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감사관 말 무시하다 혈세 날린 대구시

  • 박관영,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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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10-05 07:38  |  수정 2012-10-05 08:50  |  발행일 2012-10-05 제6면
“강촌햇살교 난간, 큰비 내리면 파손” 경고 외면
결국 개통 한달만에 태풍 휩쓸려 절반이상 유실
20121005
시민이 난간이 없는 강촌햇살교를 건너고 있다. 대구시가 태풍때 난간이 유실될 수 있다는 시민감사관의 지적을 무시해 예산을 낭비하게 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대구시가 시민감사관의 경고를 귀담아 듣지 않는 바람에 수천만원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대구시 시민감사관인 A씨는 지난 7월 중순 대구시청 감사관실 홈페이지 ‘시민감사관의 방’에 금호강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건립된 강촌햇살교의 문제점을 지적한 글을 올렸다.

당시 A씨는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우방강촌마을 아파트 앞 금호강에 징검다리 형식으로 다리를 놓았다가 지난해 많은 비에 유실된 데 이어, 이번 강촌햇살교에도 문제가 있다. 많은 비가 오면 보행자 안전을 위해 스테인리스 봉으로 만든 난간에 쓰레기가 걸려 역류현상과 함께 난간 자체도 파손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는 “모두 앞을 내다보지 않고 일하는 탁상행정의 한 단면”이라고 꼬집었다.

A씨의 건의사항은 이후 담당부서에 전달조차 되지 않았으며, 대구시 감사관실도 이렇다 할 답변을 하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몰아친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강촌햇살교 난간이 불어난 물에 휩쓸려 절반 이상 유실되거나 파손됐다.

지난 8월3일 개통된 강촌햇살교는 동구 방촌동과 수성구 고모동 팔현마을을 잇는 보도교다. 교량폭 3.6m, 길이 180m 규모로 1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다리가 개통된 지 한달여 만에, A씨의 지적이 있은 지 두달 만에 난간이 파손된 것이다.

4일 대구시 건설본부에 따르면 강촌햇살교에 남아 있던 난간은 모두 수거됐으며, 보수공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스테인리스 난간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보수공사에는 적어도 3천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인근에서 수십년을 살았기 때문에 다리가 놓인 곳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홍수나 태풍 때 피해가 예상돼 절박하게 문제 제기를 했지만 대구시는 이를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건설본부 관계자는 “7월에는 이미 다리가 준공된 상태여서 A씨의 지적을 전달받았어도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난간을 설치하지 않는 잠수교에 자전거 통행을 위해 무리하게 난간을 만들다 보니 피해가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A씨는 “강촌햇살교는 기존 설계부터 문제가 있었다. 지적한 내용을 한 번이라도 읽고 큰 비가 예상될 때 접이식 난간을 미리 접어놓는 등 최소한의 조치를 취했다면 예산을 낭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시민감사관 = 지역에서 일어나는 각종 비리를 제보하고, 시민의 생활불편이나 불만사항, 시정발전과 관련된 사항을 제보·건의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제도. 현재 대구시에는 83명의 시민감사관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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