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K2공군기지 소음피해에 대해 소송을 통하지 않고도 국가 배상이 이뤄지는 길이 열릴 모양이다.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할 일이다.
헌법학자이기도 한 정종섭 국회의원(자유한국당·대구 동구갑)은 최근 ‘군용비행장의 소음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는 전투기가 주로 이착륙하는 군공항 주변의 소음피해에 대해 국가가 선도적으로 나서 배상을 하고, 주민 불편 사항을 사전에 제거해주도록 하는 법안이다. 지금까지는 민간공항의 소음 피해에 대해서만 ‘공항소음 방지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2010년부터 시행돼 공항 주변 주민에 대한 배상과 다양한 지원사업이 보장받고 있었지만, 정작 소음피해가 더 큰 군사공항 주변은 군 작전의 특수성을 감안해 그런 법안이 제정되지 않았다.
이 바람에 주민들은 피해보상을 위해 일일이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K2 군공항 주변 주민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대규모 집단 소송(총 174만명)이 진행되고 있다. 대구만 하더라도 동구는 물론 북구지역 주민까지 근 20만명이 3년으로 시한이 제한된 보상을 위해 3년마다 집단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집단 소송의 규모가 커 변호사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소요되고, 또 보상과정에서 국가가 추후 지출한 지연이자를 둘러싸고 브로커들의 부정비리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로 2005년부터 시작된 군공항 소음피해 집단소송 가액은 무려 1조1천억원에 달하며, 최근 3년간 국방부가 지급한 배상금만 총 7천771억원(2018년 8월 기준)에 달한다. 특히 대한민국 공군의 주력부대인 제11전투비행단이 주둔한 K2 인근 주민에 대한 배상이 절반을 넘는 3천793억원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군공항 소음피해에 대해 전투비행장이 들어서고 나서 주민들이 이주해 왔다는 점을 들며 부정적인 견해도 있지만 이는 그리 타당한 논리가 아니다. 대구 K2 주변 동구 주민의 경우 근 60년 이상 국가 안보를 생각해 소음피해를 참고 인내해 왔다. 피해보상이 이뤄진 것도 근년 들어서다. 이제는 대한민국도 어느 정도 성장한 국가인 만큼 국방시설과 안보비용을 놓고 직접 피해 당사자에 국한된 희생으로만 돌릴 수 없다.
정종섭 의원이 발의한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주민들은 한 번의 청구로 피해보상금을 정기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고, 소음피해 기준도 특정 기준(85웨클)이 아니라 융통성 있게 적용된다. 이 같은 법은 장기적으로 국가에 대한 주민들의 일체감과 존중함을 더 높이고, 결국 국방·안보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군용비행장 피해보상 관련 법안이 반드시 국회 동의를 얻어 법적 효력을 발휘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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