해당 분야에서 꾸준히 전문성을 쌓아왔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성공을 계기로 국내 소아외과 영역에서도 고난도 최소침습 수술이 본격적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신생아 생존과 평생 예후에 직결되는 담도폐쇄증 치료의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점에서 이번 수술은 단순한 '첫 사례'를 넘어 한국 소아외과의 다음 단계를 보여주는 상징적 성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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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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