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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일교포 2세 오충공 영화감독이 지난 16일 대구를 찾았다. 오 감독은 “한국과 일본 정부는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의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
‘6천661명’
일본 관동대지진 때 상해 임시정부 기관지인 독립신문이 파악한 재일조선인 희생자 수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2만3천여명의 조선인이 일본인에게 학살 당했다는 주장도 최근 제기되고 있다.
재일교포 2세 오충공 영화감독(61)은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33년간 노력해온 인물이다. 그가 청주에 이어 지난 16일 대구를 찾았다. 이날 오후 8시 대구시 중구 오오극장에서 관동대지진 사진전과 함께 오 감독이 제작한 ‘숨겨진 손톱자국’ ‘1923제노사이드, 93년의 침묵’이란 영화가 상영됐다. 두 영화는 조선인학살의 만행을 고발한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이날 오 감독을 비롯해 현종문 영화감독, 이재갑 사진가 등 대구지역의 다큐멘터리 작가와 조선인희생자 후손 등이 참석해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가 끝난 뒤 오 감독 및 유가족과 대화의 시간도 가졌다.
영화 ‘숨겨진 손톱자국’은 먼저 재일교포 조인승씨의 회상으로 시작된다. 조씨는 관동대지진 당시 부친과 친형, 그리고 많은 조선인들의 학살장면을 직접 목격한 산증인이다. 오 감독은 조씨 외에 다른 증인과의 인터뷰, 역사적 사실 등을 바탕으로 다큐멘터리기법을 통해 학살의 만행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1983년에 발표됐던 이 영화는 당시 일본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날 영화를 본 유가족들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관동대지진은 1923년 9월1일 일본 도쿄·요코하마·시즈오카·야마나시 지방 등지에서 일어난 대지진이다. 45만 가구가 불탔으며 사망자와 행방불명이 총 40만명에 달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혼란이 더욱 심해져가자 국민의 불만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한국인들이 우물에 독을 집어넣었다’ ‘방화를 했다’ ‘부녀자를 강간했다’ 등의 유언비어와 함께 폭동을 일으키려 한다는 거짓 소문을 조직적으로 퍼뜨렸다. 이에 격분한 일본인들이 자경단을 조직해 군경과 함께 조선인을 무차별 체포·구타·학살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나치 독일의 제노사이드, 보스니아와 코소보의 인종청소,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프랑스의 알제리인 학살과 더불어 일본이 저지른 인류의 씻을 수 없는 죄악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오 감독은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33년간 영화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일본 도쿄에서 출생해 고교 때까지 민족교육을 받고 자랐다. 1982년 요코하마 방송학원(현 일본 영화대학)을 졸업하고 다큐멘터리 영화제작에 투신했다.
오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 도중 “유언비어의 확산으로 조선사람들이 무차별 학살될 때 희생자들에게 이름이 무엇인지, 고향이 있는지, 가족이 있는지 그들은 한 번도 묻지 않았습니다”라고 성토했다.
그는 한일 양국 정부에 대해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도 했다.
“조선인학살은 민족의 고통이자 아픔이며 비극입니다. 하지만 9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상 규명은 커녕 사망자가 누구인지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어요. 이번 전국순회상영회와 사진전을 통해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지고, 일본 정부가 진심 어린 사과와 배상을 하길 바랍니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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