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염증성 장질환

  • 임호
  • |
  • 입력 2016-01-05 08:06  |  수정 2016-01-05 08:06  |  발행일 2016-01-05 제21면
반복되는 궤양성대장염·크론병…완치란 없다
20160105
칠곡경북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현석 교수
20160105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일반적으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을 가리킨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은 설사나 복통, 메스꺼움, 발열, 식욕 부진, 체중 감소, 피로감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다만 크론병은 주로 소장과 대장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서만 발병한다.

이러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의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발병·재발원인 아직까지 못밝혀
환자별 진행양상 달라 예측 불가
복통·혈변·설사 등 증상땐 의심
혈액·대변검사後 내시경검사를

소·대장에 주로 생기는 ‘크론병’
결핵성 장염과 구별하기 쉽잖아
현재 최선의 치료법은 약물 복용
증상 사라진 후도 藥 계속 먹어야


스트레스에 의한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염된 것도 아니다. 여러 복합적 상황이 있을 수 있는데 크게 세가지로 유전자, 면역 시스템에 의한 부적절한 반응, 환경 내의 인자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염증성 장질환이 각각의 환자에게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염증성 장질환은 만성질환이라는 것이다.

만성질환이란 질병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뜻으로,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시킬 수는 없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그리고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의 기대 수명은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한 번의 치료로 완치되지는 않지만 평생 관리하고 조절하며 살아간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가족력 및 개인 병력에 대한 질문을 포함한 진찰을 받은 후 각종 검사를 받게 된다. 우선 혈액검사나 대변검사를 받고, 이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다. 내시경을 통해 직접 눈으로 관찰하면서 장 점막의 염증 정도나 형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대장내시경을 하면서 조직검사도 할 수 있어 염증성 장질환 여부를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복부 CT나 MRI 검사를 받을 수도 있다.

한 가지 검사만으로는 염증성 장질환인지 알 수 없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다양한 검사들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혈액 검사, 내시경 검사 등은 처음 병원에 갔을 때 한 번 받고 끝나는 게 아니다. 치료를 받으면서 계속 반복해야 한다. 그래야 병이 좋아졌는지 악화되었는지 비교할 수 있고, 약으로 인한 부작용은 없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의 완치 방법은 아직 없지만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따라서 염증성 장질환을 관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의사의 처방대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다. 이렇듯 염증을 억제하고 제거할 목적으로 시행하는 약물 치료로는 염증조절제, 부신피질 호르몬제, 면역 조절제, 항생제, 생물학제제 등이 있다. 약물 치료시 주의할 점은 증상이 사라진 이후에도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악화되더라도 그 정도가 비교적 덜하다는 것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발병 원인과 재발 원인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감염성 장염이나 감기 등에 의해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비위생적인 음식 섭취를 피하고 가능하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한다. 감기로 두통 또는 관절염 치료에 흔히 쓰이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사용하면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치의와 상의해 처방받도록 한다.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음식을 잘못 먹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복통과 설사 때문에 진땀을 빼거나 출근 시간에 설사 증상으로 화장실에 간 경험이 있다면 과민성 장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장을 검사해도 뚜렷한 병변이 발견되지 않으나 설사나 변비 등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복부 불쾌감을 호소한다면 과민성 장증후군이다. 증상만으로는 염증성 장질환과 구별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 검사를 통해 기질적 병변이 없다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장염은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했을 때 발생하며 설사나 복통을 일으킨다. 질병 초기에는 염증성 장질환과 종종 혼돈되기도 하며, 특히 결핵성 장염은 크론병과 구별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허혈성 대장염은 일시적으로 대장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혈액의 공급이 감소하여 대장 점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장병, 고혈압, 동맥경화 등을 앓는 중년, 고령층에서 흔히 발생한다. 심한 복통 후에 설사, 혈변이 나타나는 특징적인 증상을 보인다.

염증성 장질환은 설사, 복통 등을 주로 동반하기 때문에 과민성 장증후군 등과 같은 질환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로 인해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 따라서 설사, 복통, 혈변 등의 증상이 1~2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기능성 장질환보다는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하여 원인 질환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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