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극복 대구경북의 건설업…'뉴딜' 바람 타고 지역경제 이끈다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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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수정 2020-05-20  |  발행일 2020-05-20 제면
국가프로젝트 추진 '불황 타개 신호탄'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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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구경북지역 경제가 위축되자 건설업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전염병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급락으로 지역 주력산업인 전자와 철강 및 자동차부품산업 등 제조업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건설업만큼은 예년의 업황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 발표한 올해 1분기 지역경제보고서(골든북)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1분기 경기는 큰 폭으로 악화됐지만 설비 및 건설투자는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달 29일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한국형 뉴딜'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의지를 내비쳤다. 건설·토목공사를 통한 사회간접자본 확충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산업고도화를 꾀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건설업이 지역경제를 이끌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11일 취임 3주년 연설에서 '한국형 뉴딜'을 국가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도시와 산단·도로와 교통망·노후 SOC 등 국가기반시설에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스마트화하겠다는 구상을 덧붙여 건설업의 첨단화를 꾀하고 있다.

'뉴딜 정책'은 1930년대 세계 경제 대공황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추진한 경제정책이다. 당시 미국은 콜로라도강을 막아 미국 네바다주 및 캘리포니아주 일원에 수자원을 공급하는 후버댐 건설 등 대규모 토목·건설사업을 통해 경기부양을 이끌어 냈다. 뉴딜을 통해 성장한 미국의 국력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세계 패권을 장악하는 바탕이 됐다.

대구경북 올 1분기 설비·건설 투자
경기악화 속에도 예전 수준 유지
정부, 건설·토목공사 SOC 확충
일자리 확대·산업고도화 등 목표

3월 대구 건설수주액 총 5505억원
경북은 3646억…작년比 217% 늘어
대구 분양시장 활황세도 성장동력
서구 재건축·개발 세대수 가장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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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뉴딜'로 지역성장 동력 마련

건설업계는 이미 지역경제를 주도한 경험이 있어 대구경북에서도 '한국형 뉴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1990년대 우방·청구·보성 등의 건설사들은 전국을 무대로 사업을 펼치면서 지역경제의 부흥기를 이끌었다.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로 침체기를 겪었지만, 지금도 건설업은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한 축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건설업은 지난해 기준 GRDP(지역내총생산)의 최대 30%를 차지했다. 특히 건설산업의 경우 고용유발계수 및 취업유발계수가 각각 10.2, 13.9로 전산업 평균(고용 8.7, 취업 12.9)보다 높다.

그동안 국가 위기극복 과정에서 SOC 등 인프라투자의 역할이 효과적이었던 점도 '한국형 뉴딜'에 힘을 싣고 있다. 정부는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 당시 SOC 예산 비중을 33.3%,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16.9% 확대해 위기 극복에 큰 역할을 수행했다.

이는 건설업이 제조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철강재와 콘크리트 등 원자재를 비롯해 수많은 건설인력이 필요하다. 또 광고분양대행사와 인테리어 등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건설업의 영향력은 전방위적이라고 할 수 있다. 뉴딜 정책으로 각 건설사가 SOC 사업 등 지역개발에 참여하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지역경기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대한건설협회 역시 '한국형 뉴딜'의 성공을 위해 국책사업의 조속한 추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SOC 사업의 경우 정부의 재정지출 1조원 당 경제성장률 증가효과가 여타 사업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건설협회는 최근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된 △대구 산업선 철도 △동해중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의 조기 집행 △대구도시철도 3호선 혁신도시 연장 △동해안고속도로 등 대구경북지역 국책사업의 신속 추진을 요구한 바 있다.

지역에서도 뉴딜 정책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3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회의원 당선자와 지역경제인 간담회에서도 지역 정치권의 SOC 사업 확대 등 건설업 진흥책을 요구하는 지역 건설업계의 요청이 있었다.

이날 지역건설사의 한 CEO는 "지금 지역 건설업계는 IMF 외환위기 이전의 상태로 회복 중인 상태다. 하지만 지역의 SOC 사업이 부족해 성장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SOC 사업 확대를 통한 지역 건설산업의 위상 회복을 주문했다.

◆건설업계, 지역 건설시장 확대 기대감

지역 건설업계의 업황이 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된 점도 '한국형 뉴딜'의 성공을 전망케 한다.

최근 대구경북의 건설수주액이 늘어 광공업 생산 감소와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대구의 지난 3월 건설수주액은 5천505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4.5% 증가했다. 경북의 3월 건설수주액은 3천646억원으로 이는 전년동월대비 217.1% 증가한 것이다. 이는 같은 기간 대구와 경북의 광공업 생산이 전년동월대비 각각 4.7%, 0.7% 감소한 것과 비교된다.

최근 대구지역 분양시장 활황세도 건설업계의 성장동력 확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에도 대구 분양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높은 아파트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대구에서 공급된 단지 모두 두자릿수가 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일부 단지의 청약경쟁률은 100대 1을 넘었다.

특히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도심권 정비사업 물량이 올해 대구 아파트 공급물량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공급이 계획된 39개 단지 2만9천858세대 중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16개 단지 1만7천476세대로 전체 공급물량의 61.9%를 차지한다. 특히 서구지역의 재건축 재개발 세대수가 6천203세대로 가장 많아 눈길을 끌었다. 단,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확대 등 연이어 발표되는 부동산 규제정책의 영향으로부터는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가 SOC 확충에 강한 의욕을 보이는 것도 건설시장 회복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해 국회를 방문, 지역 주요 현안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경북도의 주요 현안 사업 중 사회간접자본 분야는 △포항~영덕 고속도로 건설(남북7축) △중앙선 복선전철화(도담~영천) △중부내륙 단선전철(이천~문경)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 건설(포항~영덕) △울릉공항 건설 △북구미나들목(IC)~동군위분기점(JC) 고속도로 건설 △무주~대구 고속도로건설 △문경~김천 단선전철화 △농소~외동 국도 4차로 건설 △포항 영일만항 국제여객터미널 건설 등이다. 해당 SOC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면 일자리 증가는 물론 각 지역의 여객 및 산업물류 개선이 이뤄져 경기회복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역 건설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구경북연구원 정성훈 연구위원은 최근 '대경 CEO Briefing 제608호'를 통해 "대구경북지역 건설업계는 국내 공사액 중에서 지역 내부 의존도가 높아 향후 성장의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 지역 건설산업이 미래지향적 성장의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타 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좀 더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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