肝에 좋다는 건강식품, 지나치면 간염 키운다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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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03 08:10  |  수정 2017-01-03 08:10  |  발행일 2017-01-03 제19면
肝에 좋다는 건강식품, 지나치면 간염 키운다
간은 우리 몸의 독소를 제거하고 몸에 생긴 독성 물질을 중화시키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올바른 식습관은 물론 음주를 최소화해야 간경변증이나 간암에 걸릴 확률을 낮출 수 있다. 간 기능 검사에 필수적인 간 초음파 검사와 혈액검사(작은 사진) 모습.
肝에 좋다는 건강식품, 지나치면 간염 키운다

간염, 간경변증·간암으로 이어져
B형·C형 간염 보균자, 고위험군
지나친 약물남용이 병 키울 수도
하루에 소주 반병 이상은 피하고
6개월마다 초음파·혈액검사해야


간은 음식물을 일차적으로 걸러내는 우리 몸의 수문장이다. 영양분의 대사와 저장, 단백질과 지질의 합성, 면역 조절 등 정상적 신체 기능 유지에 필수인 생화학적 대사 기능을 대부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인체의 독소를 제거하고 몸에 생긴 독성 물질을 중화시키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간이 나빠지는 간질환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간염은 간경변증(간경화)과 간암으로 이어지는 시작점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만여 명이 간염 발생 환자로 신고됐다. 간염은 발병 초기에는 피로감과 두통을 동반한 감기몸살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만 이를 방치해 만성으로 진행될 경우 간경화나 간암과 같이 치명적인 간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바이러스성 간염은 A형, B형, C형 간염이다. A형은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지 않고 한 번 앓고 나면 면역이 생겨서 재발하지 않는다. 하지만 B형, C형은 만성 간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B형 간염은 유전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전염이 아닌 감염으로 증세가 나타난다. 감염된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파되는데, 아이를 출산할 때 산모가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일 경우 수직 감염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때 신생아는 감염자가 아니라 보균자가 되는데, 출산한 아이를 곧바로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출산 시 수직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라면 임신 전 B형 간염 백신과 함께 면역글로불린을 접종해야 한다. B형 간염에 걸리면 피로, 구역, 소화불량,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C형 간염도 B형 간염과 마찬가지로 비위생적인 주삿바늘, 면도기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C형 간염에 감염될 경우 오한과 발열 등 독감과 비슷한 증세가 나타난다. 황달 등의 증세도 나타날 수 있다. A형, B형 간염과 달리 아직 백신이 없어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B형, C형 간염 보균자는 전염 예방을 위해 손톱깎이, 면도기 등을 타인과 함께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간경변증은 간염 바이러스나 술 등에 의한 간염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간세포가 파괴되고 섬유화(딱딱해지는 증상)가 진행되는 것을 말한다. 간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에 따라 간경변증으로 진행한 후에는 복수, 정맥류 출혈 등 다양한 합병증과 간암 발생의 위험도가 매우 높아진다. 국내 간경변증 환자의 70~80%는 B형 간염 바이러스로 인해 발병하며, 10~15%는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간경변증이 심해지면 여러 합병증이 발생하고 결국 간부전으로 사망할 수 있다.

또 간암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진다. 초기 간경병증 환자는 10년 내 정맥류에서 출혈할 확률이 약 25%, 배에 물이 차는 복수가 발생할 확률도 50%를 넘는다. 과도한 음주는 간경변증을 유발하는 가장 좋지 않은 요인 중 하나다. 따라서 부득이한 경우라도 하루에 맥주 1~2병, 포도주 반 병, 소주 반 병, 양주 4분의 1병 이상은 마시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肝에 좋다는 건강식품, 지나치면 간염 키운다

무분별한 약물 복용은 약물(약제)유인성 간염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성인들의 경우 간에 좋다는 보약과 영양제, 식품 등을 무분별하게 남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약재나 건강기능식품, 미용식품, 기호식품 등 질병의 치료와 건강을 위해 복용하는 모든 것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의료계에선 피로감과 함께 간질환의 초기 증상을 느낄 경우 지나친 약물 남용이 오히려 병을 부추긴다고 보고 있다.

간암은 다른 암과 달리 발생 고위험군이 있다. 국내에서 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B형 간염(72.3%)이며 그 외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등이 주요 원인이다.

간혹 드물게 지방간이나 자가 면역성 간염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주로 B형 간염,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등의 상당수에서 간경변증을 거쳐 간암이 발생한다. 간경변증이 있거나 B형 간염 바이러스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의 보균자 및 환자는 간암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6개월에 한 번 정도는 정기적으로 초음파 검사 등을 받는 것이 좋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술은 간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경증의 지방간으로 시작해 간염이나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면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은 마신 알코올의 양과 관계가 있는데, 사실 술의 종류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 비싸거나 좋은 술을 마신다고 해서 간 손상이 적게 오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평상시 과음 후 반복적으로 구토가 이어지거나 황달이 나타나는 경우, 정맥류 출혈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한국건강관리협회대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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