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쓸데없는 규탄대회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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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9-07 17:23  |  수정 2026-09-08 09:41  |  발행일 2026-09-08

며칠 전 대구의 어느 문화예술 기관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서울 사람이다. 대구의 사투리를 제대로 알아듣기가 어려웠다는 그는 대구 정치인들의 행동 중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그 절박함을 제대로 느껴야 하고 국민 모두가 인식해야 할 대구경북의 문제를 호소하거나 규탄할 때도 대구에서 하고 그친다는 것. 그렇게 해서야 대구 언론만 관심을 갖는 데 그치지, 중앙에서 알 수 있겠으며 정부가 쳐다보겠느냐는 것이었다.


'소옥을 자주 부르는 건 별일이 있어서가 아니고, 단지 낭군이 제 목소리를 알아듣기 바라서이네.' 중국 당나라 양귀비와 관련된 '소염시(小艶詩)'로 알려진 시의 일부다. 소옥은 양귀비의 몸종 이름이다. 소옥을 부르는 건 몰래 밀회를 나누던 안록산에게 연락하는 수단이었던 것이다. 이 시는 주로 선불교에서 언어 너머의 깨달음을 가리키는 방편으로 사용되었다.


국민의힘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이 지난 5일 대구 당사에서 '이재명 정부의 지역차별 규탄대회'를 열었다. 경북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탈락, TK신공항, 대구경북행정통합, 3대 메가프로젝트 등을 거론하며 '지역차별 즉각 중단하라'고 외쳤다. 상황을 돌파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실행계획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그 기관장의 지적이 떠오르는 일이다. 그는 절박함과 진정성이 있으면 청와대나 중앙부처를 모두가 찾아가 삭발을 하든지 단식을 하든지 제대로 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TK정치인들의 이런 모습에 지역민들도 답답할 것이다. 선문답하는, 양귀비가 소옥을 부르는 식의 처신으로 통할 일이 아님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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