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숙의 전통음식이야기] 추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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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수정 2016-06-01  |  발행일 2016-06-01 제면
[권현숙의 전통음식이야기] 추어탕
추어탕
[권현숙의 전통음식이야기] 추어탕
<전통음식전문가>

“깊은 산속에 호랑이가 떠나면 여우가 활개를 치고, 큰 연못에 용이 떠나면 미꾸라지가 흙탕물을 일으키며 난리를 친다.” 요즈음 같이 어지러운 세상을 빗대 한 얘기지만 예로부터 미꾸라지는 부정적이고 천하게 대접 받아왔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리게 하는 것은 먹이를 찾기 위해 물 속 바닥을 파헤쳐 흙탕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미꾸라지는 모기 유충 등을 잡아먹어 모기 번식을 막아주는 데 도움을 준다. 미꾸라지의 특성은 아가미 호흡 외에 장으로도 호흡을 한다는 것이다. 산소가 부족한 3~4급수의 물에도 잘 살며 물을 맑게 하는 이로운 생물이다. 추어탕은 벼농사가 끝나고 논에 물을 빼는 과정에서 잡히는 미꾸라지로 끓여 먹었던 것이 유래라 할 수 있다. 여름철 더위에 지친 농민들에게 풍부한 단백질과 비타민A, 무기질을 제공해 보양식으로 인기가 많다. 보통 추어탕 하면 가을철 음식으로 생각하지만 봄을 지나 초여름에 잡히는 미꾸라지가 살이 많아 제일 맛있다고 한다.

미꾸라지에 관한 최초 문헌은 1850년 순종 때 실학자 이규경이 지은 ‘오주연문장전산고’인데, 여기에 ‘추두부탕’에 대해 상세하게 나와있다. “미꾸라지 50~60마리를 항아리에 넣어 하루 세 차례 물을 바꾸어 주어 5~6일이 지나면 진흙을 다 토해낸다. 솥에다 두부 몇 모와 물을 넣고 미꾸라지 50~60마리를 넣어 불을 때면 미꾸라지는 뜨거워서 두부 속으로 기어 들어간다. 더 뜨거워지면 미꾸라지는 약이 바싹 오르며 죽어간다. 이것을 참기름에 지져 탕을 끓인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상류층이나 일반가정에서보다는 성균관 부근에서 소를 도살하는 계층인 관노신분인 반인(백정)들이 즐겼다고 한다. 19세기 경에는 미꾸라지 음식은 서민들의 음식으로 인기가 높았다.

추어탕을 끓이는 법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경상도식은 미꾸라지를 삶아 으깨 풋배추, 토란대, 부추 등을 넣고 끓이다가 파, 마늘, 방아 잎, 산초 등을 넣고 끓인다. 전라도식은 경상도식처럼 끓이다가 된장, 파, 마늘, 들깨 등을 넣고 진하게 끓이고 산초 등을 넣어 매운 맛을 낸다. 원주식은 고추장으로 맛을 내고 서울식은 사골과 내장을 끓인 물에 두부, 버섯 등을 넣고 삶은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어 끓인다.

미꾸라지는 단백질이 많고 칼슘과 비타민 등이 풍부해 정력을 돋워주는 강정·강장식품으로 알려져있다. ‘본초강목’에 의하면 미꾸라지는 배를 따뜻하게 하고 원기를 돋우며 술을 빨리 깨게 하고 기력을 보해 발기불능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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