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영천시…보잉사, MRO철수 8월에 이미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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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시용기자
  • 2018-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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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문 발송 전 알고도 무대응 ‘들통’

보고 받은 경북道도 3개월간 숨겨

“민심악화 우려 정보은폐·밀실행정”

보잉코리아가 이미 지난 8월 ‘영천 보잉 항공전자 MRO(유지·보수·정비)센터 철수’를 영천시에 일방 통보한 것으로 새롭게 드러났다. 이는 시가 MRO센터 철수 계획을 첫 인지했다고 밝힌 근거인 관련 서한문을 받기 1개월 전 시점이다. 시와 경북도는 이때부터 사실을 숨긴 채 지금까지 3개월간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대책도 세우지 않고 안일하게 대처한 셈이다.

28일 영남일보가 입수한 관계 당국 문건에 따르면 보잉코리아의 롭 피게 전무는 8월20일 영천시를 찾아 최기문 시장에게 “보잉 다기종 항공전자시험시스템 장비를 이전하겠다. 철수는 2019년 초”라고 일방 통보했다. 시는 이 사실을 경북도에만 알렸다. 보잉코리아는 면담 이후 1개월 만인 9월20일 ‘MRO센터 인력·장비 이전 계획’을 담은 공식 서한문을 시에 보냈다. MRO센터 철수 문제는 이처럼 당국의 은폐 속에서 방치되다가 지난달 25일 영남일보 보도로 지역사회에 알려졌다.

문건에 따르면 경북도·영천시는 MRO센터 사수를 위한 노력은커녕 일찌감치 ‘철수’를 기정사실화해 후속 조치에만 골몰했다. 철수를 통보받은 뒤 ‘건물 철거 후 원상 회복·토지 반환’ ‘MRO 센터 건물 기부채납’ 등 소극적 방안만을 들고 향후 보잉사와 협의한다는 내부 입장을 정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MRO센터 철수 은폐 의혹’ 보도(영남일보 11월27일자 1면 보도) 이후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데도 도와 시는 위기의식조차 없다. 지난 27일 열린 영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시는 “아직도 철수와 관련한 보잉코리아 공식 입장은 없다. 보잉사를 방문해 최종 뜻을 듣겠다”고 답해 빈축을 샀다.

이에 대해 영천시민들은 “보잉코리아측 임원과의 면담에서 영천시장이 항의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항공산업 육성 의지 부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경북도와 영천시가 민심 악화 등 사태 파장을 우려해 정보를 은폐하고 밀실 행정을 폈다”고 지적했다.

영천=유시용기자 ys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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