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척추관협착증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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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19 07:58  |  수정 2016-07-19 09:26  |  발행일 2016-07-19 제21면
허리통증·다리저림 1∼2주 이상 지속땐 정밀진단 필요
201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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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노운석 교수

50~60대에서 허리통증이나 다리의 저림증상, 감각이상 혹은 보행장애가 있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은 ‘조금 걷다 보면 다리에서 통증과 저림현상이 오고 다리의 힘이 빠져 넘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한다. 이는 일종의 보행장애로 추간판 탈출증(디스크)에는 나타나지 않는 척추관협착증의 증상이다. 이런 증상은 허리를 뒤로 펴고 걷게 되면 좁아진 척추관이 더욱 좁아지게 되어 척추관 안쪽으로 지나는 신경들이 더 압박을 받거나 협착 부위의 혈액 순환이 일시적으로 안 되어 생긴다.

반면 걸음을 멈추고 쉬면서 허리를 앞으로 숙이게 되면 협착 부위의 공간이 넓어지고 혈액 순환이 다시 개선돼 허리통증과 다리 저림증상이 감소하거나 없어지게 된다. 이러한 척추관협착증의 원인으로는 태어날 때부터 척추관이 좁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후천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후천적으로 척추의 외상, 수술, 대사성질환 등에 의해 척추관이 좁아지기도 하지만 척추의 퇴행성 변화, 즉 노화과정 때문에 척추관이 좁아지는 것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추간판탈출증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생기지만 척추관협착증이 50~60대 이상에 많은 이유도 척추의 노화과정과 관련이 있다. 척추의 노화과정은 척추뼈 사이에 있는 추간판(디스크)에서 시작한다.

디스크는 안쪽에 있는 수핵을 바깥쪽에 있는 섬유륜이 감싸고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수핵 내의 수분이 사라지고 수핵이 딱딱해져 디스크가 부서지거나 섬유륜 밖으로 탈출하게 되면 디스크의 실제 높이가 낮아지게 된다.

디스크는 우리 몸의 무게를 완충하는 역할을 하는데 디스크 높이가 낮아지면 디스크의 완충 기능이 떨어지고 디스크가 하지 못하는 완충 역할을 디스크 반대쪽에 있는 2개의 후관절이 담당하게 된다. 힘을 많이 받게 된 후관절도 시간이 지나면서 관절염이 생기거나 관절이 파괴될 수 있는데 이러한 변화가 생길 경우 관절이 두꺼워지고, 두꺼워진 후관절이 척추관 안쪽으로 밀려 들어와 척추관을 좁히는 일차적인 원인이 된다.

후관절의 비후 외에도 척추관 안에 있는 후종인대나 황색인대가 두꺼워지거나 새로운 뼈가 자라나서 척추관을 좁히는 원인이 된다.

또 척추가 불안정하면 아래쪽 척추뼈에 비해 위쪽 척추뼈가 앞으로 밀릴 수 있는데 이를 척추전방전위증이라 하며, 척추전방전위증이 있을 경우는 없을 때보다 4배 정도 척추관협착증이 잘 발생한다.


허리 펴면 아프고 굽히면 편해…대부분 후천적 원인
폐경기후 여성, 인대·근육 약화로 남성보다 2배 많아
규칙적인 운동·체중 관리·바른 자세가 예방에 도움



척추관협착증은 우리 몸에서 33개의 척추뼈 중 많이 움직이는 척추 마디에 나타나는데 75%가 허리에서 발생하고 25%는 목에서 발생한다. 허리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척추관협착증 하면 요추관협착증을 의미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2배 정도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폐경기 이후 여성에서 나타나는 호르몬 변화로 인해 척추뼈를 지지해 주는 인대와 근육이 약화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졌다고 해서 다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MRI상 분명히 척추관 협착이 있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이는 노후된 수도관이 녹이 끼어 내부가 좁아지는 것처럼 모든 사람이 나이가 들면 일정 부분 척추관이 좁아진다고 보는 것이 맞으며 좁아진 척추관으로 인해 허리증상과 다리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만 척추관협착증이라고 생각하면 틀리지 않다.

척추관협착증을 포함해 경미한 허리통증이 있을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안정을 취하면 통증이 사라지지만 통증이 1~2주 이상 지나도 없어지지 않고 다리 저림증상이 동반될 경우는 병원을 찾아 정밀진단을 받아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의 치료에는 비수술적 방법과 수술적 방법이 있는데 최소 3개월 정도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해도 효과가 없는 경우 수술적 치료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수술적인 치료방법에서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요법과 물리치료(운동요법)로 해결할 수 있다. 약물요법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근육이완제 및 신경안정제 등을 사용할 수 있고 약물요법과 함께 운동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운동요법은 주로 척추관을 넓혀주는 허리의 굴곡 운동을 하며, 한쪽 혹은 양쪽 무릎을 가슴에 대거나 누워서 다리 펴고 들기 등이 포함된다.

약물요법과 물리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는 신경차단주사를 맞을 수 있는데 이 방법은 협착 부위 근처로 염증치료제와 신경안정제를 주입해 신경부종을 치료하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신경차단주사에는 접근 방법에 따라 꼬리뼈에 주사를 주거나 허리에서 신경뿌리에 주사를 주는 방법 등이 있다.

신경차단주사에도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꼬리뼈를 통해 작은 관을 넣어 유착 부위를 관의 끝으로 분리시킨 다음 약물을 주는 경막외강 유착박리술(신경성형술)을 시행해 볼 수 있다.

모든 병에 있어서 예방이 치료보다 더 중요하듯이 척추관협착증도 마찬가지다. 평소 20~30분간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있는 식습관, 체중관리, 스트레스 없는 생활(숙면) 및 바른 자세가 척추관 협착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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