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작물 저온 피해 눈덩이…신속한 지원 뒤따라야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8-04-20   |  발행일 2018-04-20 제23면   |  수정 2018-04-20

이달 초 이상저온 현상에 따른 농작물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났다. 피해 농민들은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되기도 전에 한해 농사를 망쳤다며 일손을 놓은 채 망연자실하고 있어 꼼꼼한 피해조사와 신속한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 농림축산식품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7~8일 최저 기온이 영하 5~영하 1℃로 내려가면서 발생한 저온현상으로 17일 현재 농작물 피해 규모가 11개 시·도에서 6천121㏊에 달한다. 과수의 경우 어린과일이 맺히는 5월까지 정밀조사를 하기로 해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과수농가가 많은 경북지역도 저온현상과 늦서리에 10여개 시·군의 농작물 1천71㏊가 타격을 입었다. 주로 배·감자·참외·사과·자두·복숭아 등 최근 꽃이 피거나 싹이 튼 작물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8일 새벽 기온이 영하 2℃까지 떨어져 냉해를 입은 고령군 감자 재배농가 570여 가구는 수확시기가 10일 정도 늦어지고 수확량도 20~30%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상주 등 배 재배농가도 평년보다 일찍 개화한 꽃이 얼어 죽어 90% 이상 피해를 본 농가가 한둘이 아니다. 전국 최대 살구 생산지인 영천에서도 살구 30㏊, 복숭아 10㏊가 피해를 입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피해 농가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은 기대에 못 미친다.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보상 받으려면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지만 농가의 부담이 만만찮다. 특히 냉해는 주계약 대상이 아니고 특약사항이라 대다수의 농가는 비싼 보험료 탓에 가입을 꺼린다. 설사 가입한다 해도 농작물 피해 원인이 냉해라는 사실을 입증하기도 쉽지 않다. 그나마 정부에서 피해가 큰 농가에 농약비·대파비·생계비 등을 지원하고 있으나 생색내기 수준이다.

지구온난화가 심화되면서 이상저온·가뭄·폭설 등 농업재해는 이제 상시화되다시피 하고 있다. 이에 따른 농산물 생산 감소와 피해복구비 등 경제적 손실이 매년 수조원에 달한다. 이번 냉해가 커진 것도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로 빠르게 바뀌면서 과수 등 농작물의 개화기가 빨라진 데 한 원인이 있다. 작목전환·파종시기 조절 등 리스크 관리에 농정의 역점을 두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무엇보다 농업재해에 대비해 별도의 맞춤형 날씨 예보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지자체 등 관련 기관이 지역과 작목을 고려한 날씨정보와 재해위험을 문자메시지 등을 이용해 사전에 농가에 알린다면 피해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농작물재해보험도 대상 품목을 확대하고 냉해를 주계약으로 전환하는 등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