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댓글조작 의혹 ‘점입가경’…네이버 “수사의뢰” 이용자 “불매운동”

  • 김미지
  • |
  • 입력 2018-01-25 07:43  |  수정 2018-01-25 07:44  |  발행일 2018-01-25 제19면
20180125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댓글 조작과 검색어 노출 제외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뉴스 댓글 서비스에서 현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댓글의 추천 수가 급격하게 올라간다는 것이다. 최근 기사 조회 수보다 댓글 찬성 수가 더 빨리 오르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도 인터넷에 게재됐다. 이에 네이버에 책임을 묻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가상화폐 규제·평창 단일팀 등
주요 보도에 정치적 댓글 급증”
네이버 수사청원 5만여명 참가

네이버 “여론조작 가능성 없다”
“언론보도서 확인 안된 검색어
루머성 검색어로 판단해 제외”


◆댓글 조작 의심에 불매운동까지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웹사이트에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23일 기준으로 5만750명이 청원에 참가했다.

청원자는 “네이버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기사 댓글과 댓글의 공감·비공감 추천을 조작하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며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가상화폐 규제’나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등 주요 보도에 정치적 의도가 보이는 댓글이 급증하고 이런 댓글의 추천 패턴도 편향성이 커 여론 조작이 의심된다고 밝히고 있다.

청원자는 “기사가 작성되자마자 악의적인 댓글이 달리고, 몇분 지나지도 않아 추천 수가 상당히 많이 올라가서 그 기사를 접하는 사람에게 최상위로 노출된다”고 주장했다. 또 청원에 참가한 이들 역시‘매크로 및 기타 프로그램’ 등의 이용으로 비정상적인 댓글 및 추천 현상이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네이버 내부의 도움이 있다고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매크로는 클릭을 반복하도록 명령해 기사에 대한 반응을 조작하고자 할 때 사용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네이버가 이를 막는 장치를 가동하고 있지만 걸러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청원글에는 한 언론사가 보도한 ‘남북, 한반도기 앞세워 공동입장·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이라는 제목의 기사 댓글 ‘공감·비공감’ 추천 수가 짧은 시간에 급격히 올라가는 장면이 담긴 유튜브 영상 링크도 달려 있다.

네이버는 자사 뉴스 서비스의 댓글이 조작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진상을 밝혀달라’며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

네이버는 “댓글 추천 수가 급속히 올라간다는 등 의혹 제기와 관련해 명확한 사실 규명과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19일 경찰 수사 의뢰를 했다”고 21일 밝혔다.

네이버의 경찰 수사 의뢰에도 불구하고 일부 네이버 이용자들은 기사의 악성 댓글, 허위사실 신고버튼 생성 및 필터링 강화를 요구하며 네이버 서비스에 대한 불매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 불매운동은 네이버페이 사용 금지부터 네이버 광고 클릭 금지, 검색, 라인, 블로그 등의 사용 금지 및 탈퇴를 대안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루머성 검색어 삭제

네이버는 댓글 조작뿐만 아니라 검색어 노출 제외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네이버가 연관검색어와 자동검색어를 임의로 삭제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된 검색어가 다수 포함돼 있어 논란이 커졌다.

네이버는 연관검색어 삭제와 관련해 여론 조작의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검색어를 최대한 노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인격체의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관련자의 요청과 자체 판단에 의한 것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는 인터넷 업계의 자율규제 기관인 KISO(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를 통해 자사 검색어 삭제를 검증받는다.

교수·법조인 등으로 구성된 KISO의 검색어 검증위원회는 자체 기준에 따라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연관 검색어’ ‘자동완성 검색어’ 등을 감시하고 문제점을 지적한다. 논란의 대상이 된 네이버 검색어 조작 시비 가운데 상당 부분은 KISO 기준에 따라 설명할 수 있다.

네이버 측은 “언론 보도에서 확인되지 않은 검색어는 ‘루머성 검색어’로 판단해 연관검색어에서 제외했다”고 밝했다. 그래서 ‘박근혜 7시간 시술’은 제외됐지만 언론 보도로 확인된‘박근혜 세월호 7시간’ ‘박근혜 성형시술’ ‘박근혜 주사’ 등은 그대로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KISO는 검색어 삭제의 이유가 루머성 검색어가 아니라 명예훼손 또는 사생활 침해로서‘개인정보 노출’로 분류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지적을 했다.

음란성, 욕설, 오타, 개인정보 유출, 명예훼손 등에 해당되는 검색어 역시 걸러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네이버 측은 “정답을 찾기 어려운 문제인 만큼 검색어 제외 규정을 외부에 공개하고, 이에 따른 제외 조치가 과연 적절했는지 다시 외부 기관을 통해 검증받으며, 그 결과를 공개해 다양한 외부의 목소리를 수렴해가는 네이버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네이버 검색어 관련 사항은 지난해 10월 열린 국정감사 때도 지적됐던 문제다. 국감 당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전 이사회 의장이 참석해 뉴스배치 조작, 실시간 검색어 조작, 포털의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해 질의를 받았다. 이 전 의장은 뉴스배치 조작에 대해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이 벌어진 데 대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네이버의 여론 조작 의혹에 관해서는 “뉴스 부문에 대해 깊이 알지는 못한다”고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네이버가 좀 더 공정한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동의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연관검색어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경우 알권리를 우선시해야 하는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기업도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