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는 아쉬움과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줬다.
이날 관중의 열띤 박수와 응원은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대구시민의 저력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대부분의 관중은 선수가 등장할 때마다 많은 박수와 함성으로 이들을 맞이했다. 특히 비인기 종목의 경기가 치러지거나 선수가 크고 작은 실수를 하는 순간에도 큰 박수를 보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가족 단위의 관중이 많았다는 점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관중 중에는 자녀의 손을 잡고 경기장을 찾은 부모가 많았다. 직장인 조광섭씨(46·대구시 동구 방촌동)는 “날씨도 좋고 집에서 경기장도 그리 멀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 나와봤다”며 “오랜만에 살비(대구세계육상대회 마스코트) 구경도 하고 지난해 세계육상대회 때의 자랑스러운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남녀노소 세대를 불문한 시민 자원봉사자의 열정도 지난해 세계육상대회 못지 않았다.
주부, 대학생 등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는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운영을 도왔다. 이번 대회에 특히 어린이 관중이 많았지만, 큰 안전사고 없이 대회가 치러진 것도 자원봉사자의 노력 때문이었다. 대구경찰도 경기장 곳곳에 배치돼 원활한 경기운영을 도왔다.
하지만 대회 막바지까지 채워지지 않은 빈 관중석은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판매된 티켓은 모두 6만5천여장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지만, 실제로 경기장을 찾은 관중 수는 3만2천여명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김범일 대구시장이 개회사를 한 대회 초반에는 절반 가량 텅 비어있는 관중석이 그대로 노출되기도 했다.
또 장내 아나운서가 출전 선수 이름을 잘못 말해 관중에게 혼동을 준 점도 미숙한 운영사례로 남았다.
여기다 일부 중·고교생은 지나칠 정도로 초청가수로 초대된 인기 아이돌그룹의 공연에만 관심을 보여, 육상대회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식후행사에서 아이돌그룹인 인피니트, 에이핑크 등이 공연을 펼쳐, 청소년들은 풍선을 흔들면서 경기장이 떠나가도록 함성을 질렀다.
한 시민은 “모처럼 가수 구경을 하게 돼 청소년들이 흥분한 점은 이해하지만, 주객이 전도돼 버렸다는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며 “내년 대회에도 인기가수를 초청하지 않으면 청소년들이 스스로 대회장을 찾지 않겠지만, 초청가수에 의존하기보다 대회 내실을 다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국제육상경기대회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외국인 관중이 적었다는 점도 아쉬웠다.
이날 경기를 관람한 외국인 관중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대학생 이유진씨(21)는 “외국인과 시민이 한데 어울려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 참 보기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외국인이 적어 좀 실망했다”며 “다음부터는 외국인에게 홍보를 더 많이 해 진정한 국제경기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의 볼썽사나운 모습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부분 시민이 쓰레기봉지를 다시 가져가는 등 성숙한 모습을 보인 반면, 일부는 자신이 먹고 사용한 쓰레기를 경기장에 그대로 버리고 가기도 했다.
장애인과 노약자에 대한 배려도 숙제로 남았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한 지체장애인은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는 길이 너무 멀고 힘들었다. 장애인이나 노약자도 국제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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