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이 남녀공학고교를 단성고로 전환하기 위해 수천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타당성 연구용역을 발주했으나, 실효성이 미미해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6개월 동안 ‘남녀공학고의 단성고 전환 타당성 분석 연구’라는 주제의 용역을 국책연구기관에 의뢰했다. 이를 위해 쏟아부은 예산은 5천900만원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단성고 전환을 요구하는 남녀공학고교들이 있어 바람직한 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용역을 발주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밝혀진 용역 결과를 보면 뚜렷한 결론이 없다. 용역 보고서는 남녀공학고와 단성고의 장·단점과 학생들의 학력등락 추이 등만 나타나 있을 뿐, 가장 중요한 남녀공학고의 단성고 전환이 좋은지 나쁜지에 관해 명확한 언급이 없다.
이로 인해 시교육청은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단성고 전환 정책을 추진해야 할지 말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정책을 결정하려고 했으나 결론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이번 용역 발주는 소수의 특정 학교를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을 잃고 있다. 현재 시교육청에 단성고 전환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학교는 2곳뿐이다.
단성고 전환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지향점과도 배치된다. 교과부는 2000년부터 남녀평등의식 고취 및 성차별 해소 차원에서 남녀공학고교 장려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번 용역을 의뢰받은 교과부 산하 국책연구기관도 당초엔 용역 수행에 난감한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시교육청이 이번에 실효성 없는 용역 발주로 예산을 낭비한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6천만원이면 초등학생 200명에게 1년 동안 의무급식을 지원할 수 있는 돈인데, 이를 외면하고 예산을 낭비한 시교육청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단성고 전환은 우동기 교육감의 공약 사항이자 남녀공학고교들의 숙원 사업이다. 이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타당성을 검토해 본 것”이라며 “이번 용역 결과는 향후 학생수용계획을 수립하는데 참고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진식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