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박 피해 과수농민 망연자실…“내년 농사까지 망쳐”

  • 배운철,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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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5-10 07:43  |  수정 2012-05-10 08:01  |  발행일 2012-05-10 제6면
‘왜 하필 어버이날 쏟아지니껴…’
20120510
청송군 안덕면 장전2리의 한 주민이 우박으로 부러진 사과나무의 가지를 애타게 바라보고 있다.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하늘도 무심하니더, 왜 하필 어버이날에 우박이 쏟아지니껴.”

골프공만한 크기의 우박이 30분간 쏟아진 청도군 각북면 삼평2리. 이 마을에서 1만여㎡ 규모로 과수농사 등을 짓고 있는 도영순씨(50)는 30년 동안 이런 날벼락은 처음이라고 했다.

한창 열매가 맺혀야 할 시기이건만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는 과수나무를 보며 망연자실하던 도씨는 “올해 농사는 물론 내년에도 농사짓기가 힘들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 8일 경북도내 7개 시·군에 3~30㎜ 크기의 우박이 떨어지는 바람에 한해 농사를 망친 농민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피해 농산물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하면 피해면적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농민의 한숨소리는 한층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우박으로 피해규모가 가장 큰 청송지역 농민의 얼굴에도수심이 가득했다.

특히 안덕면 장전2리 일대 농지는 폐허를 방불케 해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였다. 국도 35호를 따라가다 샛길에서 이 마을까지 가는 500m 농로길에는 9일 오전 10시 햇볕이 내리쬐는 데도 웅덩이와 음지변에 하얀 얼음알갱이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우박이 휩쓸고 간 자리는 완전히 초토화됐다. 과수나무 대부분이 가지가 부러져 있었고, 속살을 드러낸 채 질병에 고스란히 노출돼 2차 피해를 예고하고 있었다.

과수원을 운영하는 권병도씨(61)는 “한평생 이번처럼 오래 우박이 내리는 걸 본 적이 없다. 올해 수정이 잘돼 기대가 컸는데, 우박으로 그 꿈이 한순간에 무너져내렸다. 온전한 나무가 하나도 없다”고 허탈해 했다.

과수원 건너편의 2천여㎡ 고추밭도 흉물스럽게 변해 있었다. 잎은 축 처져 있고, 잎과 결실기에 접어든 열매가 떨어져 올해 수확은 물론 앞으로 2~3년간의 피해가 우려돼 농심이 멍들고 있다.

청송=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청도=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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