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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교육] 평화 오라! 우리에겐 지금 조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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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뉴스팀기자
  •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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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번 해주세요.” 나는 이 기도문만 수십 번을 외쳤다. 눈물이 난다. 사드 가고 평화 오라. 성주 초전에서 소성리 가는 길은 멋진 드라이브 길이다. 이런 멋진 동네가 있었나? 거기에다 평화계곡이 있다. 누가 지은 이름일까? 이 아름다운 마을은 지금 평화가 절실해졌다.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긴 행렬을 만들어 두 시간을 걸어갔다. 평화는 무슨 색일까? 노란 참외로 먹고살던 성주 사람들은 평화를 파란색 나비로 만들었다. 파랑 나비, 파랑 풍선, 파랑 손깃발들과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길가에 서서 손을 흔들어 주는 농부들에게 평화는 간절하다. 어쩌다 잠시 가보는 게 전부인 나는 뭘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을 사람들과 함께 술을 먹고 노래를 부르다가 그만 조율에서 숙연해졌다. 그래 조율이 필요하다. 조율 아니고는 길이 없다.

아침·점심 시간 틈나는 대로 나는 학교를 한 바퀴 돌면서 어제오늘 사이에 나무와 풀들이 얼마나 자랐는지 관찰한다. 지나가는 아이들 몇을 불러 강제로 돌기도 하고, 몇 아이들은 같이 따라 나선다.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은 내가 좋아하기도 하고, 덤으로 아이들도 나처럼 좋은 버릇을 가져보라는 본보기에다가 과학시간에 다 배우지 못하는 탐구 방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관심과 관찰을 조금씩 가르쳐주려는 것이다. 이렇게 하루 한두 종 식물을 알아 가면 몇 달이면 학교의 모든 식물과 다 친해질 수 있다. 한 학기면 내 주변에 사는 식물마다 그들의 한살이를 보게 된다.

‘우리 걷는 길 삶터 구석구석 둘러 보아요. 냉이 다닥냉이 황새냉이 말냉이 쑥 괭이밥 광대나물 제비꽃 벼룩자리 꽃다지 민들레 돌나물 씀바귀 방가지똥 뽀리뱅이 개망초 등 작은 풀들이 곱게 낮게 여리게 자라고 있어요. 다가가 다정한 눈길로 나긋이 말 걸어 보세요. 나 잘살고 있어 떨리는 대답 소리에 손끝이 간지러울 거예요.’

도덕 첫 시간, 도덕(道德)은 사람답게 사는 길이다. 이렇게 설명한다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과 우리가 아는 이야기에 나오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동물’ ‘동물이 된 사람’을 찾아보았다. 곰과 호랑이, 개구리 왕자, 인어공주, 피노키오, 흰둥이, 미녀와 야수, 짱구, 파파독, 소가 된 게으름뱅이까지 참 많다. 우리는 절대로 개나 돼지가 되지 말고 사람으로 살자고 약속했다.

도덕 1단원은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최선은 最善, The best way(plan)이니 쉬운 말로 풀면 가장 좋은(착한) 길이다. 그 방법은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다. 기분에 따라 다르고, 때와 장소라는 상황에 따라서도 다르다. 하지만 우리가 선택한 길이 가장 착하면 어떨까? 아이들과 나는 그 최선의 삶을 살자고 외치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법에 따라 대통령이 파면되는 것을 체험했다. 11세 아이들이나 나나 기쁠 줄 알았는데 우울해졌다. 지난주 전국 0.0002%로 유일했던 경산 문명고가 법원으로부터 국정역사교과서 사용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받아서 2년 동안 수많은 교사들을 징계로 내몰고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국정교과서 혼란이 끝이 났다. 그런데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사과 한마디 없다. 여기에다 경북교육청은 포기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이 나라 책임자들은 사과를 너무 싫어한다. 나는 오랫동안 평화를 생각했다. 며칠 전 단체 카톡방에 올라 온 어느 신부님의 글을 묵상한다. ‘나쁜 말을 들으면 기분 나쁘지만 내가 어떻게 너에게 나쁜 말을 하는지 잘 모르고, 잘 못 산다고 지적은 하지만 내가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지 잘 모르고, 존중받고 싶지만 어떻게 너를 존중할지 잘 모르니 혁명은 너를 대하는 내 삶의 태도, 나를 대하는 내 삶의 태도의 변화로 완결된다.’

촛불 혁명으로 봄 같은 봄이 우리 곁으로 왔다. 그러나 진정한 혁명은 평화로 완성돼야 한다. 평화도 배워야 한다. 조율이 필요하다. 잠자는 하늘님을 깨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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