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동굴이 아니라 터널, 눈앞의 현실에 좌절 마세요”…전신 화상 이겨낸 이지선씨 한동대 교수로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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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8 07:26  |  수정 2017-01-18 07:26  |  발행일 2017-01-18 제2면
美유학 10여년간 “삶은 선물” 1천회 강연
“우리사회 장애에 대한 편견 없어졌으면…”
“인생은 동굴이 아니라 터널, 눈앞의 현실에 좌절 마세요”…전신 화상 이겨낸 이지선씨 한동대 교수로

“눈앞의 현실에 좌절하지 마세요. 인생은 언젠가는 빛을 볼 수 있는 터널과 같습니다.”

전신 화상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희망의 아이콘’ 이지선씨(39·사진)가 포항 한동대 교수로 강단에 선다. 한동대는 최근 면접을 본 이씨를 상담심리 사회복지학부 교수로 내정해 오는 3월부터 강단에 선다고 17일 밝혔다.

이지선씨는 2000년 7월 이화여대 유아교육과 4학년 때 7중 교통사고로 전신 55%, 3도 화상을 입고 자신의 꿈을 잠시 접어야만 했다. 사고 이전에도 글쓰기를 좋아했던 이씨는 치료를 받으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자신의 일상을 담은 글을 홈페이지 올렸고, 이 글을 모아 2003년 ‘지선아 사랑해’를 출간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그는 2004년 지인의 도움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라 2008년 보스턴대 재활상담학 석사, 2010년 컬럼비아대 사회복지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여기에 머물지 않은 그는 ‘비장애인의 인식 변화에 미치는 장애인과의 접촉의 효과’를 연구해 지난해 6월 캘리포니아대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씨는 영남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 유학길은 큰 모험이었다. 유학을 앞두고 저는 더 이상 환자가 아니었다. 새로운 꿈을 펼칠 수 있다는 데 대해 감사했다”고 회상하며 “친척도 없는 먼 타향에서는 늘 좋은 사람들이 도와줬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원동력이었다”며 이들에게 감사했다.

그는 10여년의 유학 기간 방학을 이용해 1천회에 달하는 강연을 펼치면서 희망을 전파했다. 이씨는 “강연 주제는 ‘삶은 선물입니다’였다. 사고를 통해 내가 느꼈던 것을 전하고 싶었다. 일상을 느끼고, 삶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고, 소중한 선물이었다”고 들려줬다.

이씨는 강단에 서게 됐지만 장애에 대한 편견은 선진국에 비해 멀었다며 박사학위 논문도 이 같은 이유에서 주제를 정했다고 했다. 그는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장애에 대한 인식이 너무나 다르다. 선진국에선 비슷한 사람으로 바라본다. 반면 우리 사회는 다르다는 생각이 깔려 있고, 한 군데가 불편하면 모든 것이 불편할 것이라는 오해를 갖고 있다”며 우리 국민의 장애에 대한 인식과 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힘든 삶을 사는 이웃에게 “우리는 어려움에 처했을 때 여기가 끝인 것처럼 두려워하고 절망하고 무서워한다”며 “그러나 어려움에는 항상 끝이 있었다. 인생은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다. 언제가는 희망의 빛을 보게 될 것”이라며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포항=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이지선씨는…

1978년 출생/ 2001년 이화여대 유아교육과 학사/ 2003년 ‘지선아 사랑해’ 출간/ 2008년 보스턴대 재활상담학 석사/2010년 컬럼비아대 사회복지학 석사/ 2016년 캘리포니아대 사회복지학 박사/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 선정(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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