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 <하>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 배운철 임훈 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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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18   |  발행일 2017-05-18 제13면   |  수정 2017-05-18
‘유네스코 청송’ 브랜드 세일즈·콘텐츠 차별화…글로벌 흥행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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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군 안덕면 지소리 만안자암 단애. 성벽처럼 서 있는 웅장한 모습이 절경이다. 만안자암은 층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수많은 절리가 발달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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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왕산 절골협곡. 거의 수직을 이루는 암벽이 좌우로 길게 늘어서 장관을 연출한다. 협곡을 따라 주산천이 굽이치며 천혜의 절경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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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연폭포가 위치한 주왕산 계곡의 주요 암질은 응회암으로, 동굴처럼 음푹 파인 하식동은 북측에 3개, 남측에도 작은 규모로 발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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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오각육각형 모양의 돌기둥이 길게 늘어선 수락리 주상절리.

청송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UNESCO Global Geopark) 활성화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4년마다 유네스코로부터 재인증을 받아야 하는 세계지질공원 특성상 꾸준한 지역개발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지질공원은 특별한 과학적 중요성, 희귀성 또는 아름다움을 지닌 지질현장으로, 세계자연유산과 달리 공원 주변 개발을 상당 부분 허용하고 있다.

청송군은 이미 세계지질공원 활성화를 위한 청사진을 그려놓은 상황이다. 지역 정체성이 스며든 관광·교육 콘텐츠를 발굴해 명품 관광도시로 거듭난다는 것이 청송군의 구상이다. 여느 관광지에서 흔히 접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청송만의 자원을 활용해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대선 등 굵직한 사회적 이슈에 가려 청송의 세계지질공원 등재가 확연히 부각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청송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는 이유다.

#1.유네스코 브랜드로 청송을 알려라

유네스코는 지난해 세계지질공원 최종보고서에서 청송 세계지질공원과 관련한 다수의 권고방안을 제시했다. 꽃돌과 법수도석 등 청송의 지질유산이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될 만큼 우수하지만, 개선할 점이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유네스코 측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브랜드의 사용 확대를 청송군에 주문했다. 내·외국인이 이용하는 공항 등 청송으로 향하는 주요 교통거점에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브랜드를 알리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청송으로 향하는 길목 곳곳에 세계지질공원 정보센터를 설치하고 세계지질공원과 청송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실현방안도 덧붙였다. 청송군 역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전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청송군은 지질·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해 유네스코 브랜드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유네스코의 공원 활성화 조언

주요 교통거점 정보센터 설치 홍보
쉽고 정확한 지질학적 자료 제공
세계지질공원간 네트워크도 권고
郡, 등재효과 극대화 종합계획 수립
세계지질공원센터 유치에도 박차



예산 확대·민관협력 강화 변수

4년마다 재인증…지속적 관리 중요
등재 후 더 많은 운영비 소요 예고
현재 상당 부분 자체재원으로 충당
郡 “국·도비 확보 대책 적극 마련”
官 주도 개발 한계…民 동참 필수



유네스코는 청송의 지질유산에 대해 보다 쉽고 정확한 지질학적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지질유산의 생성과정을 설명할 때 일반적인 지질공원과 차별성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질 교육을 중요시하는 세계지질공원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청송군 안덕면 신성리 공룡발자국의 경우 2004년 홍수로 산사태가 나면서 그 존재가 드러났다”는 식의 구체적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 유네스코는 지질학적 명소의 생성 환경과 특징을 각 장소의 특성에 알맞게 설명해야 대중과 연구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세계지질공원 간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는 권고사항도 눈에 띈다. 유네스코는 청송군이 세계지질공원 회의에 참석하는 등 전 세계 세계지질공원과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청송군은 제주도지질공원과 지질공원 운영이 원활한 일본의 지질공원을 결연 대상으로 고려 중이다. 이 밖에도 유네스코는 청송 세계지질공원에 대해 △한국어 외 다른 언어로 지질공원의 간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유네스코의 기본원칙에 따라 지질공원 인사체계 내에서 고위관리직에 여성의 역할을 강화한다 등의 권고방안을 내놓았다.

#2.세계지질공원 활성화 박차 가하다

최근 생태관광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면서 세계지질공원 흥행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청송군 또한 ‘지질공원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세계지질공원 활성화를 위한 발걸음을 뗐다. 청송군은 △지질명소의 보전, 관리, 명소화 전략 및 지질관광의 활성화 △지질공원 발전 사례분석 및 미래 지질공원 운영계획 △지질공원 마케팅 전략 및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을 내용으로 하는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했다. 청송군 측은 “청송 세계지질공원 내 지질명소의 활용을 극대화해 지역 경제발전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지질유산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지속적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청송군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주왕산 화산암류 기초지질조사 및 연구’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내용은 청송의 지질명소 내 화산암류의 화산퇴적작용, 지구연령 등을 연구해 학술적 가치를 발굴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청송군은 △구과상 유문암(청송 꽃돌) 가치 연구 △중생대 및 신생대 청송 화강암 연구 △중생대 퇴적암 학술연구 △신성리 공룡발자국 화석산지 학술조사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거나 진행할 계획이다. 청송군은 해당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주민 자긍심을 높이고 관광활성화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지질명소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청송군의 정책도 주목할 만하다. 청송군은 지질명소의 보전을 위해 지질명소의 훼손 및 풍화·침식 등 지질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으며, 주요 지질명소에 지질공원해설사를 배치해 순찰에 나서고 있다. 기존 탐방로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 신규 탐방로를 조성, 지역의 지질명소를 관광거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센터 유치는 청송군이 가장 공을 들이는 개발사업 중 하나다. 지질공원해설사 양성과 알찬 교육·관광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센터의 설치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센터는 지질공원 박물관, 방문객 센터 등의 역할을 복합적으로 수행하고, 유사시설 설치로 인한 예산낭비를 막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어 청송군은 △지질공원 해설활동 강화 △지질공원 홍보 마케팅 강화 △지질공원 교육 홍보를 통한 인지도 높이기 등 세계지질공원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친다.

#3.예산확보·민관협력이 관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비 등 예산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정부의 경우 국립공원 규제 완화정책을 펼치며 자연유산 개발에 우호적이었지만, 이달 들어선 새 정부가 기존의 정책을 고수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론 청송 세계지질공원의 경우 국가지질공원에 속해 있어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것이 가능하다. 2014년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은 청송은 2015년부터 지질공원 운영비 중 일부를 국비나 도비로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공원 운영에 필요한 예산에는 크게 못미쳐 상당 부분이 자체 재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지질공원 등재 이후부터는 더 많은 운영비가 들 것으로 예상된다. 청송군에 따르면 지난해 9억여원이었던 지질공원 관련 투자 및 소요예산이 2018년 116억여원, 2019년 123억여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산은 주로 지질명소 관광자원화 기반 조성,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센터 유치 등 주요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충분한 예산의 확보 여부가 지질공원의 성패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 청송군 역시 세계지질공원 예산과 관련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청송군 측은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기반으로 국도비 공모사업 신청 등 적극적인 예산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세계지질공원의 성공을 위해서는 민관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새겨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대 지질학과 장윤득 교수는 “세계지질공원의 가장 중요한 개념이 주민과의 협력이다. 관에서만 주도하는 지역개발은 한계가 있다. 관, 지역민, 전문가가 힘을 합쳐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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