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경북 "이제는 산림이다" .1] 도시·산촌의 상생 키워드 ‘산채’

  • 이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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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수정 2012-05-17  |  발행일 2012-05-17 제면
베이비붐 세대, 전원생활에 작물소득까지 ‘일거양득’
道, 산림으로 ‘리치경북’ 실현
단순한 소득창출 의미 넘어서
귀산촌인들 안정과 행복 지향
영양 중심 산채클러스터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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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경북도는 대구한의대 및 제약업계와 공동으로 ‘백두대간 그린마인 구축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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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 산업화’가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히 보는 산림은 저물고 산림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 핵심이다. 그 중심에 경북도가 있다. 경북도는 2010년부터 중앙정부의 관심과 지원 아래 산림 산업화에 선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이라는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춘 경북은 전국 산림면적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산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산림 산업화에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영남일보는 경북도와 공동으로 앞으로 매주 한차례씩 총 10회에 걸쳐 경북의‘산림 산업화’ 현장을 취재해 독자에게 경북 산림의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산림 산업화’의 가능성과 미래를 심층 보도한다.

◆청정 산촌 영양, 산채의 보고

영양군 일월면 해발 1천219m의 일월산. 산중턱 500m 고지에 다다르자 안개가 낮게 깔렸다. 도시의 공기와 달리 이곳의 공기는 달았다. 숨쉴 때마다 폐가 즐거움에 못이겨 벌떡벌떡 뛰는 듯 가슴을 쿵쾅쿵쾅 때렸다. 사방을 둘러보니 산채 천국이었다. 어디를 가도 산채가 지천에 널려있었다.

영양지역에서는 150농가가 95㏊에서 산채를 기르고 있다. 산채가 유독 영양군에서 잘 자라는 이유는 뭘까.

김연수 영양군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는 우수한 기후와 지형 조건을 꼽았다. 김 지도사는 “일교차가 연평균 15℃로 산채의 생육에 가장 적합하다”며 “중·고랭지 특성상 산채가 오염 없이 최적의 조건에서 자라기 때문에 약리 효과 또한 뛰어나다”고 말했다.

산채를 재배하는 농민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5분을 더 걷자 권용인씨(60)가 보였다. 산채 채취 작업에 한창이던 권씨는 2004년 토종 채소 농사를 짓기 위해 영양 산촌으로 귀농했다. 귀산촌은 산에서 작물 재배를 업으로 정착하는 것을 뜻한다.

올해로 귀산촌 8년차인 권씨는 스스로 새내기라고 겸손해했지만 실력만큼은 좋아 보였다. 그는 숙련된 솜씨로 산마늘, 산부추, 참나물, 고추냉이 등 산채를 종류마다 분류해 바구니에 담았다. 그럴 때마다 권씨의 얼굴에는 미소가 배였다. 권씨 농장의 연간 산채 생산량은 7t, 연간 소득은 1억5천만원에 이른다.

권씨는 “서울 생활을 할 때는 승진과 경쟁으로 인해 늘 스트레스와 불안 속에 노후까지 걱정해야 했다”며 “경북에 와서 산채를 직접 기르니까 소득도 생기면서 노후 걱정도 덜고 귀산촌이 좋다는 걸 직접 체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북도의 ‘산림 산업화’는 도시와 산촌 간 조화와 상생을 전제로 한다. 핵심 매개체는 산채다. 산채가 시골에 정착한 베이비붐 세대에 안정적인 고소득은 물론 건강까지,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것. 여기서 산채는 산에서 자생하는 풀이나 나무의 싹·잎·줄기·뿌리 등을 총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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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북부권 산림에서 재배되는 산채는 건강은 물론 의학적 효능도 입증돼 시장 경쟁력이 높다. 위에서부터 두릅, 곰취, 산마늘, 단풍취, 송이.

◆산채박람회 및 제8회 영양산채한마당

산채가 슬로푸드의 대명사로 대중에 널리 알려지면서 경북도 ‘산림 산업’의 성공 가도에 탄력이 붙고 있다. 지난해 5월 경북도는 국내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대한민국’ 타이틀을 걸고 산채 박람회를 열었다. 박람회의 규모도 규모지만 도시 소비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산림 산업화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경북도는 보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해 산채박람회의 성과와 자체 평가를 바탕으로 올해도 18~20일 영양군 일대에서 박람회를 개최한다.

올해 박람회의 백미는 5개 전시관이다. 산채 역사관에는 구황작물에서 웰빙식품까지 한국 역사에서 산채의 변화상을 보여준다. 또 170여종의 산채를 이용부위별로 전시한 산채자원관도 볼거리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도 있듯 박람회에서 가장 북적이는 곳이 바로 산채음식관이다. 이곳에는 산채를 원료로 요리와 술, 차, 사찰음식, 음식디미방 체험까지 할 수 있다. 또한 ‘산림 산업화’의 토대가 되는 산채가공제품을 20여개 업체에서 전시한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영양산채한마당 행사도 지역의 랜드마크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산채한마당 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박종태)는 올해 매출 목표액을 35억원으로 잡았다. 방문객도 30여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가산채클러스터 국비 확보 총력

‘산림 산업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경북도의 향후 추진방향은 산림을 통한 ‘리치경북’의 실현이다. ‘리치경북’은 단순히 산업·기술 인프라 확충과 상품 판매, 수익창출이라는 기존 자본주의 공식을 단호히 거부한다. 대신 ‘산림’을 상수로 복합적인 전략을 가미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한 국비 확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산림 산업화’를 위한 경북도의 산림 산업화 로드맵을 국가 산림자원의 경쟁력 강화와 국민 행복이라는 큰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 귀산촌을 통해 심리적 안정과 정서적 안식을 얻는다는 것은 이미 증명됐다. 경북산림의 공익적 가치만 해도 15조3천억원에 육박하는 연구 결과도 나온 상황에서, 중앙 정부의 유연하고도 적극적인 예산 지원이 절실히 요청되는 이유기도 하다.

산림은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 그만큼 개발에 따른 보존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경북도는 단순히 산림을 돈을 버는 수단으로 여기지 않고, 귀산촌을 하는 도시민과 산림이 융화되어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과 대안적 삶의 양식을 창출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산채클러스터의 취지도 동일하다. 단순히 경북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한반도의 산림 자원을 집대성하고 국민에게 산림이 주는 혜택을 체계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영양을 중심으로 청도·울릉·강원 양구를 잇는 핵심연계지구를 기획했다. 이들 지역에는 국립산채연구소와 산업화 지원센터, 산채·약초 재배단지, 연구·유통·체험단지가 각각 들어선다.

경북도는 이미 지난해 지식경제부에 ‘백두대간 그린마인 구축사업’을 제안, 사업자로 선정됐다. 그린마인은 경북도와 강원도를 잇는 백두대간의 산채 자원을 활용하는 소득창출 사업이다. 대구한의대와 30개 기업, 8개 기관이 참여해 내년까지 국비 300억원을 지원받고 1천200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농식품부가 경북의 ‘산림 산업화’ 로드맵의 의미와 중요성을 충분히 검토해 예비타당성 조사 등 국비 확보를 위한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며 “1천600억원의 예산 규모보다 수백배 가치있는 산채클러스터가 영양을 중심으로 제 역할을 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양에서 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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