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기침·발열·가래…치료 늦으면 '폐렴 위험'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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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1-19 07:51  |  수정 2021-01-19 07:56  |  발행일 2021-01-19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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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의 미생물로 인한 감염으로 발생한 폐의 염증을 폐렴이라고 한다. 흔히 폐렴은 초기에 기침, 발열, 가래 등의 증상으로 시작해서 감기라고 오인하기 쉽고, 쉽게 치료되는 병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2019년 우리나라 사망원인 3위에 해당할 만큼 치명적인 질환이다. 특히 노인 폐렴 환자의 경우 별다른 증상이 없어 중증 폐렴으로 진행한 상태에서 병원을 방문해 결국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

◆고령화로 함께 늘어나는 폐암 치명률.

2019년 한 해 전 세계 약 250만명이 폐렴으로 숨졌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2020년에는 폐렴 사망자와 치사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내다보고 있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와 치사율이 높아지는 것은 비단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다. 최근 10년간 폐렴으로 숨지는 이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9년 생명표'에 따르면, 전체 사망확률과 증가율을 보면 폐렴으로 인한 사망확률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폐렴에 의한 사망확률은 9.9%로 암(16.2%), 심장질환(13%)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또 2019년 태어난 출생아의 경우 폐렴에 의한 사망확률은 10.2%로, 2009년(3.8%)보다 6.4%포인트 늘었다. 남자는 사망확률이 11%로 10년 전인 2009년 3.8%보다 7.3%포인트, 여자는 같은 기간 폐렴에 의한 사망확률이 3.9%에서 9.9%로 같은 기간 6.0% 포인트 증가했다.

폐렴이 2016년부터 3대 사인 중 하나인 뇌혈관 질환을 제치고 3대 사인으로 급부상한 것은 노인 인구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노인인구가 늘어나면서 대표적 노인성 질환인 폐렴으로 사망하는 인구도 덩달아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런 고령화로 2009년 한국인 사망순위 9위였던 폐렴이 2019년 3위로 뛰어올랐다.

국제연합(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14%를 고령화 사회, 14~21%를 고령사회, 21% 이상을 초고령사회로 정의하고 있고, 국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980년 3.87%, 1990년 4.98%, 2000년 7.33%, 2010년 11.30%, 2020년 15.79%로 높아졌다. 특히 통계청의 '2020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5년에는 20.3%나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만큼 노인성 질환으로 분류되는 폐렴으로 인한 사망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가 되어가고 있는 셈이다.

◆폐렴은 어떻게 발생하나

폐렴은 입이나 코를 통해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의 미생물이 하부 기도로 흡인, 폐에 염증을 일으킨다. 정상 면역을 가진 사람들은 폐의 방어능력이 잘 유지되기 때문에 미생물이 흡인되더라도 폐렴이 발생하는 경우가 드물다. 또 만약에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심한 폐렴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하지만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들과 기저 질환이 있던 사람, 노인 등에서는 미생물에 대한 방어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탓에 이들의 경우 폐렴이 더 쉽게 발생하고 심각한 폐렴으로 진행할 수 있다. 폐렴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기저질환으로는 만성폐쇄성폐질환, 당뇨, 신부전, 심부전, 악성종양, 만성 신경계 질환, 만성 간질환 등이 있다. 또 흡연과 과음도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하고 있다.


코·입 등에 세균 침투해 염증 발생
면역기능 떨어진 노인 발병률 높아
심하면 패혈증·다장기 기능부전 진행


기침, 발열, 가래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으면, 의사는 폐렴의 가능성이 있는지 문진과 가슴 청진을 시행하게 된다. 폐렴이 의심될 경우 가슴 X-선 검사를 통해 폐렴을 확인하게 된다. 가슴 X-선 검사에서 결과가 예매하거나 다른 질환과 구별이 필요하면 가슴 전단화 단층촬영(CT)을 시행, 진단하게 된다. 여기에 가래와 혈액 검사를 통해 원인균을 찾아낸다.

모든 폐렴 환자가 입원해 치료할 필요는 없다. 입원 여부의 결정은 고령, 악성 종양·심부전 등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 혈압, 호흡수, 호흡곤란, 의식상태 등을 종합 평가해 입원을 결정하게 된다.

◆어떻게 치료하나

원인균을 찾는 여러 검사에도 불구하고 폐렴 환자의 약 반수에서는 원인균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탓에 폐렴의 정도, 환자의 기저 질환, 최근 입원 유무, 이전 항생제 사용 유무 등에 따라 초기 항생제 등 치료 약제를 선택하게 된다. 이후 초기 치료의 효과에 따라 항생제등 약제를 조절하게 된다.

대부분의 폐렴 환자에서 치료 시작 2~3일 이내에 임상적인 호전을 보인다. 그러나 고령이거나 동반된 질환이 많은 경우, 치료 시작 당시 중증 폐렴의 경우는 임상 호전이 늦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7~10일 정도 항생제를 사용하면 폐렴은 완치될 수 있지만, 원인균, 폐렴의 합병증 유무에 따라 치료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증상·기저질환에 따라 항생제 처방
호전 늦거나 동반질환 땐 입원치료
매년 독감주사…음주·흡연 피해야


초기 증상을 감기로 오해하고 병원에 늦게 방문하게 되면 폐렴이 진행해 호흡곤란 증상이 발생하고, 급성호흡곤란증후군, 패혈증, 다장기 기능부전으로 진행되어 치료가 어려워진다. 폐기능의 심각한 감소로 인해 산소가 부족하게 되고, 패혈증으로 혈압이 감소되면 중환자실 치료와 인공호흡 치료를 받게 될 수 있지만, 인공호흡 치료는 폐렴 자체를 치료하는 것은 아니고, 항생제 치료로 폐렴이 호전될 때까지 우리 몸의 폐기능을 대신하는 역할만 할 뿐이다.

그런 만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외출 후 손 씻기로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과도한 흡연과 음주는 피하는 것이 좋다.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과 독감의 합병증으로 세균성 폐렴이 동반될 수 있는 만큼 매년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기에 폐렴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폐렴구균 감염인 만큼 폐렴 구균 예방 접종도 하는 것이 좋다.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은 완전히 예방하지는 못하지만, 치명적인 폐렴구균 감염의 감소에 효과가 있는 만큼 18세 이상의 만성질환자와 65세 이상에서는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계명대 동산병원 박재석 교수(호흡기 내과)는 "주로 겨울철과 늦은 봄에 폐렴 인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기온이 떨어지는 시기에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조기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박재석 계명대 동산병원 호홉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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