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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을때 달고 부드러운 느낌
단순탄수화물 의외로 많아
구조 단순해 쉽게 지방 변신
당뇨·고지혈증 등으로 연결
현미·채소 ‘복합물’먹어야
비만클리닉에 오는 사람들과 상담하다 보면 “나는 고기도 별로 안 좋아하고, 술은 먹지도 않는데 살이 왜 이리 찌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이가 많다.
그들에게 기호식품을 물어보면 대개 면, 빵, 과자 등의 밀가루 음식, 찐감자와 옥수수, 믹스커피 등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비만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어서 전적으로 식습관 탓만 할 수 없지만, 식습관이 가장 중요해서 비만치료시 식습관의 문제점을 찾아서 이를 개선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그럼 앞에서 언급됐던 기호식품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단순 탄수화물 음식이라는 것이다.
탄수화물은 우리가 하루 섭취하는 총 열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주된 에너지원으로 크게 ‘단순 탄수화물’과 ‘복합 탄수화물’로 나눌 수 있다. 탄수화물은 많이 섭취했을 경우 지방으로 전환되어 저장되는데, 단순 탄수화물은 구조가 단순해서 쉽게 소화돼 흡수되기 때문에 지방으로 많이 가게 된다. 반면 복합 탄수화물은 그렇지 않다. 즉, 단순 탄수화물은 나쁜 탄수화물이고 복합 탄수화물은 좋은 탄수화물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 탄수화물은 씹을 때 부드럽고 단맛이 느껴지는 탄수화물로 쌀밥, 밀가루, 감자, 옥수수, 설탕, 과일, 각종 음료수 등이 해당된다. 복합 탄수화물은 거친 느낌의 탄수화물로 잡곡, 현미, 각종 채소 등이 해당된다.
탄수화물 중 단순 탄수화물이 바로 비만의 주범이 되는 탄수화물이다. 이것이 더욱 문제가 되는 중요한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중독되는 식품이라는 것이다. “알코올이나 마약도 아닌데 중독이라니요?”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탄수화물도 마약을 섭취할 때와 같이 뇌에서 도파민을 분비해 기분을 좋아지게 한다. 이로 인해 우리는 계속 단 것(탄수화물)을 찾게 된다. 내성이 심한 경우 탄수화물을 갑자기 줄이게 되면 손이 떨리거나 신경이 예민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탄수화물 섭취가 많고 의존도가 높은 상태를 ‘탄수화물 중독증’이라 한다. 다음과 같은 자가 검진 항목을 이용해 탄수화물 중독인지 아닌지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다.
첫째, 아침을 배불리 먹어도 점심시간 전에 배가 고프다. 둘째, 밥·빵·과자·피자 등의 음식을 먹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셋째, 음식을 먹은 직후에도 만족스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더 먹는다. 넷째, 정말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먹을 때가 있다. 다섯째, 저녁을 먹고 간식을 먹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 여섯째,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꾸 단 것이 먹고 싶어진다. 일곱째, 책상 속이나 식탁 위에 항상 과자나 초콜릿 등이 놓여있다. 여덟째, 오후 5시가 되면 피곤함과 배고픔을 느끼고 일이 손에 안 잡힌다. 아홉째, 빵·과자·초콜릿 등 단 음식은 상상만 해도 먹고 싶다는 자극을 많이 받는다. 열째, 다이어트를 계속하는데 그때뿐이고 금방 요요현상이 온다.
위의 10개 항목 중 4~6개 항목에 해당된다면 중독증 위험군에 속하고, 7개 항목 이상 해당되면 중독증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가공이나 정제 과정을 거친 식품들이 대량 만들어지면서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는 음식이 우리를 강하게 유혹하고 있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에게 일시적으로 에너지를 내고 기분을 좋게 하는 이러한 음식에 대한 욕구는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
복합 탄수화물 위주로 건강하게 먹으면 약이 되지만, 단순 탄수화물만 즐기면 그만큼 비만뿐 아니라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각종 무서운 성인병들로 연결되게 된다. 탄수화물 중독증,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다. 건강한 식습관으로 건강한 100세 수명을 누리길 바란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동국대 경주한방병원 한방비만클리닉 송미영 교수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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