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신규 물량 급감…내집 마련 ‘불꽃 경쟁’

  • 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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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5-27   |  발행일 2015-05-27 제13면   |  수정 2015-05-27

대구지역 부동산 시장이 2015년에도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당초 올해부터 입주물량이 급증해 분양시장이 조정기를 맞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오히려 신규 분양 아파트마다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화제를 뿌리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구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37.16대 1로 광주(51.32대 1), 울산(37.57대 1) 다음으로 높았다. 또 분양전문 광고대행사 <주>애드메이저 부설 디자인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구에서 분양한 신규 아파트 5개 단지 1천737가구가 모두 1순위 내 청약을 마쳤다.


대규모의 택지 공급 힘들고
민간택지도 절대적 부족
올해 분양규모 크게 줄어
청약경쟁률 더욱 치솟아

초저금리에 대출받기 쉽고
전세난에 지친 30대 합류
신규 ‘완판 행진’ 이어갈 듯
미분양 아파트도 급속 감소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 1월 분양한 대구 수성구 만촌동 ‘만촌역 태왕아너스’가 55가구 공급에 무려 8천359명이 몰려 평균 청약 경쟁률이 151.98대 1까지 치솟았다. 특히 전용면적 84㎡는 190.95대 1의 경쟁률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전용면적 58㎡는 69대 1, 65㎡ 48.09대 1, 47㎡는 27대 1을 각각 나타냈다. 같은 달 분양한 대구 북구 태전동의 ‘협성휴포레 강북’ 역시 전용면적 84㎡B의 청약경쟁률이 70.17대 1로 최고를 나타내며 1순위 마감했고, 84㎡A는 57.76대 1, 72㎡B는 37.24대 1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했다. ‘협성휴포레 강북’은 총 2만156명의 청약자가 몰려 전국 1순위 마감 분양단지 가운데 서울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 마스터’(2만2천36명), 창원 ‘가음 꿈에 그린’(2만1천703명)에 이어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만촌역 태왕아너스’는 6위를, 포항 영일대 ‘우방아이유쉘’은 6천81명으로 7위를 각각 기록했다.

또 지난달 분양한 대구 동구 지저동의 ‘태왕 아너스 리버파크’(전용면적 84㎡)는 42.90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 마감했고, 같은달 대구 인근인 경산역 뒤편에 분양한 ‘경산역 풀리비에’(전용 면적 59·72㎡)도 최고 24.27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역시 1순위내 청약을 끝냈다.

이처럼 대구지역 분양시장의 활황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것은 신규 아파트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공급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에 불과하다. 최근 2년여 동안 대구지역 아파트 공급을 견인해온 대구혁신도시, 대구테크노폴리스 등의 공영택지 공급이 거의 마무리돼 올핸 대규모 택지공급이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민간택지도 절대적으로 부족해 올 하반기 도심 대단지 아파트 분양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분양대행사 ‘이룸’의 서상욱 대표는 “올해 분양시장이 지난해 상황과 큰 차이는 없다. 신규 분양단지마다 여전히 투자수요가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가정주부까지도 투자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특히 올핸 공급이 적다 보니 분양만 하면 완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꾸준한 투자수요와 별개로 올해의 경우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초저금리와 청약제도 개편에 힘입어 청약대열에 대거 합류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전셋값 급등 여파로 30대가 분양시장의 새로운 주(主) 수요층으로 떠올랐다. 저금리의 은행 대출상품을 활용해 청약전쟁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매매價 상승률 고공행진
17개 시·도중 ‘최상위권’
상승열기 대구전역 확산
서·동·달서구 주목 받아

지난달 대구 주택거래량
작년 동기보다 25% 늘어
중개사 78% “거래 늘 듯”
저금리로 구매 증가 전망



이처럼 분양시장이 열기를 보이면서 미분양 물량도 줄어들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미분양 현황 자료에 따르면 3월말 기준 대구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483가구로 전월 669가구보다 27.8% 감소해 전국 평균(14.5%)을 크게 웃돌았으며, 감소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특히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주택도 96가구로 전월에 비해 11.1% 줄었다.

기존 주택의 매매가격 상승률도 전국 17개 시·도 중 최상위권을 유지한 채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4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 전월 대비 대구의 매매가 상승률은 0.87%로 광주(1.06%) 다음으로 높았다. 또 KB국민은행 조사에서도 연초 대비 주택 매매가격이 2% 이상 오른 곳은 전국에서 대구 동구와 수성구뿐이다.

대구는 최근 몇년간 수성구를 중심으로 상승했지만 올해 1분기엔 서·동·달서구로까지 상승세가 확산됐다. 특히 서구의 경우 최근 가격수준이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동구는 대구혁신도시 등 굵직한 개발호재가 상승에 기여했고, 북구는 옛 제일모직 터의 ‘대구-삼성 창조경제단지’ 조성이 가시권에 들면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올해 전국 공동주택(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 공시가격 변동률 조사에서도 대구는 12.0%(지난해 10.0%)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최고의 상승률을 보였다. 역시 수성구가 17.1%로 전국 252개 시·군·구 가운데 1위를, 인접한 경북 경산이 15.6%로 2위를 각각 기록했다. .

이에 따라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지난달 주택매매 거래량도 대구의 경우 6천121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4.9%, 경북은 5천457건으로 17.7% 각각 늘었다.

올해 대구지역 부동산 시장에선 지난 7~8년간 거의 없었던 중대형평형의 분양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새롭게 나오고 있다. 분양대행사 <주>대영레데코의 김대엽 대표는 “그동안 전용면적 84㎡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공급이 이어져온 만큼 중대형의 희소가치가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며 “2009년 이후 충분한 조정을 거친 중대형 아파트가 지금부터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부동산 시장이 대체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써브가 전국의 회원 개업공인중개사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7.8%가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올해도 주택 구매력이 높아져 매매거래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저금리가 매매가격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61.2%가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점쳤다. 부동산써브 관계자는 “금리 인하가 투자자들보다는 내집 마련을 준비 중인 실수요자에게 좋고 그 중에서도 환금성 좋고 선호도 높은 아파트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창호기자 leec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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