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최민정 魔의 500m 출격… 오늘 쇼트트랙 역사 새로 쓴다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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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수정 2018-02-13  |  발행일 2018-02-13 제면
20180213

‘괴물 스케이터’ 최민정(성남시청)이 쇼트트랙의 단거리 종목인 500m에서 여자 쇼트트랙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에이스인 최민정인 13일 오후 7시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500m 경기에 출전한다. 준준결승전을 시작으로 준결승, 결승까지 이날 한꺼번에 열리는 만큼, 최민정이 한국에 2번째 금메달을 선사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민정은 지난 10일 예선에서 42초870으로 결승선을 밟으며,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한번도 제패 못한 女500m 종목
남자에게도 뒤지지 않는 스피드
예선전에서 올림픽 신기록 갱신
전설 전이경도 “역대 최고 선수”


◆난공불락의 벽, 쇼트트랙 500m

여자 500m 1등 자리는 자타공인 쇼트트랙 최강국인 한국이 한 번도 오르지 못한 곳이다.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후 여자 대표팀은 이 종목에서만 금맥을 캐지 못했다. 전이경이 1998년 나가노에서, 박승희가 2014년 소치에서 각각 동메달을 획득한 것이 전부다. 그나마 남자대표팀에서는 채지훈이 1994년 릴레함메르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지만, 이후에는 금 소식이 감감무소식이다.

그렇다면 한국 쇼트트랙은 왜 유독 500m에서 약세를 보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래전부터 계획한 전략적인 접근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쇼트트랙은 남녀 500m, 1천m, 1천500m가 있고, 남녀계주(남자 5천m, 여자 3천m)까지 포함해 총 4종목이 있다. 500m를 단거리로 보고, 1천m부터는 중·장거리로 보는 게 맞다. 육상에서 단거리 선수가 장거리에서 활약하지 못하는 것처럼, 빙판 위에서도 단거리 종목과 중·장거리 종목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운동량과 근육 사용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단거리에 속하는 500m는 출발부터 전력을 다해야 하는 만큼, 단시간에 폭발적인 힘을 쏟아야 해 근육이 발달한 선수가 유리하다. 중·장거리는 지구력이 필요해 근육이 많으면 많을수록 불리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한국 쇼트트랙은 동양인의 신체적 구조로 인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예전부터 1천m와 1천500m 등에 집중한다는 정책을 세웠다.

쇼트트랙은 타 종목과는 달리 개인이 모든 종목을 소화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거리나 중·장거리 전문 선수 등으로 나눠 키우기 힘든 구조다. 그래서 한국 쇼트트랙이 일찌감치 중·장거리 전문 선수를 육성하는 데 주력한 것이다. 중·장거리에 강한 선수는 계주에도 강해 1석2조의 효과까지 볼 수 있다.

비교적 약체 평가 선수와 조 편성
결승에 무난히 오를 전망
500m 금메달로 쾌조의 스타트땐
장거리 세종목 우승…4관왕 기대


◆최민정의 500m를 향한 의욕

최민정의 500m에 대한 각오는 남다르다. 최민정의 주 종목은 1천m와 1천500m지만, 올림픽전부터 500m에 특히 욕심을 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선배들도 거머쥐지 못했던 종목이라 더욱 그랬다. 게다가 최민정이 가장 존경한다는 진선유도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1천m, 1천500m, 3천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3관왕에 올랐지만 500m에서는 노메달에 그쳤다.

최민정의 신장은 164㎝로 체구가 작은 편이다. 그래서 그동안 근력 훈련에 집중했고 체중도 늘렸다. 성과는 뚜렷했다. 최근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500m에서 3차례나 금맛을 봤다. 그 결과, 주 종목인 1천m와 1천500m는 물론 500m까지 세계 랭킹 1위에 올라있다. 여자 3천m 계주 역시 한국이 강력한 우승후보에 오른 만큼, 빙상계는 일단 최민정이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한국의 첫 동계올림픽 4관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점친다. 일단 지난 10일 예선전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 4관왕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최민정은 10일 예선전에서 막판 스퍼트를 하지 않고도 올림픽 신기록을 갱신했다. ‘한국 쇼트트랙의 전설’로 불리는 전이경도 “최민정은 한국 쇼트트랙 역대 최고의 선수다. 500m에 공을 들인 만큼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코칭스태프도 최민정에 대해 엄지를 추켜세운다. 박세우 여자대표팀 코치는 “남녀 선수가 함께 훈련을 하는데 확실히 차이가 있는 편이다. 그런데 최민정은 남자 선수들과 훈련을 하는 것을 멀리서 보면 누가 남잔지 여잔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스피드가 올라온 상태"라고 평가했다.

최민정에겐 행운까지 따랐다. 지난 11일 조 추첨 결과 최민정은 비교적 약체로 평가되는 취춘위(중국), 마르티나 발세피나(이탈리아), 페트라 야스자파티(헝가리)와 3조에 편성돼 결승에는 무난하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라이벌로 꼽히는 킴 부탱(캐나다·2위),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3위), 마리안 생젤레(캐나다·4위), 엘리스 크리스티(영국·6위) 등과 결승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민정은 6살 때 아버지가 보내 준 겨울방학 특강을 통해 스케이팅을 처음 접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는 한 살 위 언니와 함께 스케이트를 탔지만, 언니가 다리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한 뒤에는 혼자 스케이트를 타야 했다. 최민정은 본격적으로 선수로 뛰기 위해 초등학교 3학년 때 서울 혜화초등에서 경기 성남시 분당초등으로 전학했다. 이후 무섭게 성장하면서 세계 최강의 쇼트트랙 여자 선수로 군림하게 됐다.

강릉에서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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