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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인천대 중국학술원 교수 |
대구·경북지역 중화요리의 역사는 대구에 화교가 정착하기 시작한 1905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화교 상인(화상) 1·2호가 경부선 개통을 계기로 조선 3대 시장의 하나인 대구에 정착했는데 1910년대 들어 화교 인구가 급속히 증가해 1919년에는 48호 165명이 거주했다.
대구경찰서가 1923년 말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구의 중화요리점은 2호, 음식점은 4호, 만두·호떡집은 29호로 총 35호에 달했다. 중화요리점은 일제강점기에 비교적 규모가 컸으며 주로 합자조직으로 창업해 중국에서 요리사를 데려와 전통 중국 요리를 하는 식당이었다. 중화요리점보다는 소규모이며 일반 서민을 위한 중화요리를 제공하는 것이 중화음식점이었다.
음식점보다 영세한 규모의 만두·호떡집은 만두(군만두, 물만두)뿐 아니라 더우장(豆醬), 여우티아오(油條), 계란빵, 팥빵, 식빵, 공갈빵 등을 제조 판매하고 중국의 명절 때 먹는 원소절의 찹쌀떡탕(湯圓), 단오절의 쫑즈 등도 만들어 파는 곳이었다.
1923년 말 대구의 중화요리점은 경정(현 종로)에 위치한 유명화와 왕수산이 경영하는 요리점이었다. 호떡·만두집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종로의 연승관(連陞館)이었다. 1920년대 후반 대구의 주요한 식당은 군방각(群芳閣), 인성루(仁盛樓) 등이었으며 상주에도 홍성관(鴻盛館)과 같은 음식점이 있는 것으로 봐서 경북의 군 단위까지 중화요리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1930년 대구·경북의 중화요리식당은 66개소, 요리사는 109명에 달했다.
지역 최대의 중화요리점은 군방각으로 1920년대 영업을 시작해 1960년대 말 문을 닫기까지 약 40년간 영업을 했다. 종로 화교소학교 맞은편에 위치했던 군방각은 요리사를 포함해 직원이 총 20명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매우 컸으며 지역 유지의 모임이나 결혼식, 회갑연, 칠순잔치 등이 이 식당에서 많이 열렸다.
지역 화교경제의 중심이던 포목상이 1930년대 들어 쇠퇴하자 지역 화교경제는 중화요리음식점이 포목상을 대체했다. 1942년 대구중화상회(현 대구화교협회) 임원 37명 가운데 음식점 경영자는 28명으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당시 대구의 중화요리음식점은 26개소에 달했다.
광복 직후 대구부와 인근 달성군의 화교 경영 중화요리음식점은 86호로 증가했다. 6·25전쟁 시기는 서울, 인천에서 피란 온 화교가 호떡·만두집을 새로 개업했기 때문에 더욱 증가했다. 1950~60년대 대구지역 화교의 직업별 분포를 보면, 중화요리음식점 종사 호수가 전체 호수의 60%를 차지했다. 1962년 현재 대구·경북의 중화요리점은 303호에 달했다.
그러나 화교의 중화요리음식점은 서구 외식산업의 유입과 한국인 경영의 중화요리음식점이 증가하면서 1970년대 이후 쇠퇴해 1999년에는 대구 67개, 경북 50개, 2014년에는 대구 50여개, 경북 38개로 크게 감소했다. 화교는 중화요리음식점을 그만두고 미국, 대만 등지로 이민을 떠났으며 이주지에서 다시 중화요리점을 개업하는 이가 많았다.
화교 경영의 중화요리음식점은 크게 감소했지만 지역 주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음식점이 적지 않았다. 지역 최대의 중화요리점이었던 군방각은 50년대까지 큰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60년대 들어 영업이 예전만 못했다고 한다. 기린원(현 덕영대반점)의 탄생과 관계가 있다. 미군정기 한국 최대의 무역회사인 인천 만취동(萬聚東) 출신의 이경문(李慶文)과 구비소가 1958년경 만생양조장을 수창동의 전매청 맞은편에 세워 중국식 백주를 생산했는데, 이곳을 헐고 1960년대 초 2층 건물의 기린원을 세웠다. 기린원은 현대식 시설과 유명한 조리사의 요리기술, 친절한 손님 서비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아이스크림을 무료로 제공하여 큰 인기를 끌었다.
한일극장 근처에서 해랑으로 출발한 태산만두는 이름그대로 만두 전문집이다. 45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영생덕(永生德)은 중화요리뿐 아니라 중국전통의 계란빵, 호떡 등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다. 중화반점은 50년 전에 개업해 야키우동의 원조집으로 유명하다. 1971년 개업한 복해반점은 주인이 몇 번 바뀐 뒤 지금은 미국에 재이주한 화교가 다시 돌아와 영업을 하고 있는 식당으로 나이든 화교들이 좋아하는 음식점이다. 이외에도 기린원의 후신인 덕영대반점, 인화반점, 서태후, 만리장성 등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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