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건설·웅진홀딩스, 수개월 전부터 부도 준비?

  • 전영,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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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10-09 07:43  |  수정 2012-10-09 08:38  |  발행일 2012-10-09 제13면
웅진 스타클래스 남산에
레미콘 납품한 대구 5개사
공사대금 16억원 못 받아
20121009
대구시 중구 남산동 ‘웅진 스타클래스 남산’ 현장. 시공사인 극동건설이 대한주택보증으로부터는 공사대금으로 현금을 받았으나, 레미콘이나 철근 등 자재납품업체들에는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 어음을 지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웅진그룹 계열 극동건설과 함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지주회사 웅진홀딩스의 도덕성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극동건설과 웅진홀딩스의 수상한 거래가 드러나 고의부도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이같은 거래가 법정관리신청 수개월 전부터 계열사 전체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어 보다 면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레미콘협회(이하 레미콘협회)에 따르면 극동건설이 시공중인 대구시 중구 남산동 ‘웅진 스타클래스 남산’사업장에 레미콘을 납품한 5개 업체가 극동건설로부터 16억원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밖에도 철근 및 기타 자재까지 합치면 3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건설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이 사업장은 S건설이 시행사로, 극동건설의 담보로 대한주택보증공사(이하 대주보)로부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자금을 받아 공사를 시작했다. 이같은 사업방식의 경우 통상적으로 대주보가 공사진척에 따라 대금을 극동건설에 건네면 극동건설은 하도급업체별로 지급하게 된다. 그러나 극동건설의 부도가능성 등을 이유로 직불을 요청하면 대주보측에서 하도급업체에 직접 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 실제로 토목공사 등 몇개 업체는 직불로 공사대금을 받아 피해규모가 크지 않다.

이와 달리 레미콘을 포함한 자재업체들은 극동건설과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극동건설이 필요로 하는 분량을 그때그때 납품하고 대금을 지급받는 방식이다. 문제는 극동건설이 레미콘업체들에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웅진홀딩스 어음을 발행한 것이다. 극동건설과 웅진홀딩스는 같은 그룹이지만 엄연히 별개의 회사이기 때문에 극동건설의 자재대금을 웅진홀딩스가 어음결제한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

업체들로서는 부도위험성이 있는 극동건설이 아니라 웅진홀딩스인 데다 같은 그룹이기에 별다른 의심없이 받았다고 한다. 모 레미콘업체 대표는 “레미콘은 납품한 만큼 대금을 지급받고 전자영수증을 발행하는 방식”이라며 “극동건설이나 웅진홀딩스나 같은 그룹이기 때문에 받은 것이고, 서로 간에는 계약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주보로부터 레미콘업체 등에 지급할 대금을 받은 극동건설과 이들 업체에 어음을 발행한 웅진홀딩스 사이에 당연히 있어야 할 자금거래가 없다는 점이다. 즉 레미콘대금이 대주보로부터 극동건설에 지급됐으며, 웅진홀딩스가 5개 레미콘업체에 16억원어치의 어음을 발행했다면 극동건설이 웅진홀딩스에 돈을 주어야 하지만, 이 같은 거래가 없다는 것이 레미콘협회측의 주장이다. 협회측은 실제 거래내역에 대한 질의서를 극동건설측에 보내놓은 상태다.

레미콘협회 관계자는 “레미콘 대금지급을 웅진홀딩스가 어음으로 지급한 만큼 극동건설과 웅진홀딩스의 자금거래 내역을 요구했더니, 현장 납품부장에게 거래가 없었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돈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웅진그룹내 다른 계열사와 거래한 업체들을 알아본 결과, 법정관리 신청을 앞둔 몇 개월 전부터 계열사 사업장의 대금거래가 웅진홀딩스 어음으로 지급됐다”면서 “웅진홀딩스의 높은 신뢰도를 이용해 어음을 끊어주면서 계열사들이 현금을 챙긴 다음, 웅진홀딩스가 고의 부도를 낸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대구지역 5개 레미콘업체는 극동건설과 웅진홀딩스를 사기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또 레미콘협회는 대금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웅진 스타클래스 남산’ 사업장에 회원사들의 레미콘 납품을 중단하기로 했다.

전영기자 young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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