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스토리·캐릭터…흥미진진 ‘전문직 드라마’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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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수정 2019-08-05  |  발행일 2019-08-05 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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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을 다룬 드라마지만 어딘가 색다르다. 기간제 교사로 학교에 잠입하고, 복수를 위해 악마와 거래한 변호사가 있는가 하면, 산업현장의 사회 부조리를 통쾌하게 해결하는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안락사에 대한 신념을 가진 통증의학과 전문의 등 기존 전문직 드라마의 정형화된 이야기 구조에 변주를 가하거나 전문분야를 좀 더 세분화한 캐릭터들이 그 주인공이다. 덕분에 드라마 보는 재미가 쏠쏠한 요즘이다.

◆이런 메디컬 드라마를 기다려왔다

SBS ‘의사요한’은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10% 고지를 넘어서는 저력을 발휘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마취통증의학과라는 다소 생소한 진료과에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담당 의사들의 고군분투가 여느 의학 드라마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신선한 자극을 유발한 덕이다. 특히 환자의 고통과 소생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존엄사에 대한 부분을 간과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단순하게 존엄사에 대한 옳고 그름, 찬반유무의 결론이 아닌, 시청자들의 인식과 관심까지 함께 유도해보려는 접근방식은 주효했다. 덕분에 고통에 대해 공감하고 이를 고민하면서 성장해나가는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의 고군분투가 더욱 강한 울림과 감동으로 전해진다.


마취통증의학과 다룬 ‘의사요한’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10% 고지

속물 변호사의 모습 그려 차별화
‘저스티스’‘미스터 기간제’ 주목

경찰 감찰반 소재로 다룬 ‘왓쳐’
조직 역학구도 묘사 관전포인트



이야기의 중심에는 ‘닥터 10초’로 불리는 차요한 캐릭터가 있다. 그리고 그를 완벽히 체화시킨 배우 지성의 존재감은 시청률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현재 의술로는 도무지 치료할 수 없는 환자의 고통을 없애주기 위해 안락사를 선택했다가 옥살이를 하게 된 그는 환자의 고통에 대해 남다른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다. 감옥에서 인연을 맺은 강시영(이세영)과 함께 통증의학의 세계를 기반으로 한 의학과 인명의 가치를 역설할 그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닥터탐정’은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미확진질환센터(UDC)라는 가상의 기관을 배경으로 산업현장에서 은폐된 재해와 감춰진 질환을 발굴하고 원인을 규명하는 일명 ‘닥터탐정’들의 활약을 담은 사회고발 메디컬 수사극이다.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를 소재로 한 초반 이야기부터 유명 빵집에서 발생한 직원의 원인 불명 호흡기 질환 등 실제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산업재해를 소재로 디테일과 리얼리즘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

대본을 집필한 송윤희 작가와 연출을 맡은 박준우 PD는 각각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와 ‘그것이 알고싶다-문경 십자가의 죽음편’ 등을 연출한 시사교양 PD 출신이다.

SBS의 한 관계자는 “‘닥터탐정’과 ‘의사요한’이 각각 드라마 최초로 직업환경의학 전문의와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를 전면에 내세우는 과감한 시도를 했는데, 결과적으로 둘 다 천재라는 콘셉트뿐만 아니라 편성 전략면에서 적중했다”며 “두 드라마 모두 앞으로 본격적인 스토리 전개를 이뤄가면서 보다 많은 시청자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공과 복수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KBS 2TV ‘저스티스’와 OCN ‘미스터 기간제’는 둘 다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우지만, 기존 드라마에서 늘 보던 절대적으로 정의롭고 착하기만 한 변호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최진혁이 분한 ‘저스티스’의 변호사 이태경은 예리한 논리와 영리한 언행으로 업계 최고의 승소율을 자랑하지만, 가족을 위해 스스로 악이 된 송우용 회장(손현주)과 손잡은 후 고위층의 온갖 ‘쓰레기 같은’ 사건을 도맡는 속물로 변모한다. 그 대가로 부와 권력을 축적해오면서 동생의 복수를 하겠다는 욕망은 사라지고 더 큰 욕망을 좇게 된다.

연출을 맡은 조웅 PD는 “사람들은 선택을 하면서 후회도 하고, 자기가 옳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 선택의 기로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장르물로서 긴장감과 무거움이 공존하지만 진정성 있는 사람의 마음을 더 표현하고 싶었다. 극이 진행될수록 그게 도드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본은 ‘추적 60분’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활약한 정찬미 작가가 맡았다.

‘미스터 기간제’ 속 기무혁(윤균상)도 승소를 위해서라면 법정에서 ‘메소드 연기’까지도 펼칠 수 있는, 냉소적이고 능청스러운 속물 변호사다. 그는 천명고 살인사건 변호를 맡게 되면서 기간제 교사로 천명고에 위장취업한다.

연출을 맡은 성용일 PD는 “살인 사건을 다루는 기존 드라마들과의 차별점은 배경이 고등학교라는 점”이라며 “기존에 우리가 학원물에서 접했던 따뜻함, 힐링, 좋은 기억들은 이 드라마에 없다. 대신 이 학교의 학생들과 학교 구성원이 가진 비밀이 있고, 그 비밀이 풀려야만 살인 사건의 진실을 풀 수 있는 만큼 학교와 기간제 교사의 신경전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두 작품 속 주인공은 결과적으로 정의를 택할 것으로 보이지만 ‘닥터 프리즈너’처럼 선(善) 또는 복수를 위해 잠시 악(惡)의 길을 선택하며 기존 장르극 속 주인공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여줄 듯하다.

경찰 중에서도 감찰반을 소재로 한 OCN 주말극 ‘왓쳐’ 역시 사건 발생과 해결이라는 정형화한 전개로 극성을 완성하는 여타 장르극과 궤를 달리한다. 하나의 사건이 점점 조직 내 역학 구도로 확대되면서 그 속의 인물들이 각자 이해관계를 위해 움직이는 과정을 묘사한 것이 이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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