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원, 고성·막말…구청직원은 감사동안 주식동향에만 관심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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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27  |  수정 2020-06-27 07:30  |  발행일 2020-06-27 제6면
반성없는 대구 달서구의회, 행정사무감사서도 '추태'

동료의원 발언 길어지자 "설명하는 자리 아니다" 가로막고

구청장-이신자 구의원 갈등을 감사 소재 삼아 직원 출석요구

한 소속기관장, 부하에 답변 떠넘기고 질의 속 전문용어 몰라

의장 선거를 두고 금품을 주고받는 불법으로 비난을 샀던 대구 달서구의회가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여전히 실망스러운 행태를 보였다. 구청 집행부 역시 수준 이하의 모습을 보여 기초단체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지고 있다.

달서구의회는 지난 17일부터 25일까지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행정사무감사는 1년에 한 번 의회가 집행부를 대상으로 갖는 정책과 사업들을 평가하고 보완하는 자리로, 의회가 가진 집행부 견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이번 행정감사 도중 달서구의회가 보여준 모습은 구민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줬다.

행정감사 첫날인 17일 A의원은 동료의원과 집행부 직원 발언 기회를 가로막고 고성으로 막말을 던졌다. A의원은 동료의원 질의가 20여분 이어지자 "너무 길게 하는 것 아니냐"며 제지했다. A의원은 집행부 관계자가 답하려 하자 "여기는 설명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답변 기회를 빼앗고, 1분만 답할 시간을 달라는 요청에도 '마이크를 끄라'며 고함까지 쳤다.

이태훈 구청장과 이신자 구의원 간에 다투고 있는 문제를 행정감사 소재로 삼기도 했다.

B의원은 구청 직원 2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요구하고는 뒤늦게 증인 신분으로 바꾼 뒤에 사건 증거자료에 대해 구체적으로 따져 물었다. 구청 직원은 "수사 중 사안이어서 더이상 말하기 힘들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당사자인 이신자 의원도 함께 있었다.

이번 행정감사를 두고 구의회 내부에서도 부끄럽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달서구의회 C의원은 "공부를 해서 질문하면 자료집에 없는 걸 묻는다고 지적하는 의원이 있다. 구민을 대표해 보완이 필요한 부분들을 철저히 확인하지는 못할망정 동료 의원을 비방하는 행태를 보면서 같은 구의원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웠다"고 전했다.

D의원은 "독단적으로 행동하면서 마치 스스로 리더십을 표현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듯하다"면서 "의회의 기본 기능인 견제부터 제대로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텐데 안타깝다"고 했다.

집행부도 부실한 태도 등으로 비난을 사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구청 직원은 행정사무감사 도중 1시간 가량 자신의 휴대전화로 주식 상황을 살펴보기도 했고, 달서구청 소속기관장 D씨는 부하직원에게 모든 답변을 떠넘기기도 했다. 한 의원이 "직접 답하라"고 요청했지만, D씨는 뒤이어 나온 질문 속 전문용어의 개념조차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한 모습이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내부적으로, 또 집행부와의 불협화음을 보였던 달서구의회가 또다시 무능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 실망스럽다"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쟁점이 되는 정책적 부분들을 조명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지금처럼 집행부가 느슨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탓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달서구의회에는 2018년 7월 전반기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모 구의원이 지지를 부탁하면서 동료의원에게 현금 100만원을 건네 500만원의 벌금형을 받는 등 잡음이 있었다. 돈을 건넨 의원은 일반 형사사건(뇌물 공여 혐의)으로 기소돼 의원직은 지켰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사건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을 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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