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나라 청소년 48%가 지난 1년간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고, 42%는 1주일 사이에 자살을 생각했다는 충격적인 설문조사가 지난 6일 발표됐다.
그 폭력의 중심에는 소위 ‘일진회’라는 교내폭력조직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선 평가의 불이익을 우려해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학교가 폭력을 방치해 악화시켰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셈이다.
한 교육단체 조사결과, 학교폭력의 상징이 된 일진회는 당국의 척결 의지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미 교내 권력집단으로 자리잡았다. 학교에서 점조직화되면서 학생들 사이에선 교사보다 더 권위가 있는 존재로 군림하고 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학생인권조례가 발표된 이후 일진들은 야단치는 교사 앞에서 물건을 창밖으로 내던지는 등 자기과시를 통해 의도적으로 수업을 방해하면서 끊임없이 교사를 시험하는 ‘교사 길들이기’를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렇듯 일진의 존재가 명확한 실체이고, 그 악영향으로 인한 파장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일부 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를 내놓거나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교사로부터 지키려고 하는 학생인권이 또래의 폭력과 따돌림으로 절망과 자살로 이어지는 작금의 상황을 지켜줄 수 있다고 믿는 것인지, 교사의 권위를 빼앗으면서 폭력과 괴롭힘으로부터 학생을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 대 교권이라는 대립구도를 형성하는 도구로 전락한 것 같아 착잡하다. 교사가 갖는 전문적인 권한이 침해되면 그 피해는 학생, 학부모에게 고스란히 전이 된다.
때문에 자녀교육권의 확립과 학부모권리를 보호하는 차원에서도 교권은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 교육현장에서 가장 현실적인 학교폭력예방책은 바로 교사의 권위다.
학생인권조례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조례를 악용하는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책과 교사의 권위를 먼저 지켜주고 학생지도를 위임하는 게 우선이라는 얘기다.
교권확보 요구가 교사의 체벌을 정당화하라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때 마침 서울시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의 공포를 연기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개인적으론 적절한 처사라고 본다.
청소년 구속연령을 낮추고 강제퇴학조치 등의 학교폭력 대책에 대해 인권을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엄벌은 범죄억제력 차원에서 가장 실효성 있는 수단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학부모가 바라는 것은 장관의 선언이나 구호가 아니다. 자녀를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원한다. 교육당국이 보다 심도 있는 고민을 해야할 때다.
문기영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행복한 교육] 학생인권조례와 일진회 그리고 교권](https://www.yeongnam.com/mnt/file/201201/20120116.010150729410001i1.jpg)
![[영상] 대구 당선인들의 당찬 출발 알림···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선증 교부식](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606/news-m.v1.20260608.b15f2d693d2847bbb7551e6037890bb9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