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도 전투기 소음 피해 심각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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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7-25 07:37  |  수정 2012-07-25 08:01  |  발행일 2012-07-25 제8면
밤낮없는 굉음…시지 일부 지역 민원 집중
K2측 “여름철 바람 방향 고려한 이륙 때문”
20120725

“수성구는 전투기 소음에서 비켜날 줄 알았는데….”

대구시 수성구 시지지역에 사는 주부 이모씨(39)는 몇달 전부터 들리기 시작한 전투기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침·낮 시간대에는 전투기 소음을 참을 만하지만, 야간에 소음이 들려올 때면 참기 힘든다는 것. 처음에는 자신이 너무 예민한 탓이라고 여겼지만, 이웃주민도 비슷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이 문제를 묵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수성구 시지지역에서 전투기 소음피해를 호소하는 주민이 늘고 있다.

소음 관련 민원이 많은 곳은 K2 공군부대와 인접한 매호동, 사월동, 신매동 일대. 이 때문에 K2 공군부대 전투기 소음 피해가 동·북구지역에서 다른 지역까지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남모씨(수성구 사월동)는 “올핸 예년과 달리 유난히 전투기 소음이 심했다. 여름철에 비행 훈련을 많이 한 영향인지 소음이 발생하면 집 안에서 대화를 하기 힘들었다. 전투기 소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동·북구처럼 우리도 소송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지지역까지 전투기 소음이 발생한 데 대해 K2 공군부대 측은 기후에 따라 전투기의 이·착륙 방향을 조금씩 바꾸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투기는 일반적으로 맞바람을 받으며 이륙한다. 이 때문에 남풍이 부는 날이 많은 봄·여름의 경우, K2공군기지 활주로에서 남동 방향인 시지방면으로 전투기가 자주 이륙한다는 것.

전투기 소음 피해를 겪는 시지지역 주민들은 대구시청과 수성구청에 집중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일부 주민은 전투기 소음이 심한 동·북구지역의 민원을 분산시키기 위해 시지방면으로 전투기 이륙코스를 바꾼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대구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소음피해를 호소하는 시지지역 주민의 민원이 많다. 하지만 전투기 소음은 공군부대 소관이다보니 시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공군부대에도 시지지역 주민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지만, 부대 측은 아직 시지지역의 구체적인 소음 정도를 파악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공군은 전투기 소음 측정기를 주요 비행경로와 민원 집중지역에 설치한다. 시지지역은 소음측정 지역에서 제외돼 있어 소음 정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K2 공군부대 관계자는 “전투기 훈련은 안보상 실시해야 한다. 시지지역 소음은 여름철에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것이고, 이륙 방식을 바꾸는 등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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