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콜라보 수석전’을 열고 있는 김여근씨가 8일 ‘만경관’이란 주제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
“돌을 수집하다 어떻게 하면 1차원적 형태의 수석을 소장자의 인격과 인문학적 소양을 담은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덕천한문교습소(대구시 수성구 신매동)를 운영하고 있는 김여근 훈장(52)이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대백프라자 갤러리에서 이색적인 수석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름하여 ‘콜라보 수석전’이다. 이 전시는 기존 수석전과 달리 천연석에 시, 회화, 서예, 서각, 조각, 공예 등 다양한 예술적 요소를 결합해 인문학적 스토리를 입혔다. 밥에 나물, 고기, 계란, 고추장을 넣은 게 비빔밥이듯 돌이란 오브제에 여러 예술 장르를 덧붙였다.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은 공동작업이란 뜻입니다. ‘콜라보 수석’은 제가 개척한 수석의 새로운 장르라고 할 수 있죠. 25년간 돌을 수집하면서 돌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자연과 친밀도를 높이고 인간들이 문명사회로부터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자 전시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김 작가는 2012년 월간 ‘수석문화’에 ‘자석자찬(自石自讚)’이란 주제로 연재를 하다 수석의 이미지에 자신의 감정과 상상력을 형상화하고자 했다. 돌마다 나무, 흙, 그림 등 갖가지 오브제를 결합시켰다. 그는‘돌돌돌 돌고 돌아 나에게 온 돌. 돌이라 부르니 묵묵무답, 수석님 하고 섬기니 하 많은 말 하는 돌’이란 말로 돌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수석의 주제도 ‘죽림칠현’ ‘세월아 네월아 가지를 마라’ ‘어화둥둥 내 사랑아’ ‘강남스타일’ ‘내마음에 들어온 돌’ ‘수석은 만경관이다’ 등과 같이 재미있고 색다르다.
‘결국’이란 작품에 등장하는 돌은 볼품없이 그냥 금이 간 돌이다. 그 돌을 깨진 장독 안에 넣고 글을 썼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돌이 깨지듯 화합하고 사랑하지 않으면 남북관계도 깨져버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관람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작품마다 고개를 끄덕이고 수긍을 하게 된다.
김 작가는 의성 출신으로 증조부가 한학을 하면서 수석을 했다. 조부와 부친 역시 수석을 한 4대 수석가문이다. 이번 전시회에 조부와 부친의 작품도 전시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수석 1세대 윤종오 선생은 “45년간 수석을 하면서 8권의 책을 내고 3차례 전시회를 했지만 김 작가 전시회만큼 훌륭한 전시회를 본 적이 없다. 그는 아름답고 화려한 돌만이 아닌, 보잘 것 없는 돌에 생명을 불어넣은 돌의 연금술사”라고 추켜세웠다.
김 작가는 계명대 신학과를 다니다 그만두고 경주교도소 공무원으로 7년간 일하기도 했다. 그는 그때 책을 많이 읽었다고 했다. 30대에 대구예술대 서예학과에 입학한 그는 17년 전부터 대구 수성구에 덕천한문교습소를 내고 아이들에게 한문을 비롯한 인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시조시인이기도 하다. ‘시조생활’에 ‘홍매’란 시조로 등단했다. ‘대구미술비평연구회’ ‘세계전통시인협회’ ‘시조생활 시인협회’ ‘무이회(수석연구회)’등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박진관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