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드론…문화재 보존·복원에도 IT

  • 김미지
  • |
  • 입력 2017-01-19 08:01  |  수정 2017-01-19 10:21  |  발행일 2017-01-19 제19면
20170119
국립중앙박물관이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깨진 백자수주를 복원하는 과정. 색 처리까지 하면 온전한 백자수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지난해 9월 규모 5.8의 지진이 경주를 강타하면서 문화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불국사 다보탑 상층부 난간석은 주저앉았고, 첨성대는 기존보다 북쪽으로 2㎝ 기울고 남동쪽 모서리가 5㎝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크고 작은 여진이 계속되면서 화재, 도난, 도굴 등 지진 이후 문화재에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깨지거나 손상된 문화재를 복원하기 위해 다양한 첨단기술의 도입도 활발하다.

◆문화재 방재 앱
지자체·문화재청 등 정보 공유
재난 정보 수집 비상신고 가능
올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사용

◆보존과학
문화재 보존에 과학기술 응용
3D프린터로 손상유물 복원도

◆문화재 보호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문화재청은 지난 9일 새해 주요 업무계획으로 첨단기술을 활용해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할 것이라고 밝혔다. CCTV와 화재 감지기, 기상변화 감지기 등이 결합된 사물인터넷(IoT)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IoT가 탑재된 CCTV 등을 문화재 인근에 설치해 문화재를 보호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특히 고분처럼 홀로 있는 문화재, 산 속에 위치한 문화재 등은 화재나 도난, 도굴에 취약하기 때문에 문화재를 계속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문화재에 발생할 수 있는 화재를 막기 위한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됐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방재앱’을 활용해 안전관리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이 앱은 올 하반기 전국의 문화재 보호를 위해 쓰일 것으로 보인다. 해당 앱이 적용되면 현장의 재난 정보를 수집하고 평상시에도 점검, 긴급 신고를 위해 활용될 수 있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문화재현장의 안전상황 등에 대해 현장 경비원, 지자체(재난부서, 문화재부서)나 문화재청에서 동시에 정보를 공유하도록 해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체계로 문화재 피해를 최소화한다. 해당 앱을 통해 다자간 비상신고가 가능하고 NFC칩 활용 방재시설물 점검, GPS 기반 순찰 이력 관리 등을 할 수 있다.

◆보존과학

문화재가 재난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이를 복원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보존과학은 발굴된 유물이나 문화재 보존·복원을 위해 과학기술을 응용해 유물의 제작 기술, 역사 등을 규명해 내고 원형을 보존하는 학문이다. 3D 프린터, 드론 등을 활용하며 문화재를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고 있다.

경산시에 위치한 한빛문화재연구원은 현재 문화재 복원을 위해 드론과 봉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다. GPS를 입력해 문화재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해당 문화재의 도면을 만들기 위해 드론 등을 사용하는 것이다. 드론이 시중에 나오지 않았을 때에는 RC 헬리콥터에 소형 카메라를 붙여 사진을 찍었다. 이후 드론이 생기면서 유적지의 전경, 유적지에 발견된 유구 등을 고화질로 찍을 수 있게 됐다. 이미 드러난 유적지의 모습을 통해 과거의 온전한 모습을 추정해내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유적지의 전경을 기록하게 된다. 수기로 작성한 도면과 함께 드론으로 찍은 모습을 활용해 유적지의 전체 도면을 만들어 최대한 과거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다. 또 봉카메라는 주로 방송 촬영시 사용되는 붐마이크의 형태로, 봉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장착해 사용할 수 있다. 봉카메라를 활용하기 전에는 연구원이 직접 사다리에 올라가 사진을 촬영했다.

한빛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드론과 봉카메라가 도입되면서 안전상의 우려가 줄어들었고 고화질로 문화재에 관한 기록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3D프린터로 되살리기

3D프린터를 활용해 손상된 유물을 복원하기도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15년 3D프린터를 이용해 깨진 백자수주를 복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백자수주의 전면에 구름 무늬와 용 무늬가 있었지만 절반 정도가 결실된 상태였다. 결실된 범위가 광범위하고 정확한 문양 형태를 찾을 수 없어 기존의 수작업으로 복원하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이 복원 과정에 3D스캐닝과 3D프린팅 기술을 도입해 백자수주의 모습을 빠르게 복원했다. 여기에 유물을 이해하고 있는 보존과학자의 안목이 더해지면 보다 정밀하게 결실 부분을 복원할 수 있게 된다.

문화재 복원에 3D프린팅 도입이 제기 되는 이유는 문화재에 접촉하지 않고도 결실 부분을 파악해 제작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3D 스캐너로 복원이 필요한 부분을 확인하고 역설계용 소프트웨어와 컴퓨터 그래픽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결실 부분을 예측한다. 컴퓨터 화상으로 반복해서 수정이 가능해 시간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반복적인 수정으로 유물해 가해지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각종 3D프린터가 산업 분야에서 활용이 되기 시작하면서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는 출력 재료들이 개발된 상태다. 문화재에 맞는 출력재료들이 다양하게 개발된다면 도자기 재질뿐 아니라 다양한 유·무기질 문화재까지 복원할 수 있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