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숙 '포유양호'(왼쪽), '심곡쌍호' <ⓒ간송미술문화재단, 대구간송미술관 제공>
대구간송미술관은 오는 27일부터 서화와 도자 31건 40점을 새롭게 선보이는 상설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호랑이와 봉황 등 상서로운 기운을 전하는 동물 그림부터 신윤복, 김홍도, 이인문 등 조선 후기 대가들의 인물·풍속화, 19세기 조선과 청나라 문인 간의 교류를 보여주는 서예 작품까지 다양하게 소개한다. 아울러 청자, 분청사기, 백자 등 고려와 조선의 다채로운 도자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선조들의 새해 소망 담은 세화(歲畵) 눈길
가장 먼저 태평성대와 일상의 행복을 기원하는 세화(歲畵, 새해를 축하하고 재앙을 막기 위한 그림)에 눈길이 간다. 호랑이를 세밀하게 묘사한 유숙의 '심곡쌍호'와 '포유양호', 매를 생동감 있게 묘사한 심사정의 '노응탐치' 등을 선보인다. 상서로운 동물들이 등장하는 작품들을 통해,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새해 평안을 기원했던 선조들의 마음과 마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심사정 '노응탐치' < ⓒ간송미술문화재단, 대구간송미술관 제공>
신윤복 '혜원전신첩(국보) 중 주사거배' <ⓒ간송미술문화재단, 대구간송미술관 제공>
◆조선 후기 대가의 인물·풍속화
이인문, 김홍도, 신윤복 등 조선 후기 화가들의 교류 및 풍류와 정취를 담은 인물·풍속화 5건 8점도 감상할 수 있다. 늦은 봄, 선비들의 봄나들이를 섬세한 필치로 생기있게 묘사한 이인문의 '모춘야흥', 소나무 아래 모여 시와 서화를 즐기는 선비들을 묘사한 김홍도의 '송단아회'가 선비들의 풍류를 보여준다면, 혜원 신윤복은 도시의 풍류와 시정의 풍속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혜원전신첩에 수록된 '홍루대주', '주사거배' 등 4점도 새롭게 소개한다.
신위 '청부홍점'<ⓒ간송미술문화재단, 대구간송미술관 제공>
김정희 '추수녹음'<ⓒ간송미술문화재단, 대구간송미술관 제공>
◆끝없는 배움과 교류 통해 탄생한 신위의 글씨
청나라 서풍의 영향으로 서예의 대전환기를 맞은 18~19세기 서예가들의 작품 5건 9점도 선보인다. 조선 후기의 대표적 서예가인 자하 신위는 그림과 글씨에도 능해 시·서·화 삼절로 일컬어졌다. 추사 김정희, 청나라 옹방강과 교유하며 굳세고 활달한 서체를 연마했고, 이후 담박하면서도 강건한 자신만의 서체를 완성했다. 이번 상설전에서는 끝없는 배움과 교류를 통해 탄생한 신위의 글씨에 깃든 고고한 묵향을 소개한다. 신위의 '천벽소홍', '청부홍점' 작품을 비롯해, 신위와 교유했던 청나라 문인들과 추사 김정희의 작품을 함께 전시한다.
청자양각연당초문매병 <ⓒ간송미술문화재단, 대구간송미술관 제공>
백자청화동자조어문병 <ⓒ간송미술문화재단, 대구간송미술관 제공>
◆한국 도자의 아름다움과 오원 장승업의 '삼인문년'
분청사기와 백자 등 도자 14건 15점도 소개한다. 풍만하고 부드러운 곡선의 몸체에 겹겹이 만개한 연꽃을 섬세하게 표현한 '청자양각연당초문매병', 옅은 청색이 감도는 순백의 도자 표면에 은둔과 탈속을 상징하는 어부도를 담아낸 '백자청화동자조어문병' 등이 관람객과의 만남을 기다린다.
'하늘이 내린 천재 화가' 오원 장승업의 '삼인문년'도 만날수 있다. 이 작품은 고사 '동파지림'에 등장하는 세 노인이 각자의 나이를 자랑하는 장면을 그린 것으로, 화면 주변을 기암괴석으로 둘러싸 신선의 세계를 연상시키는 신비로운 공간을 구성했다. 표정이 돋보이는 섬세한 인물 묘사 기법과 화려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색채가 어우러진 '삼인문년'은 오원 장승업의 탁월한 기량을 여지없이 드러내며, 장수와 복을 바라는 길상의 의미를 함께 담아낸 걸작이다.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은 "상설전이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을 통해 선조들의 소망과 평안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상설전에서 선보이는 회화 및 서예 작품은 오는 5월25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혜원 신윤복의 '혜원전신첩'(국보)은 이번 상설전을 끝으로 보존을 위한 휴식기에 들어간다.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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