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파킨슨병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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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26 07:56  |  수정 2014-08-26 07:56  |  발행일 2014-08-26 제21면
■ 칠곡경북대병원 뇌신경센터 이호원 교수
“완치 없지만 약물·수술 효과 뛰어나…적극적 치료땐 일상생활 전혀 문제 없어”
[전문의에게 듣는다] 파킨슨병

중뇌 흑질 도파민 신경세포 퇴행이 원인
자세 불안정·경직 등 운동장애로 나타나
행동 느려지고 잠버릇 심해졌다면 ‘경보’
노인 질환? 최근 40대 이하 젊은층도 발병

"한의원·정신과 등서 불필요한 치료로
초기 대처 놓치는 경우 많아 안타까워”

로빈 윌리엄스, 무하마드 알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공통점은 파킨슨병을 앓았거나 앓고 있다는 것이다. 파킨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환자도 65세 이상에서는 100명당 1명, 전체 인구에서는 1만명당 1명의 빈도로 발생한다. 현재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8만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파킨슨병은 노인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뇌질환이지만, 간혹 젊은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요 증상에 대해 미리 알고 초기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 운동·수면장애

이호원 칠곡경북대병원 뇌신경센터 교수는 “파킨슨병은 중뇌의 흑질에 있는 도파민 신경세포의 퇴행으로 인해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아 떨림, 경직, 운동느림, 자세 불안정 등의 운동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이라며 “만성 퇴행성 뇌질환인 만큼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기본적인 건강을 유지하며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국내를 대표하는 파킨슨병 전문의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파킨슨병의 세계적 권위자인 마이클 오쿤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의과대학 교수의 ‘파킨슨병 환자의 더 행복한 인생을 위한 10가지 비밀’이란 책을 번역·출판하기도 했다.

책을 낸 이유는 간단하다. 파킨슨병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상식 때문이다.

이 교수는 자신을 찾아오는 환자 중 상당수가 불필요한 치료를 받다가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파킨슨병이 악화되는 데도 기력이 떨어졌다고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거나 정신과에서 노인성 우울증 치료를 받기도 하죠. 심지어 나이가 들어, 늙어서 그렇다고 체념하시는 어르신들을 볼 때면 가슴이 아파요.”

진단은 다양한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전신적인 내과적 검사(피검사·소변검사·심전도·가슴 엑스레이 검사 등), 뇌 자기공명영상, 파킨슨 척도 검사, 치매검사 등을 통해 파킨슨병 또는 유사한 질환인지를 감별하게 된다. 이 과정은 파킨슨병 치료계획 및 앞으로의 예후를 평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이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적극적인 치료를 권한다. 1817년 제임스 파킨슨이라는 영국의사가 파킨슨병이라는 질병을 찾아냈고, 이후 200년 가까이 연구가 거듭된 만큼 치료방법과 효과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파킨슨병의 경우 ‘둔한 움직임’과 ‘떨림’이 대표적 증상이지만 뇌에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하고,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맞추는 약물 치료만으로도 뇌신경세포의 파괴를 예방하고,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 상당수가 수면장애를 호소하기도 한다. 또는 심한 잠꼬대를 하거나 헛손질과 헛발질 등 램수면장애를 겪기도 한다. 수면장애도 약물치료로 개선효과가 있다.

[전문의에게 듣는다] 파킨슨병

◆치료는 약물·물리·수술

파킨슨병은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는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직 없다. 지금까지 연구·개발된 파킨슨병 치료방법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수술이 있다. 파킨슨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은 환자의 하루 일과 및 운동능력을 정확히 평가해 결정되기 때문에 정확한 용량을 정해진 시간에 투약해야만 최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반창고처럼 피부에 붙이는 나노소자가 개발돼 파킨슨병 환자와 가족들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이는 약물을 전달하는 하나의 방법일 뿐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된 것은 아니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근육통과 허리통증은 흔한 일이다. 이 때문에 굳어진 근육 및 관절을 풀고 운동량을 증가시켜 주는 물리치료는 무엇보다 중요한 치료법이다. 물리치료에는 반복적 물리치료, 자세교정, 보행훈련, 호흡훈련, 말하기 등이 있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좋은 운동 요법으로는 스트레칭 운동, 걷기운동, 체조, 수영, 언어요법, 마사지, 작업요법 등이 있다.

오랜 약물 투여로 약물에 의한 효과적 치료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장기적 약물 사용으로 도파민계 약물 부작용이 있을 때 수술적 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수술로는 병들어 있는 뇌 조직을 부분적으로 파괴시키는 ‘신경파괴술’과 과민해져있는 뇌 부위를 전기로 자극해 신경 전달을 차단시키는 ‘뇌 심부 자극술’이 있다. 뇌 심부 자극술은 고난도의 수술이지만, 신경외과 수술 중 비교적 안전한 수술이라고 할 수 있다. 수술은 환자의 연령이나 증세가 심한 정도, 동반증상 및 이전 수술 여부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이 교수는 “파킨슨병은 완치불가능한 질환이기는 하나 약물치료 및 수술에 대한 반응이 좋다. 이 때문에 치료는 단기간의 효과보다는 남은 생애 전부를 고려하면서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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