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귀농열전 .34] 의성 서삼진·정영혜씨 부부

  • 마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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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1-11 07:36  |  수정 2012-01-11 07:36  |  발행일 2012-01-11 제13면
“땅이 주는 수확 기쁨 억대 연봉 부럽잖다”
2007년 평생 꿈인 귀농…5년 만에 농지·수입 10배 늘어
[베이비부머 귀농열전 .34] 의성 서삼진·정영혜씨 부부
농한기를 맞은 의성군 비안면 장춘리 서삼진씨가 9일 콩을 고르던 중 잠시 일손을 멈추고 환하게 웃고 있다.

“하루 세끼 밥 잘 챙겨먹는 데다, 세상살이에 대한 걱정과 고민도 없습니다. 게다가 쉰 살 이전에 농촌으로 돌아가겠다던 소망까지 이뤘습니다.”

경남 창원에서 의성군 비안면 장춘리로 귀농한 서삼진(52)·정영혜씨(48) 부부가 들려주는 귀농 이야기 속에는 영화 속 극적인 반전과 같은 짜릿함이 없었다. ‘그저 하고 싶었던 일을 한다’는 포만감에서 오는 넉넉함을 느낄 수 있었다.

서씨는 “농사를 시작하면서 구입한 계단식 논을 밭으로 만들어 콩을 심은 뒤 얻은 수확의 기쁨은 아직까지 생생할 정도로 엄청났다”고 말했다. 그가 농사를 시작한 2007년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남은 콩을 판매해 얻은 수익은 400만원이었다. 하지만 몇개월간 구슬땀을 흘리며 정성을 다한 콩을 지인들과 나눌 수 있었기에, 그 가치까지 환산하면 수억원대의 고액연봉을 받는 이들이 부럽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귀농 5년 만에 5천280여㎡(1천600여평) 남짓했던 농지가 3만3천여㎡(1만여평)로 늘었고, 연봉 또한 400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일취월장했다. 그런데다 좋은 이웃까지 만나 더 바랄 것이 없다는 서씨. 그의 말에는 마치 ‘전생에 농부였던 이가 원래 자리로 되돌아온 것 같은, 그래서 삶에 활력이 돋는다’는 느낌이 고스란히 묻어나왔다.

서씨가 들려주는 이력 속에 농업과 연관된 직종은 없었다. 창원에서 태어나 창원에서 자란 그는 24세가 되던 1984년 군복무를 끝내고,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대성그룹 산하 공장에서 중간 관리자로 퇴사하기까지 15년간 근무했다. 이어 2000년 자동차 엔진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 2002년까지 약 3년간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리면서 중소기업 대표로서 아쉬운 것이 없었다.

그러나 당시 20여명 남짓한 직원들이 일으키는 잦은 노사분규를 견디다 못해 2003년 공장을 정리했다. 그 뒤 1년 정도 쉰 서씨는 식당을 개업했다. 다행히 식당도 성황을 이뤄 어떤 날은 하루 매출 300만~400만원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두 딸의 교육문제로 식당을 접고, 대구로 옮겼다. 서씨가 평생 소원이던 농사를 짓기로 결심을 굳힌 것은 이 때였다.

땅에 대한 욕심이 유달리 많았던 서씨는 인터넷을 통해 농사를 지을 만한 땅을 물색했다. 그러다 의성지역 농지가 다른 지역에 비해 최소 2~3배 정도 싸다는 정보를 접하고, 무작정 의성으로 향했다. 물론 농촌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였던 만큼, 틈틈이 농사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익혔기에 귀농이 가능했다.

그렇게 시작한 귀농생활이 벌써 5년째. 서씨 부부가 지난 30여년간 함께 생활하면서 가장 행복한 시기를 꼽는다면 바로 지금이라고 한다. 잠시라도 쉬면 몸살이 난다는 서씨의 성격 탓에 가족과 함께 한 시간이 드물었다. 하지만 농사를 지으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많아졌다.

서씨는 마침 농한기라 대구에 있는 두 딸을 찾은 부인 정씨를 대신해 “아내도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과 사회봉사활동에 묻혀 살았던 남편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면서 부부가 함께 하는 넉넉함을 전했다.

서씨는 현재 자두 5천474㎡(1천659평), 벼 5천280㎡(1천600평), 콩·고추·복숭아 각각 3천300㎡(1천평)씩을 재배하고 있다. 부농이 되기 위해 목숨을 걸지 않고, 농업을 통해 새로운 삶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듯이 그의 꿈은 소박하다.

평생의 꿈인 농사를 시작하면서 5년간 모두 3억5천여만원을 투자한 만큼, 좀 더 기술을 쌓고 노력해 연봉 5천만원을 넘기는 어엿한 농업인으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다.

의성=마창훈기자 topg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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