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지금부터 준비해야…철도, 제재 예외조항 가능성 커”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구글플러스
  • 기사내보내기
  • 박종문기자 이효설기자 손동욱기자
  • 2018-10-11
  •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남북교류, 남북경협에 대해 토론해 보자. 문 대통령의 신경제구상 중 하나인 3대 경제벨트에서 지역과 관계된 것은 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다. 이는 남북이 금강산, 원산·단천, 청진·나선을 공동 개발한 후 동해안과 러시아를 연결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경북이 직접적인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말씀해 달라. 또 대북 제재 관련성은 어떤가.

△김준형 교수= “종전선언과 핵신고서 교환문제는 어느 정도 타협된 상황이다. 그다음 문제가 제재(완화)다. 북한이 미국에 바라는 것은 평화협정인데, 이건 비핵화가 완성된 후 미국이 줄 수 있는 것이다. 초기에는 북한이 주로 움직여야 한다. 그렇다면 미국이 북한에 해줄 수 있는 것은 뭘까. 종전선언, 군사훈련 중단, 제재완화다. 이 중 군사훈련 중단은 이뤘다. 이제 종전선언이 순서다. 하지만 미국 내부적으로 종전선언에 대한 반대가 극심하다. 향후 이 문제가 풀린다면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제재완화가 될 것이다. 미국 강경파는 완전 비핵화 전까지 북에 대한 제재를 하나도 안 풀어주겠다고 한다. 이걸 고집하면 북한으로서는 교착상태가 올 것이다. 그리고 북한이 갖고 있는 핵과 미국이 파악하고 있는 북한의 핵 개수가 다르다. 2~3배 차이 난다. 따라서 북한이 핵 보유 현황을 미국에 신고한다 해도 미국이 안 받아들일 수 있다. 강경파들은 북한이 핵을 숨겼다고 판단할 것이다. 해법이 없을까. 북한이 미국에 핵신고서를 내고, 이를 보완하는 기초적 조치로 핵 폐기 카드를 내밀어야 한다. 만약 북한이 핵신고를 안 한다면 상황이 마냥 길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남북경협,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특히 철도는 대북제재의 예외 조항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동해안고속도로 등 당장 준비할 필요가 있다.”

▶남북교류와 경제협력에 대한 정부, 기업, 지자체의 역할은 어디 있는가. 정부가 주도하는 방식이 최선일까.

△김진향 이사장= “비핵화, 종전선언, 평화협정, 남북경협도 모두 평화를 위해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문제들이 한꺼번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인식해야 한다. 국민 정서는 70년 분단체제가 종언을 고하고 이미 평화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흐름은 역(力) 관계의 변화다. 70년간 유지된 한반도 정세에서 대한민국의 영향이 커졌다는 것이다. 북미관계 역시 예전같지 않다. 미국의 일방적 군사패권이 필리핀·터키에서도 퇴조하고 있지 않나. 평화는 시대적 흐름이며, 이러한 변화를 추동할 수 있는 힘은 결국 경제협력 고도화에서 나온다. 일단 미국 기업들이 북한에 들어가면 종전선언은 안 하더라도 평화를 담보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대북경협을 정부가 주도한다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다. 분권 이야기만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시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남북경협 역시 중앙이 다할 수 없다. 광역자치단체들이 주도적으로 남북관계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법개정 운동이 진행 중이며 곧 통과될 것이다. 시민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까지 모든 것을 통일부가 독점했다. 이런 방식으론 제대로 교류할 수 없다. 정부가 해야 할 부분을 일부 제외하고 나머지는 신고제로 해 교류협력사업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 또 한 가지 언급할 게 있다. 북한에서 가장 큰 도시가 평양이고, 그다음으로 함흥을 꼽는다. 인구 규모면에서 그렇다. 하지만 실질적인 2위 도시는 청진이라고 생각한다. 나진·선봉과 붙어있다. 그 일대 전체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중국 동북3성, 러시아를 바라본다면 나진·선봉 지역, 꼭 염두에 둬야 한다. 동해권벨트 얘길 하는데 포스코만 감안하더라도 이 일대(청진·나진·선봉) 개발에 우리가 나서야 한다. 함경북도는 북에서 가장 많은 자원을 갖고 있는데, 그중에서 마그네사이트는 바로 가져올 수 있다. 제재품목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포스코의 경쟁력이 굉장히 높아질 것이다. 철강을 중심으로 한 여러 가지 자원산업에 대해 경북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을 교두보로 해 중국 동북3성을 시장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론 러시아 진출도 가능하다. 제재를 피해갈 수 있는 자원에 대해 깊이 관심 가져야 한다.”

▶남북교류가 시작되면 대구와 경북은 도전과 기회를 경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 계획에 대해 알려 달라.

△권영진 시장= “남북관계와 관련해 중앙정부가 모든 권한을 갖는 시대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앙이 주도하면 지방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모든 승인권한이 중앙정부에 있으니 지방정부는 통일부를 거치지 않으면 북한 파트너도 구할 수 없는 실정이다. 남북교류에 대한 권한을 지방정부에 내줘야 한다. 남북접촉, 교류협력에 대한 승인권한을 줘야 한다. 이런 권한이 지자체에 주어진다면 경북은 철도 연결, 자원 교류 등 할 일이 많다. 대구는 사회·문화교류부터 하겠다. 대구는 이미 2000년 이후 남북교류 관련 조례를 만들고 추진위원회도 구성했다. 2015년 현재 남북협력기금만 50억원을 모았다. 대구는 1차적으로 국채보상운동 관련 기록물을 북한(개성지역)과 공동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북한에서 발굴된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고 관련 아카이브도 구축하겠다. 또 대구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섬유 등 전통산업 기반이 아직 존재한다. 또 물산업, 의료산업 부문이 향후 북한에 도움이 될 것이라 전망한다. 단 너무 성급하게 나가는 것은 시민을 지켜내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맞춰 대구에 맞는 교류, 경제협력을 구상하겠다. 당장 내년 4월 열리는 육상대회에 북한 선수단 초청을 추진하고 있다.”

△이철우 도지사= “경북도는 남북경협 관련 조례가 마련돼 있다. 협력기금도 매년 10억원씩 비축하고 있다. 남북관계가 정상화되면 시·군이 우후죽순처럼 북한을 찾을 것이다. 경북도가 가장 특징적으로 잘하는 것은 새마을사업이다. 우리가 새마을운동을 전파하고 북이 일어나는데 도움을 주려 한다. 한때 북한을 겨냥한 양파 종자 개발 등을 일부 추진하다 중단했는데, 앞으로 잘할 수 있는 것을 골라 실시하겠다. 함경북도의 마그네사이트 자원 활용과 관련해 동해안 고속도로, 영일만항 등을 조기 건설해 남북관계 활성화는 물론 동해안시대를 여는 데 좋은 기회로 활용하겠다. 그럼에도 걱정되는 것은 국민 화합에 대한 과제다. 향후 남북미 관계는 어떠한 경우라도 한미동맹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 종전선언 후 미국이 빠져나가는 가정을 한다면 핵을 갖고 있는 북한을 남한이 감당하긴 어려울 것이다.”

▶남북관계, 남북미관계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인가.

△김준형 교수= “현재로서 가장 큰 걸림돌은 국내 정치라고 생각한다. 다음 정권에서 이러한 분위기를 다시 뒤집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리고 미국도 마찬가지로 트럼프의 정치적 입지가 큰 변수다. 공산정권은 바뀌지 않는데 민주주의 국가는 정권교체가 되면 이전 정부의 약속을 뒤집는 경우가 많다.”

▶마무리 발언 부탁드린다.

△김진향 이사장= “남북미 관계에 대한 입장차는 서로 공유하는 정보가 다른 데서 온다. 중요한 것은 남북의 70년 냉전 프레임이 끝났다는 것이다. 이제 국민행복이 절대가치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을 보면 베트남 현지 국내 기업들보다 3~4배 더 벌어들인다. 2004~2006년 당시 북한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6만3천원 수준이었다. 대구경북 역시 양질의 근로자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고 봐야 한다.”

△권영진 시장= “평화의 시대로 가려면 반평화 낙인, 친북·종북 낙인 등 내부적 균열을 해결해야 한다. 새로운 시대를 만들려면 다른 생각을 한다고 반평화주의자나 종북인사로 낙인찍으면 안된다. 앞으로는 평화로 가는 에너지를 축적하는 역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이철우 도지사= “남한 내 분열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길을 만들면서 남북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경북도는 남북 정상화와 관련해 정부와 반대 방향으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지방이 중심으로 우뚝 서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성실히 준비하겠다.”

정리=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사진=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Copyrights ⓒ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