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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 여파로 취약 계층에 대한 온정의 손길이 줄고 있다. 지난 10일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에 메르스 예방을 위해 당분간 무료급식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그놈의 메르스 때문에 애꿎은 사람만 피해를 보는 것 같다. 우리는 당장 끼니 때우는 게 급한데.”
지난 10일 오전 11시30분쯤 찾은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은 한적한 모습이었다. 수요일마다 펼쳐지던 대구적십자사 대구지사의 ‘사랑의 밥차’ 무료급식이 이날 잠정 보류됐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듣지 못하고 두류공원을 찾은 노인은 메르스 때문에 무료급식을 하지 않는다는 소식에 허탈해하는 모습이었다. 이모씨(72)는 “마스크까지 끼고 20분을 걸어왔는데 굶게 생겼다”며 아쉬워했다.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대구지역 일부 무료급식소가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이들 기관은 메르스 확산 추이를 지켜본 뒤 다음 주 무료급식을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적십자사 대구지사는 매주 화요일 달성공원에서, 수요일 두류공원에서 실시하던 ‘사랑의 밥차’ 점심 무료급식을 이번 주 잠정적으로 보류했다고 밝혔다.
대구적십자사 관계자는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이번 주는 무료급식을 하지 않았다”며 “하루 800명에 가까운 이들이 이용한다. 다음 주에는 추이를 지켜본 뒤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서구 비산동에 위치한 천사무료급식소도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시행하던 무료급식활동을 지난 9일부터 중단한 상태다. 이곳은 메르스 감염 우려 탓에 지난주부터 600명에 달하던 수요 인원이 200여명으로 줄고, 자원봉사자도 40여명에서 10명 내외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천사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안천웅 전국자원봉사연맹 이사장은 “무료급식 하러 나온 어르신 사이에서 조금만 기침이 나오면 눈총을 보내기도 한다. 메르스 때문에 서로 간에 불신이 쌓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구 서구여성자원봉사회도 매주 화요일 서구 북비산네거리 근처 달산교회에서 운영하던 무료급식을 이번 주엔 취소했다.
메르스 사태 속에 평소대로 무료급식활동을 진행한 단체도 있다. 대구시 중구 교동 ‘요셉의집’의 무료급식은 11일에도 계속됐다. 매주 수·일요일을 제외하고, 대구역 주변 노숙인과 홀몸어르신 등 800여명이 점심을 해결하러 이곳을 찾는다.
매주 수요일 서구 비산1동 공영주차장에서 펼쳐지는 ‘사랑해밥차’ 무료급식도 지난 10일 평소대로 진행됐다.
최영진 <사>사랑해밥차 대표는 “대구는 메르스 확진자가 없는 청정지역으로 알려졌고, 구청에서 급식을 중단하라는 안내도 없었다. 노인들의 끼니 해결을 위해 어렵더라도 계속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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