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의무급식 조례’ 시간끌기 꼼수?

  • 김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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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2-09 07:37  |  수정 2012-02-09 07:37  |  발행일 2012-02-09 제6면
제출 한달만에 심의회, 심사만 5개월 걸릴 판
두달만에 시의회 부의…‘학자금 조례’와 대조
“총선 이슈화 꺼려 늦장” 野·시민단체 반발

대구지역에서 두번째로 주민발의를 통해 추진되고 있는 ‘대구시 친환경 의무급식 등 지원에 관한 조례’를 놓고 대구시와 조례 제정 추진 단체들이 마찰을 빚고 있다.

‘대구시 친환경 의무급식 조례제정 대구운동본부’는 이달 조례안이 대구시의회에 상정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대구시의 조례 심사 기간이 다른 사안보다 더 길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례 제정 추진 단체는 오는 4월11일 총선을 앞두고 이런 민감한 사안을 이슈화하지 않으려는 대구시의 고의적인 ‘시간끌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심사절차에 5개월 걸릴 듯

친환경 의무급식 등 지원에 관한 조례는 지난해 12월1일 시민 3만478명의 서명과 함께 대구시에 접수됐다.

이 조례안의 골자는 시장이 매년 친환경 의무급식 지원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급식 지원계획을 세우고, 의무급식 총 예산의 30% 이상을 대구시가 부담하는 한편, 나머지는 대구시교육청과 각 구·군이 협의를 통해 부담 비율을 정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또 초등학교는 2012년까지, 중학교는 2013년까지 의무급식을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대구시는 이에 따라 명부열람 및 이의신청 기간을 거쳐 지난달 20일 대구시 조례규칙심의회에 조례안을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모두 51일이 소요됐다.

문제는 대구시가 조례규칙심의회를 오는 21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부터 시작됐다. 조례규칙심의회에 조례안이 제출되고 한달이 지나서야 회의를 열겠다는 것. 보통 조례규칙심의회 심사에 열흘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3월초에야 조례안 수리가 이뤄지는 셈이다.

게다가 현행 지방자치법 시행령에는 조례규칙심의회에서 조례안이 수리된 이후 지자체는 60일 이내에 지방의회에 조례안을 부의하도록 돼 있어, 대구시가 마음만 먹으면 총선이 끝나는 4월말 시의회에 조례안을 넘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이 조례안의 각종 심사 절차에만 5개월가량 걸리게 되는 셈이다. 더군다나 대구시의회에서 이 조례안을 바로 심의하지 않고 시간을 끌게 되면 시한은 더 늦어지게 된다.

◆2개월 걸린 학자금 조례

대구시의 이번 조례 심사절차는 2009년 동일하게 주민발의를 통해 제정이 추진됐던 ‘대구시 학자금 지원 기금 설치 및 운영 조례’ 심사 과정과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당시 이 조례안은 2009년 11월11일 대구시에 접수된 후 시의회에 부의(2010년 1월15일)되기까지 두달여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처럼 친환경 의무급식 조례안에 대한 대구시의 심사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자 제정을 추진해 온 대구지역 야당과 시민단체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총선을 앞두고 무상급식 문제가 이슈화되지 않도록 시간을 끌고 있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통합진보당 대구시당은 이 문제와 관련,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대구시를 비판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학자금 지원 기금 설치 조례는 두달 만에 대구시의회에 넘어갔는데 이번 조례는 대구시가 왜 이렇게 시간을 질질 끄는지 모르겠다”며 “오는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지적하겠다. 총선을 앞두고 의무급식이 이슈화되는 것에 대해 정치적 부담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창식 대구시 교육협력담당관은 “이번 조례안은 과거와 달리 대구시교육청과 협의할 문제도 많아 시간이 좀 걸리고 있으며, 야당과 시민단체를 만나 이런 상황을 설명했다. 이르면 2월말, 늦어도 3월초까지는 대구시의회에 조례안을 넘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일우기자 atli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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