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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호(가명·7)는 얼마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았다.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은호는 어려서부터 감기도 자주 앓았다. 은호 부모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편도가 크다고 들었고, 감기도 대개 편도선염으로 시작해서 편도절제술을 해줄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나이가 들면 나아질 것이라며 편도를 잘라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렸다. 이제 곧 학교에 입학해야 하는데 걱정이 많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코를 조금 심하게 고는 편이기는 하지만, 제법 잠을 충분히 자는 데도 좀처럼 일어나기 힘들어 한다. 충동적인 행동은 ADHD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들었지만, 또래 친구보다 감정 기복도 심하고, 짜증도 많고 신경질적이다.
송이(가명·2)는 매일 밤마다 2시간 간격으로 깨서 울고 보채는 등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젖병을 물려주면 50㏄ 정도를 먹다가 겨우 잠이 든다. 울도록 내버려둬야 한다는 말을 듣고 그렇게 해 봤지만, 1~2시간을 내리 울다가 토해 잠을 재울 수 없었다. 밤새 엄마와 아빠가 번갈아 깨면서 아이를 재워야 하기 때문에 너무 피곤하고 힘든 것도 문제다. 송이 부모는 아이가 또래에 비해 키와 몸무게도 작은 편인데, 잠을 충분히 못자 그런 것일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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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혜은 칠곡경북대병원 임상교수가 소아수면장애로 힘들어 하는 어린이를 상담하고 있다. <경북대병원 제공> |
잠 충분히 잤는데도
일어나기 힘들어 하면
수면무호흡증 의심을
알레르기 비염이 원인
뇌성장에 악영향
산만한 아이 될 수도
◆아이 잠 잘 자는 것 중요
이들 아이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수면장애다.
수면장애도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어른에게는 당연하게 생각될 수 있는 수면장애가 소아에서도 생길 수 있는데, 소아 수면장애는 종류도 여러 가지고 유병률도 25~40%로, 어른보다 높다. 물론 간단히 수면위생을 지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수면다원검사나 약물 치료 또는 수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건강하지 못한 수면은 인지, 행동, 감정 조절, 학습 등 여러가지 뇌 기능에 악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뇌가 한창 발달하는 소아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영아는 두뇌 성장과 뇌세포 발달의 많은 부분이 잠을 자는 동안 이뤄진다. 수면이 부족하면 인지능력이 저하돼 기억력, 집중력, 계산 능력이 떨어져 학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산만한 아이가 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성장호르몬의 분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어린아이는 숙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인은 자신의 수면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는 그렇지 못하다. 코골이는 소아의 7~10%에서 나타나는 흔한 증상이고 단순한 코골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코골이와 더불어 숨을 멈췄다가 몰아쉬는 증상이나 숨을 헐떡이는 것은 심한 수면무호흡증일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있어도 부모가 잠이 든 뒤에 나타나면 쉽게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심한 경우 치료해야
은호의 예는 수면무호흡증이다. 수면무호흡증은 학령전기(4~6세) 소아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알레르기 비염 또는 편도나 아데노이드 비대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질환의 정도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히 알 수 있고, 어른에 비해 치료 효과가 좋아 80~90%는 수술로 완전히 좋아질 수 있다.
송이는 불면증의 예를 보여준다. 소아의 불면증은 행동성 불면증이라고 하는데, 이는 기질적인 원인보다는 수면 습관과 환경, 위생 등의 문제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치료도 행동치료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소아 수면장애 중에는 하지불안증후군이란 증상도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잘 알려지지 않은 병이기도 하지만, 성인에게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가지의 특징적인 자각 증상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지만, 소아는 증상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그저 ‘아프다’는 호소를 하게 된다. 소아의 하지불안증후군 진단에 수면다원검사와 하지불안증후군의 가족력은 중요한 요인이 된다. 증상의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로 좋아질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수면장애가 있지만, 제대로 진단을 받지 못해 숙면을 취하지 못해서 고생하는 아이가 의외로 많다. 수면 장애가 의심된다면, 소아 수면에 대한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ADHD와 저신장의 원인이 수면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서혜은<칠곡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상교수>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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