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품으로 되돌아온 '금호강'] <상>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 최수경,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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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1-01 08:22  |  수정 2013-01-01 08:23  |  발행일 2013-01-01 제13면
‘생태하천’으로 환골탈태… 인간과 자연의 ‘통로’가 다시 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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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촌유원지의 명물로 등장한 금호강 해맞이다리. 이 다리를 통해 자전거와 도보로 금호강 동·서편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돼, 동촌유원지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강변의 갈댓잎이 바람세기에 따라 비파소리를 내고, 물은 호수처럼 맑고 잔잔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금호강(琴湖江). 수려한 경치에 감탄하며 사시사철 유랑객의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던 금호강은 1970년대 산업화 물결 탓에 주변에 공단이 하나둘씩 들어서면서 곡(哭)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버려진 땅, 죽음의 강으로까지 인식됐다. 자연히 대구시민의 관심 속에서도 저만치 멀어져 갔다.

하지만 금호강이 최근 생명의 강으로 환골탈태해 시민 품으로 되돌아왔다. ‘금호강 아직 살아있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4대강사업으로 추진된 낙동강 정비사업이 금호강 회생의 기폭제였다. 낙동강의 핵심지류인 금호강에도 사업비 1천664억원이 투입되는 생태하천조성사업이 진행된 것이다. 2010년부터 2년여에 걸쳐 진행된 이 사업이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금호강의 변신을 견인했다. 영남일보는 3차례 시리즈를 통해 금호강의 달라진 모습을 조명하고, 향후 금호강이 대구의 젖줄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친환경적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한다.


2년여 생태환경사업 마무리

안심·율하 등 19곳에 테마공원 조성
수질도 3등급에서 2등급으로 개선
하중도에 꽃밭·수달 보금자리 마련
팔현습지엔 철새 관망대 설치 ‘호응’

자전거길로 논스톱 생태관광

강정고령보∼경산 경계 41.3㎞ 조성
38㎞는 전용도로… 안전성 크게 강화
낙동강∼신천∼금호강 단절 없이 잇고
12개 진입 연결로 뚫어 접근성도 개선


◆ 동촌해맞이다리 ‘명물’

금호강을 가로지르는 대구 동촌유원지에 지난해 9월 하나의 명물이 등장했다. 동촌해맞이다리가 그것이다. 사장교 형태로 폭 6m, 길이 222m의 이 다리에는 난간에 500여개의 LED백색조명등이 설치되고, 주탑부분에는 12개의 컬러로 다양한 색상을 연출할 수 있다. 빛 공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단순하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표현했다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 다리에 보도교를 설치해 자전거와 도보로 동촌유원지 동·서편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사람과 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다리로는 대구에서 가장 길다. 지하철 이용객이 동촌역에서 내려 보도교 위에서 금호강을 구경하면서 동촌유원지 일대를 유람할 수 있다.

여기에 인근 아양폭포와도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사람이 모여들면서 자연히 침체됐던 주변 상권활성화도 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대구선 폐선으로 남겨진 동촌유원지내 아양철교 역시 리모델링을 준비하며 관광명소로 등장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말 그대로 동촌유원지의 대변신이다.

장마 때마다 인근 주민을 가슴졸이게 했던 홍수피해 노이로제에서도 어느 정도 해방됐다. 금호강 바닥에 쌓여있던 170만㎥의 토사를 준설한 뒤 홍수 수위가 0.7m 줄어들어 300㎜의 물폭탄에도 동촌유원지가 더 이상 침수되지 않게 된 것이다. 콘크리트 고정보를 철거하고, 높이 3m, 길이 158m 규모의 고무재질 가동보가 설치되면서 금호강 수위조절이 용이해진 점도 침수피해 우려를 불식시켰다. 평균 수심 1.3m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금호강 수량 확보가 가능해진 것도 나름의 성과다.

그 노력의 결과일까. 금호강 수질은 기존 3등급(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3.9ppm)에서 최근 2등급(BOD 2.4ppm)으로 개선됐다. 금호강의 생태환경조성사업은 신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금호강의 맑은 물이 신천유지수로 활용되면서 신천의 부영양화를 예방할 수 있게 됐다. 동절기에는 신천 스케이트장이 들어서 시민 생활공간으로도 요긴하게 활용된다. 가족과 연인단위의 시민에게 휴식공간 제공처로서도 손색이 없다.

이는 금호강 둔치 안심, 율하 등에 총 19개의 테마공원이 조성되면서부터다. 다목적 광장이 설치돼 어디서든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이용할 수 있다. 강변산책로 외에 신천 합류부에서 달서천 합류부까지 5.7㎞에는 마사토 산책로가 추가 설치됐다. 축구장, 야구장, 농구장,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 등 111개소의 체육시설을 정비해 생활체육기반이 크게 향상됐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전덕채 대구시건설방재국장은 “금호강 정비사업은 치수 위주의 하천정비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변공간과 생태환경 조성으로 시민 여가문화 수준 및 삶의 질을 향상시켜 도시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 생태관광지로 바뀐 하중도

금호강 생태하천조성사업으로 대구시 북구 노곡동 하중도(河中島·강 중간에 있는 섬)의 흉물이었던 기존 비닐하우스 520여동이 철거됐다. 농사 비료가 수질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발상의 전환을 시도한 것이 주효했다. 대신 그 자리에는 꽃밭이 조성됐다. 봄에는 유채와 물억새를 식재하고 가을에는 황화코스모스, 빅스타 코스모스가 넓은 18만5천여㎡(5만6천여평) 일대를 수놓는다. 이 때문에 이 일대는 시민과 사진작가의 사진촬영 명소로 급부상했다.

하중도 상류와 하류지점 15곳에는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인 수달 보호를 위해 인공 보금자리가 마련됐다. 수달의 인공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은 전국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대구시는 수달의 생태특성을 감안해 1m 이상 큰 돌을 사용해 돌과 돌 사이의 공간을 넓게 했다.

이는 대구시가 민간환경단체인 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 등의 조언으로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수달 인공서식지 마련을 요청하면서 가능해졌다.

금호강 수달은 2005년 처음 목격되면서 보호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후 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수달 15마리 이상이 꾸준히 금호강변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앞으로 수달 보호를 위해 지속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고, 신천 재해예방사업 등과 연계해 수달 이동통로와 안전펜스를 설치해 수달서식 환경보전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금호강 수변 생태공간 조성에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것은 수성구 고모동 팔현습지다.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팔현습지에는 금호강 생태환경조성사업 후 철새 관망대가 세워지면서 시민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겨울에는 고니와 흰꼬리수리 같은 보기 드문 희귀종이 찾는다. 이곳은 왜가리와 백로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먹이가 많고 산란하기에 알맞은 숲이 있기 때문이다. 팔현습지 주변은 율하천과 금호강이 합류하는 지대여서 강물의 유속 차이로 하천퇴적지형이 잘 발달돼 있다. 이곳 팔현습지와 안심습지는 금호강 정비사업 대상지이지만 개발보다는 보전 가치를 더 중시해 공사는 최소한으로 진행됐다. 수성구 고모재 주변 금호강 자전거길 조성사업시 자연생태보전을 위해 제방 위로 설치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심, 침산, 서재지구 등 3곳에 생태공원 조성은 피로에 지친 시민에게는 생활의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우회 없는 자전거길로 풍경 만끽

금호강 자전거길 조성을 빼놓고 금호강 생태하천 조성사업을 논할 수 없다. 그만큼 비중이 적지 않다.

낙동강 강정고령보에서 경산시 경계까지 41.3㎞의 자전거길이 조성됐다. 낙동강~신천~금호강을 단절구간 없이 자전거로 횡단하게 됐다. 의미를 더 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이 중 38㎞는 자전거 전용도로로 구성돼 라이딩족의 안전성이 크게 강화됐다는 점이다. 산책로(황토색)와 자전거전용도로(연청색)가 명확히 분리돼 있어, 행여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스트레스에서도 벗어나게 됐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자전거길만 덩그러니 놓여 있지 않다는 점이다. 자전거로 금호강변을 달리면서도 생태자원의 보고인 서재억새공원, 안심습지 등 관광거리가 수두룩하다. 작지만 일상에서 소담한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

제방과 도로, 아파트 단지 등에서 자전거도로로 진입할 수 있는 연결로 12개(교량 5, 횡단데크 7)를 설치해 자전거 이용자의 접근성이 개선된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우회구간 없이 도로의 연속성이 확보되면서 대구에서 금호강의 발원지 격인 영천까지 72㎞에 이르는 자전거길 종주도 순탄해졌다.

권정락 대구시건설본부장은 “금호강 둔치에 설치된 자전거전용도로를 통해 시민이 수려한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도록 차량과 오토바이 진입을 금지했으며, 차량과 자전거가 함께 통행하는 수성구 고모재 겸용도로에서는 감속운행이 이뤄지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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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강 생태하천조성사업 위치도


■ 금호강 지구별 자전거도로 연결로

▶호산(달서구)=강창역~강창교 하류, 대실역~강창교 하류, 강변도로~강창교 입구
▶세천(달성군)=죽곡지구~세천교 북쪽, 성서5차단지~세천교 북쪽, 서재~서당골 제방
▶서재(달성군)=성서5차단지~서재들 제방, 서재초교~서재들 제방
▶방천(달성군)=서재로 도림초교삼거리, 해랑교~도림초교삼거리, 방천리~해안교좌안 상류
▶비산(서구)=북부정류장~팔달교 좌안하류, 팔달역~팔달교 좌측 하류, 칠곡 중앙대로~팔달교
▶노원(북구)=대구은행 3공단지점~노곡교 왼쪽, 노원네거리~조야교 입구
▶산격(북구)=세정드림타운~침산교~신천둔치, 동북로 연암네거리~신천동로
▶검단(북구)=검단로 민들레아파트 앞 제방, 검단동 안국사 진입로
▶복현(북구)=복현오거리~공항교 입구, 불로동~공항교 횡단 오른쪽
▶신암(동구)=동북로 신성초교~성보학교 앞, 아양교역~신암보성2차 앞, 입석네거리~아양교 우측
▶동촌(동구)=아양교역~동촌유원지, 효목시장~동촌유원지, 동촌역 앞 해맞이다리 진입
▶팔현(수성구)=달구벌대로 연호역~수성 훼미리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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